달콤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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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주 작을때 시골 외할아버지의 집에서 자주 지내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금의 저에겐 그때의 기억이 한없이 소중하지만 그 시절의 저는 남모르는 외로움을 느끼곤 했습니다. 할아버지의 집 앞마당에 있는 마루에서 공부를 하다가 책을 읽다가 잠이 들곤 했는데  얼굴을 스치는 바람결에 눈을 떠보면 눈으로는 하늘에 유유히 떠다니는 구름과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과 그리고 바람결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 주위를 둘러보면 아무도 없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밭이나 논에 나가셨기 때문이죠. 전 그냥  그 상태로 멍하니 하늘을 보곤 했습니다. 그 순간 느꼈던 알수 없었던 외로움들..가슴이 텅빈 마음.  

그때의 기억은 지금도 저의 마음 한 구석에 깊이 각인이 되어 있습니다. 그때는 한없이 저를 외롭게 했던 이런 요소들,구름,바람,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적막이 아이러니 하게도 지금은 저를 편안하게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요소가 되어 있습니다.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잠자면서 전 참 꿈을 많이 꾸는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에도 무서웠던 꿈을 꾸고나서 울고 왠지 좋은 꿈을 꾸면 한동안 그 꿈을 잊지 않기 위해서 자꾸만 생각하곤 했습니다. 예전부터 제가 조숙해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가끔 사랑하는 꿈을 꾸곤 했습니다. 

꿈속에서 알 수 없는 여자를 만나서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다음 세상에 다시 만나자고 말을 하면서 이별을 하고 그리고 깨어나면 한 동안 멍해서 살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여자가 누굴까 하면서 말이죠. 이런 꿈들을 그 후에도 가끔 꾸곤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양귀자씨의 책  '천년의 사랑'을 처음 보았을때 단숨에 독파했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 '은행나무 침대'도 그렇구요. 천년을 뛰어넘는 사랑은 도대체 어떤 사랑이길래 그 긴 시간속에서도 잊혀지지 않고 이어지는 것일까.. 참 쓸데없는 생각들을 하곤 했네요.ㅋ 아마도 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건가 봅니다.

가끔 달콤한 꿈을 꾸었을때는 그 꿈이 조금만 더 오래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처구니 없게 그런 꿈을 꾼 후에 잠에서 깨었을때 너무 아쉬워서 다시 잠을 청할때가 있습니다. 혹시 꿈이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바램때문이죠. 그게 꿈이라는 사실을 몰라서 그랬을까요? 꿈이란 깨면 다 사라지는 것인것을...

최근에 달콤한 꿈을 꾸며 살아간적이 있었습니다. 비록 그 꿈속에서는 아픔도 있었고 슬픔도 있었지만 사랑의 순수한 마음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래도 좋았습니다. 그래서 이 꿈은 꺠어나면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 있기를 바랬는데 하지만 달콤한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슬픈 것 같습니다. 제가 아마도 바보같고 모자란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꿈을 꾼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만약 감성보다 이성이 저를 더 많이 지배했다면 이런 깨어나면 울고 말아버릴 꿈은 꾸지 않았겠죠.  소년 소녀를 보면서 전 달콤한 꿈을 꾸었지만 결국 그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전 이렇게 슬픈 글을 쓰고있는 거겠죠. 느닷없이 깨어보니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느낌.. 뭐가 잘못된걸까 생각해보지만 결론은 저의 어리석음 때문이었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사람들을 대하면서 전 가면을 자주 쓰는 편입니다. 

저의 진짜 모습이 아닌데도 웃고 있고 싫은데도 좋은 척, 재미없어도 있는 척.. 그게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가면을 쓰면서 마음을 감추는 법을 배운것 같습니다. 최근에 그들을 만나면서 제가 잠시 그 가면을 벗어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편안하게 진실되게 순수한 마음으로 저의 맨얼굴을 보여줄 수 있어서 저는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꿈을 깨어 생각해보니 그 공간에서 맨얼굴은 저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자 나름대로의 가면을 쓰면서 자신들을 감추고 연기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저의 마음들과 순수한 진심들이 그 곳에서는 어울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조금만 빨리 알았더라면 저도 잠시 놓아둔 가면을 다시 쓰고 적당히 가면놀이를 했으면 이런 상처는 받지 않았겠죠. 사랑은 충분히 이기적이다.. 라는 사실을 그들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는 사랑은 그렇지 않았는데..

저에게 어색해진 관계에 대하서 불편하다고 말하는 소년이나 제가 화가 났다고 생각하는 소녀나.. 저의 진짜 마음을 알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저에게 미안한게 아니라 그들이 불편한게 싫었겠죠. 전 그들에게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사실 제 자신에게 화가 나있는 부분이 더 많습니다. 왜 난 좀더 이성적일 수 없었을까? 전 제가 충분히 감성적일때 판단력이 상당히 아주 떨어진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에 누가 나를 속이면 속수 무책으로 당한다는 사실이죠.. 늘 안 속을려고 나름 열심히 노력했는데 감성이 지배하는 저에게는 그런 이성적인 부분이 아주 쉽게 무장해제 된다는 사실, 좀 더 이성적이었으면 중간에 달콤한 꿈을 꾸기 전에 빠져 나올 수 있었는데 너무 오래 발을 담그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가까운 사람이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기억이 납니다. '너무 깊게 개입하지 말라고 안 그러면 나중에 내가 상처를 받을거라고..' 그때는 그 상처까지도 기꺼이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제가 전혀 대처하지 않았던 상처라서 뭐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피곤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피곤해서 화를 내는 것도 말을 거는 것도 얼굴을 보는 것도.. 귀찮아 졌습니다. 그냥 허탈한 웃음만 나올 뿐 입니다. 왜 예전의 저로 돌아오지 않냐고 나에게 원망하듯이 물어보지만..아마도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는 힘들게 벗어버린 가면을 다시 쓰고 그들을 대해야 하기때문이죠. 아마도 가면을 쓰고 적응하기까지는 그들을 대하기가 어렵겠지요. 사람들에게 별로 실망을 하지 않는다고 나름 자부했던 저지만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때가 있다고 그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저의 진심들이 이렇게 외면 받았다고 생각하니 그 마음들에게 미안함만 한 가득이네요. 세상에는 아직 순수함이 아름다움이 남아 있다고 보여 주고 싶었는데... ㅋ 저만의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달콤했던 꿈은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결국 저에게는 이루어질 수 없었던 꿈이지만 그들은 행복한 꿈을 꾸겠죠. 그럼 그걸로 됐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부터 진정으로 원했던 것도 결국은 그들이 꿈꾸는 행복한 꿈 이었으니까요. 지금 소년과 소녀는 행복한 꿈을 꾸겠죠. 만약 저를 생각하면서 조금의 마음이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나와의 어색함 그게 싫어서 겠지요. 소년은 행복해야 하는데 저때문에 그 부분이 조금이라도 어색해지는 것에 대한 분노 아닌 분노.. ㅋ

그들이 저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왜 이렇게 잘못된 방향으로 오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만 그냥 예전으로 돌아가버리면 아주 간단하게 끝나버릴 수 있는 문제지만.. 사람의 마음이란게 그렇게 쉽지가 않은것 같습니다.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손예진이 했던 말중에 이 대사가 생각납니다  ' 시간이 지난 다음에 드는 생각.. 그때 솔직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나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 이말이 왜 이렇게 가슴에 와 닿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두 솔직했더라면.. 지금도 우린 같이 달콤하고 아름다운 꿈을 이야기할 수 있었을텐데

달콤한 꿈을 꾸면서도 마음은 아펐지만 그 꿈이 사라진 지금도 전 여전히 아프군요. 얼굴로는 웃고 있지만, 웃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외롭고 텅빈 알수없는 마음. 아무리 해도 기분이 좋아지지가 않는 마음들.. 최근에 저는 슬픔과 너무 가까이 지내고 있다는 생각 그러면 안되는데.. 난 남자인데.. 웃어야 하는데 .. 쉽게 넘겨 버려야 하는데.. 역시 난 바보라서 그런지 이런 부분에 아직도 힘겨워 합니다.

이제는 사람을 안다고 사랑을 안다고 말할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도 사람을 볼 줄 알고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다고 나름대로 지금까지 생각해 왔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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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소년과 소녀는 행복한 사랑을 시작했습니다. 그게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말이죠.. 그 사랑이 영원히 변치 않고 아름답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제 그들의 이야기도 이걸로  안녕을 말해야 할 시간, 많은 일들속에서 기뻤던 일들과 가슴 아파했던 일들도 모두다 가슴속에 묻고 전 예전의 저로 돌아가는 연습을 해야겠네요. 이곳에 올려진 그들의 글들은 기억속에 묻혀진 이야기들이 되겠지만 제겐 영원히 함께 할 슬픈 이야기로 기억될겁니다. 아마도 그들은 이 곳에 올려진 그들의 이야기를 영원히 알지 못하겠죠.. 허락도 안 받고 올린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 언제부터 인가 제가 올린 글을 볼 자신이 생기지 않습니다. 지우려 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래도 한동안 저에게 미소와 행복한 설레임을 전해준 글이기에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소녀가 최근 보낸 문자메세지가 생각이 나네요. 우리 모두가 삼청동에서 행복하게 커피를 마시는 꿈을 꾸었다고.. 그 꿈은 달콤한 꿈이었을까요?  하지만 달콤한 꿈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슬픈것 이라는데 ..

저에게 많은 기억들과, 꿈 꾸게하고 꿈에서 깨어나게 해준 소년과 소녀에게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고마웠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어느  깊은 가을밤, 잠에서 깨어난 제자가 울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스승이 기이하게 여겨 제자에게 물었습니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제자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히 말했습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영화 '달콤한 인생' 에서 이병헌의 마지막 나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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