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제네시스 G70, 뉴욕 컨셉이 그리운 이유
- 자동차/이야기
- 2017. 9. 16. 08:49
9월 15일 오랜 기다림끝에 제네시스의 세번째 모델이자 실질적인 첫 번째 모델인 G70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습니다. 이제 막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시장에 발을 담근 제네시스에게 G70은 상당히 중요한 모델입니다. G90, G80 에 이어서 등장한 G70의 성공 유무에 따라서 글로벌 시장에 정착을 할지 못할지 결정할 수 있는 잣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독일에서 열리는 프랑크프르트 모터쇼도 아니고 뉴욕 같은 해외도 아니었습니다. G70이 공개된 곳은 서울도 아닌 경기도 화성시에 남양연구소에 위치한 디자인센터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가 되었습니다.
남양연구소는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 의 시발점이 되는 곳인데 G70의 공개장소를 그곳으로 정했습니다.
현대차의 자신감의 표현이고 'N' 브랜드의 근원이 되는 현대 기술력의 메카인 남양연구소도 알릴 수 있기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네시스 G70에 대한 기대는 정말 컸습니다.
현대차에 대해서는 좋은 감정이 별로 없지만 제네시스는 처음 브랜드가 아닌 자동차로 등장 할때부터 애정을 두었고 그리고 원했던 브랜드 독립도 이루었기에 마치 내 자식 같은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꼭 성공을 해서 한국 자동차의 자존심을 세워주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등장한 G70은 더욱 주의깊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녀석을 통해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양연구소에는 바빠서 갈 수 없었기에.. 사진으로나마 베일 벗은 G70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 공개된 제네시스 G70
직접 본 실물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지만 만족 보다는 아쉬움이 더 큰게 사실 입니다. 아마도 워낙 기대를 많이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공개된 G70을 보면서 떠올랐던 차량이 두개 있습니다.
제네시스 뉴욕 컨셉카
하나는 2016년 미국 뉴욕 모터쇼에서 공개된 '제네시스 뉴욕' 컨셉 모델입니다.
지금까지 국산차에서 선보인 컨셉카 중에서 정말 최고라고 할 정도로 뛰어나고 세련된 디자인은 저 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 잡았습니다.
▲ 제네시스 뉴욕 컨셉
누가봐도 잘 빠진 디자인에 적절한 차체 밸런스 그리고 럭셔리 스포츠카의 이상향을 보여줄 정도로 매혹적인 모습은 제네시스 G70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여주었습니다.
이 녀석은 G70의 베이스가 되는 컨셉카였기에 정말 인터넷 댓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이대로만 나오면 대박' 이 문구가 머리속에 가득해지더군요.
아무래도 컨셉이다 보니 100% 그대로 나오긴 힘들지만 90% 정도만 비슷하게 나와도 충분히 대박을 치고도 남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요즘 나오는 신차들은 적어도 외형에 있어서는 컨셉카와 큰 변화 없이 그대로 나오는 경우가 많기에 기대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이 조금씩 실망감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위장막을 쓰고 테스트 중인 G70을 보면서 부터였습니다.
위장막을 하고 있어서 정확한 디자인은 알 수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제네시스 뉴욕 컨셉카 하고는 디자인 방향성이 완전히 다른다는 것정도는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둘씩 유출된 G70의 모습을 보면서 기대감은 점점 약해졌고 15일 공개된 G70을 보니 '와우~ ' 라는 탄성은 나오지 않더군요.
제네시스 BH, DH, G80 을 보았을때 느꼈던 최소한 디자인의 감동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너무 큰 기대를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냥 적당한 기대감만 가질 걸 그랬습니다.
제네시스 G70의 디자인 산파역할을 맡았던 루크 동커볼케, 이상엽 디자이너가 나와서 G70 디자인 우수성을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를 했지만 별로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눈으로 보고 뇌가 그리고 마음이 반응을 해야 하는데.. 그런 반응이 느껴지지가 않더군요. 과연 이 녀석으로 BMW 3시리즈, 벤츠 C클래스와 정면 대결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네시스 뉴욕 컨셉카의 멋진 자태가 물거품 처럼 사라지는 아쉬움을 느껴야만 했습니다.
뉴욕 컨셉의 90% 정도만 나왔으면 했는데 제가 볼때 공개된 G70을 보면서 뉴욕 컨셉의 모습은 조금도 떠오르지 않더군요. 그 보다는 이런 저런 차량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제네시스 디자인팀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차량에 이런 쉬운 평가를 내리는 것은 정말 미안하지만 이번에 나온 G70은 독창성 보다는 익숙함이 더 가깝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일반 양산차라면 익숙함은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스포츠 세단 역할을 해야 할 G70에 익숙함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 인티피니 닮은 후면 디다인
사실 많은 사람들이 뉴욕 컨셉같은 특별함을 기대했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전면 디자인에서는 아쉬움이 큽니다. (물론 후면 디자인도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닙니다.)
쏘나타 뉴 라이즈
여기서 G70을 보고 떠오른 두번째 차량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것은 '쏘나타 뉴 라이즈' 입니다. 저는 G70 보자마자 고급스러워진 스포츠 버전 쏘나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G70 관련 댓글을 보면 아반떼 고급 버전이라는 말도 많이 나오던데 전 그보다는 이번에 부분변경 한 쏘나타 뉴라이즈가 더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전면부는 정말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에 나온 차량이 아직도 일반 대중차인 현대차와 디자인 DNA가 비슷하다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전면부만 보면 제네시스 특유의 크레스트 그릴이 다르다는 것 말고 쏘나타 뉴라이즈와의 디자인 차별성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현대차의 케스케이딩 그릴마저 크레스트와 상당히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기에 현대차와 제네시스와 다름을 나타내는 것이 더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 쏘나타 뉴라이즈
가뜩이나 현대차, 제네시스 두 브랜드의 차별성이 약한 상황에서 제네시스의 첫 순수혈동이라 할 수 있는 G70이 현대차의 패밀리룩을 하고 있다는 것은 브랜드 독립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G70으로 제네시스의 브랜드 정체성을 확인하고자 했는데 현대차의 그늘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G70은 너무 무난하게 나가는 것 같습니다.
세계적인 스타 디자이너를 블랙홀처럼 스카웃을 했으면 뭔가 그에 따른 놀라운 결과가 나왔어야 했는데 아직 그들의 역량을 발휘하기엔 기간이 너무 짧았나 봅니다.
▲ 기아 스팅어
이젠 승용차쪽에서는 3세대 G80을 기대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디자인 외적으로는 현대차의 최신 기술을 모두 접목 했고 옵션 또한 동급의 수입차와 비교해도 화려함으로 무장을 했습니다. 이런 부분은 어필을 할 수 있겠지만 소비자들이 차량을 선택할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디자인에 있어서는 임펙트가 약한 것이 사실 입니다.
이런 부분은 형제 모델이자 앞으로 라이벌이 될 기아 스팅어 보다 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이번에 공개된 G70의 월 판매 목표를 다소 보수적으로 잡았습니다. 월 평균 1250대로 잡았는데 이는 스팅어의 월 1천대 보다 크게 높지 않습니다.
스팅어가 3개월만에 판매량이 급락하는 것을 보고 아무래도 자신감을 잃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G70의 디자인을 보면 높게 잡기도 어려웠을것 같습니다. 스팅어가 G70의 데뷔를 앞두고 판매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왔는데 공개된 모습을 보니 어쩌면 다음달에는 좀 반등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제네시스 뉴욕 컨셉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인데 제네시스 뉴욕 컨셉 디자인은 아무래도 3세대 G80에 물려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훌륭한 컨셉 모델이어서 G80에서라도 꼭 만나 보고 싶습니다.
by 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