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대신 전기차? 엇박자 타이밍 타는 현대차
- 자동차/이야기
- 2016. 11. 21. 07:00
지금 미국 LA 에서는 자동차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2016 LA오토쇼' 가 열리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인지도가 조금은 떨어지지만 이미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모터쇼 입니다.
다른 모터쇼와 다른 부분이 있다면 컨셉카 보다는 바로 시장에 투입할 수 있는 차를 공개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도로에서 만날 수 있는 차량들을 만날 수 있기에 좀 더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바로 만날 수 있는 차량들을 보기를 원하는 분들 이라면 꼭 관심을 가질 만한 모터쇼 입니다.
2016 LA오토쇼, 픽업트럭, SUV가 대세
그래서 LA모터쇼의 분위기를 통해서 북미 자동차 시장의 트랜드를 어느정도 예측을 할 수 있습니다. 전시장에 선보인 자동차 회사들이 전면에 내세우는 차량들을 보면 대략 그런 분위기를 쉽게 감지할 수 있는데, 작년에 열렸던 '2015 LA 오토쇼' 의 특징은 고급차와 픽업트럭 이었습니다. 저유가 기조에 따라서 두 세그먼트가 특히 인기가 높았는데 상대적으로 친환경 차량들은 약간 소외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올해 열리고 있는 '2016 LA오토쇼' 역시 작년과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 자동차 시장 트랜드를 예측할 수 있는 전시회 라고 했는데 작년에 주력으로 밀던 고급차, 픽업트럭의 인기는 미국에서 현재 까지 계속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이번 LA오토쇼 역시 전기차와 친환경차가 아닌 픽업트럭과 SUV 차량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북미 자동차 시장은 현재 트럭(픽업트럭, SUV, 미니밴 포함) 부분의 인기가 장난이 아닌데 올해 역사상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 포드 F시리즈 픽업트럭
2016년 트럭 판매량은 1,000만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 하는데 연간 판매 1,000만대가 넘는 건 올해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올해 1,006만대를 예상하고 있는데 정말 국내 자동차 시장과 비교하면 어마 어마한 판매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승용차를 뺀 트럭 판매량 만으로 1천만대가 돌파 한다니 말입니다.
경기가 좋고 저유가 기조가 계속 이어지다 보니 SUV, 픽업트럭의 인기는 상종가를 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LA모터쇼에서도 자동차 회사들은 전기차는 잠시 뒷전에 두고 픽업트럭, SUV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 쉐보레 볼트EV
GM 같은 경우 내년 상반기에 출시 되는 전기차 볼트EV 보다는 트럭 홍보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볼트EV 같은 경우 2017 북미올해의 차량 최종 후보에 제네시스G90 과 같이 오른 상태고, 또한 이미 모터랜드 올해의 차량에 선정 되는 등 여기저기서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만약 국내에 만들어진 차량이었다면 대대적인 홍보를 했을텐데 GM 에게 지금 볼트EV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트럭 산업이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픽업트럭 모델에 더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 쉐보레 콜로라도 ZR2
새로운 중형 픽업트럭 ZR2를 전면에 내세웠고 국내에 캡티바 후속으로 나올 것으로 알려진 SUV 에퀴녹스 신형을 공개했습니다. 에퀴녹스는 미국 소형 SUV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모델로 이번에 완전히 달라진 디자인과 성능으로 또 한번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 쉐보레 에퀴녹스
그리고 국내 시장 진입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관심이 상당히 높은 차량입니다.
그리고 디젤게이트 파문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폭스바겐은 이번 모터쇼에서 미국 시장을 위한 대형 SUV '아틀라스' 신차를 공개 했습니다.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 파문으로 사죄의 의미로 2013년까지 전기차만 무려 30종을 출시 하겠다고 했지만 이번 LA오토쇼는 예외 였습니다. 전기차 대신에 아틀라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미국 소비자들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 폭스바겐 아틀라스
미국에 살았다면 정말 사고 싶은 모습을 하고 등장한 아틀라스는 그동안 가장 폭스바겐의 가장 큰 SUV '투아렉' 보다 더 큰 차량으로 큰 차체가 미국에 딱 맞는 모델입니다. 디자인도 상당히 세련되게 나와서 미국인들의 입맛에 잘 맞을 것 같습니다. 큰 차량을 좋아하는 저의 입맛에도 딱 맞는데 국내에서도 한번 만나 봤으면 좋겠습니다.
▲ 짚 컴패스
이외에도는 짚(Jeep)은 신형 컴패스를, 램은 픽업트럭 1500을 기반으로 한 '레벨 모하비 샌드'와 '이그니션 오렌지 스포츠 에디션 을 선보였습니다.
▲ 스바루 Viziv-7
일본차는 토요타에서 크로스 오버 차량인 C-HR 을 공개 했고 국내에서 철수한 브랜드지만 미국에서는 인기있는 스바루 같은 경우 중형SUV 컨셉카 'Viziv-7' 을 선보였습니다. 이 녀석은 향후 트리베카 후속으로 나올 예정인데 트리베카를 단종 하면서 중형 SUV 모델이 없었던 스바루는 다시한번 재도전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만큼 활황인 SUV 시장에서 뒤쳐질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마즈다 CX-5
역시 국내에서 볼 수 없는 브랜드인데 미국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마즈다는 크로스 오버 CX-5 2세대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미국 소형 크로스 오버 시장은 현재 혼다 CR-V, 토요타 RAV-4 가 1,2위를 다투고 있는데 이번 신형 CX-5 출시로 좀 더 흥미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어 갈 것 같습니다.
엇 박자 타이밍, 미국 시장 트랜드와 다른 길 가는 현대차
미국 일본차 브랜드는 픽업트럭과 SUV 모델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 출품한 차량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어떤 차량을 밀고 있는지 볼까요?
▲ 싼타크루즈 컨셉카
▲ 크레타 STC 컨셉카
아이오닉 EV 내세운 현대차
사실 이번 모터쇼에서 올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였던 픽업트럭 컨셉카 '산타크루즈' 의 양산형에 가까운 컨셉카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었고, 얼마전에 브라질에서 열렸던 '상파울로 모터쇼' 에서 선보인 또 다른 픽업트럭 컨셉카인 '크레타 STC' 라도 볼 수 있나 했는데 이녀석도 만나 볼 수 없었습니다.
대신 현대차는 이번 전시회에 친환경차량 아이오닉 전기차(EV)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현대차의 첫 번째 양산형 전기차로 국내 상륙이후 내년초에 미국 시장에 진출 합니다. GM이 요즘 이런 저런 상을 휩쓸고 있는 쉐보레 볼트EV 에 신경을 덜 쓰는 것과 달리 현대차는 반대되는 행보를 하고 있습니다.
▲ 아이오닉 전기차
그것도 전기차 시장의 신생아라 할 수 있는 아이오닉 EV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전시회 분위기와는 뭐가 동떨어진 느낌입니다. 그리고 아이오닉 완전자율주행 모델도 선보였고 미국 '웨이브카' 와 아이오닉 전기차를 이용한 차량 공유 서비스도 선보였습니다.
▲ 아이오닉 EV 자율주행차
이번 LA오토쇼에서 현대차는 아이오닉에 올인 하는 모습입니다. 물론 앞으로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차량공유 서비스가 각광을 받을 것이란 것은 알지만 타이밍을 좀 못 잡은 느낌 입니다.
지금 미국은 전기차 보다는 픽업트럭, SUV 시장이 초 호황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작년과 마찬 가지로 그런 분위기는 전시회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미국, 일본차 브랜드는 전기차 보다는 새로운 트럭 차량들을 대거 공개 했습니다.
경제가 좋고, 저유가 기조가 계속 이어지는 한 이런 흐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트럼프, 오바마
게다가 신생에너지에 회의적인 트럼프 당선 이후 전기차는 앞으로 험난한 길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에 친환경 정책 및 관련 혜택 철폐 공약과 함께 석탄 광산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기존의 화석에너지 개발을 장려 하겠다는 주장을 펼쳐왔습니다.
오바마와 완전히 다른 행보인데 트럼프의 당선으로 아무래도 전기차 활성화는 좀 더 늦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시장도 아직 수익성이 떨어지는 전기차 보다는 지금 잘 나가는 픽업트럭과 SUV 모델에 더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 르노 알라스칸
현대차가 최근 글로벌 자동차 트랜드를 잘 못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렇게 호황을 누리고 있는 트럭 시장에 제대로 대처를 못하고 있습니다. 일단 벤츠, 르노 등 유럽기업들도 속속 뛰어드는 픽업트럭 시장에 여전히 아무런 카드를 가지고 있지 않고 SUV 라인업도 상당히 부족한 편입니다.
▲ 현대차 투싼
이젠 타이밍 찾고 밸런스 맞출때
현대차가 미국에 판매되는 SUV 모델은 투싼(소형), 싼타페(중형) 단 두 종류로 촘촘하게 라인업을 만들고 있는 경쟁회사 보다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 시장에서 SUV, 트럭인 인기가 상종가를 치면 호황을 누리고 있어도 현대차는 그 파티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이번 LA오토쇼에서 픽업트럭 컨셉카와 컴팩트 또는 대형 SUV 모델들 하나 정도는 선보였어야 했는데 그런 차량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친환경 아이오닉 전기차에 집중했고 제네시스 G80 스포츠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제가 현장에 가 보질 않아서 실제 분위기가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왠지 미국 관객들에게 소외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 자동차 시장과 현대차 부스의 온도차가 컸을 것 같은데 내년 1월 열리는 디트로이트 모터쇼 에는 한번 다른 모습을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요즘 현대차가 해외 스타급 디자이너만 계속 영입 하는 등 뭔가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따로 노는 듯한 모습을 보여 주는데 이번 모터쇼에서도 그런 모습이 감지가 되었습니다.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하는데 현대차도 타이밍을 잘 맞춰야지 지금 여러가지 위기로 흔들리는 분위기를 수습할 수 있다고 봅니다. 2016년 조금은 갈팡질팡 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면 2017년 한번 타이밍 잘 맞추는 모습 한번 기대해 보겠습니다.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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