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슬란 결국 단종? 셀프 생산중단에 빠진 이유
- 자동차/이야기
- 2016. 8. 11. 07:15
푹푹 찌는 폭염에 빠져서 그런지 요즘 자동차 소식도 뭔가 뜸한 것 같네요. 확실히 7, 8월은 자동차 분야에 있어서는 비수기로 판매량이 저조한 부분도 있지만 흥미로운 소식도 많이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 가운데 눈이 번쩍 뜨게 하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제가 평소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는 아슬란에 관련된 소식입니다.
사실 아슬란에 관련된 소식은 이제 좋은 것 보다는 나쁜 것이 대부분인데 이번도 후자에 속합니다. 어떤 안 좋은 소식일까요?
아슬란, 잠시만 안녕?
현대차의 계륵 과도 같은 존재였던 아슬란이 결국은 단종.. 은 아니고, 생산중단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요즘 너무 더워서 사람도 기계도 다 지치는 상황이라 아슬란에게 잠시 여름 휴가를 주려는 의도일까요?
그런 마음이 따듯한 이유라면 슬플 이유가 없겠지만 아쉽게도 셀프 생산중단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은 극도로 저조한 판매량 때문입니다. 차량은 안 팔리고, 재고물량은 쌓이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 되면서 이젠 굳이 계속 생산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문제제기가 현대차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안 팔리기에 재고물량은 쌓이고 자체적으로 일시적인 생산중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걸까요?
아슬란 판매량 2016년
1월 266대
2월 151대
3월 168대
4월 176대
5월 176대
6월 158대
7월 80대
무너진 월 100대 판매량
표에서 보시는 것 처럼 2016년 월 100여대의 판매량을 보이다가 7월 판매량에서 마지노선인 100대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동안 100대는 아슬란에게 심리적인 저항선이었는데 그것 마저 무너진 상태라 앞으로 현대차가 어떤 극약 처방을 내리더라도 딱히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입니다.
2014년 10월 처음 선보일때만 해도 아슬란 월 목표 판매량은 1830대 였습니다. 년간 2만대에 가까운 목표를 잡았지만 지금 성적을 보면 월이 아니라 연 판매량을 그렇게 잡아도 욕심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암울한 상황입니다. 목표량의 10분의1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재고는 계속 쌓이고 월 100대도 안 팔리는 상황에 굳이 생산을 해야 할 필요성은 없어 보입니다. 현재 현대차에는 아슬란에 대한 부활의 의지가 상당히 강해서 그런지 절대 단종은 없다고 외치는 상황인데, 그렇다면 지금으로서는 일시적인 생산중단이 그나마 최선의 처방이 될 것 같습니다.
그나마 유일하게 기대하는 부분변경 모델도 내년 하반기에나 나온다고 하는데 그때까지 아슬란이 버티기에는 너무 까마득해 보이네요.
신형 그랜저IG 에게 잠시 양보하는 생산라인
현대차는 아슬란의 생산을 잠시 중단하고 대신 그 생산 라인을 11월 출시되는 신형 6세대 그랜저(IG) 시험 생산에 활용한다는 방침입니다. 가망이 없는 아슬란을 가지고 끙끙 거리기 보다는 앞으로 현대차의 기대주인 신형 그랜저에게 더 집중하는 것이 선택과 집중 측면에서는 맞아 보이네요.
현재 아슬란은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그랜저, 쏘나타와 함께 생산되는데 워낙 판매량이 안 좋다보니 생산 비중은 전체의 7~8%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당분간은 이런식으로 아슬란의 생산량 조절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찌보면 재고와 판매량 상황을 보면서 생산중단을 하는 것이 지금으로서은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 것 같습니다.
▲ 기아 모하비 처럼 잠시 판매중단 후에 다시 돌아오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요?
기아 대형SUV 모바히 같은 경우도 판매를 몇개월 중단하고 부분변경으로 다시 돌아온 전력이 있는데, 아슬란도 생산중단 내린 후에 내년 하반기에 부분변경 모델로 다시 돌아오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얼마 안가서 생산을 다시 한다고 해 봤자 지금의 판매량에서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미 아슬란을 살리기 위해서 온갖 극약 처방을 다 해봤지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걸 보면 대박 할인판매가 아닌 이상은 프로모션의 효과는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여전히 높은 단종의 위협
게다가 11월에 풀체인지 6세대 그랜저가 조기 출시가 된다면 아슬란의 자리는 더 위태롭게 됩니다. 현대차에서 제네시스, 에쿠스가 독립한 지금 현대차의 실질적인 플래그십 차량은 그랜저로 보기 때문에, 신형 그랜저 같은 경우 상당히 고급스럽게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스파이샷을 보면 리틀 제네시스라 불려도 될 정도인데 결국 그랜저 IG는 아슬란의 판매량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아슬란을 구매할 이유는 더 없어지겠죠? 그동안 그랜저 보다 더 고급스럽다는 것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었는데 IG 가 출시되면 이젠 그 차이마저 더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구형 그랜저 플랫폼을 사용하는 아슬란이 신형 플랫폼을 사용하는 그랜저IG 에 비해서 매력적인 부분은 없어 보입니다.
아슬란을 개발할 때 좀 더 시장을 냉정하게 바라보았다면 어땠을까요? 만들면 지금처럼 잘 팔릴거라는 자만심의 결과는 이렇게 뼈아픈 결과를 만들며 현대차를 계속 괴롭히고 있습니다. 이러지 저러지도 못하고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 현대차의 지금의 상황을 잘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네요.
현대차로서는 지금 특단의 조치로 단종이 아닌 잠시동안 생산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지만, 시장의 흐름을 보면 아슬란 단종의 가능성은 여전히 높습니다. 이런식으로 가다가 어느날 갑자기 '아슬란 결국 단종' 이런 기사를 접해도 사실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이네요.
더 이상 이런 단종설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내년 하반기로 예상된 부분변경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는 수 밖에는 방법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부분변경 나오기전까지 모하비 처럼 생산중단을 하고 다음을 도모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푹푹 찌는 2016년의 여름처런 아슬란의 상황은 답답하기만 한데, 아슬란에게도 시원한 바람이 부는 날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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