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이름 다 바꾼 제네시스 큰형(G90), 부활할까?
- 자동차/이야기
- 2018. 11. 1. 16:43
한때 한국GM을 보면서 바람앞의 등불 같은 신세라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엔 현대차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듭니다. 최근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한국 경제에 충격을 안겨 주는 등 현대차의 모습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본차의 압박에 점점 점유율은 떨어지고 있고 국내서는 1등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강성노조의 만행(?)에 소비자들은 현대차를 점점 등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국내서는 그랜저, 싼타페 등 주요 차량들이 제 역할을 잘 해주면서 현대차에게 힘을 주고 있지만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는 그렇지 못합니다.
시장에 진출하던 초기의 기세등등한 모습과는 달리 지금은 확실히 힘이 약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노후된 모델과 부족한 라인업 그리고 여전히 약한 프리미엄 이미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특히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모델은 큰형인 EQ900 입니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도 동반 부진에 빠진 상황인데요.
EQ900 9월 판매량
한국 328대
미국 115대
한국에서는 9월 328대 10월 309대가 판매되며 기아의 플래그십 차량인 K9 보다 못한 판매량으로 국내 대표 고급 대형차의 타이틀도 빼앗긴 상황입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대형 고급차 순위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미국서는 구형 기아 K9(30대)보다 많이 판매가 된 편이라 그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네시스 큰형 살리기 작전
현대차가 야심차게 투입한 제네시스의 부진에 현대차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를 쇄신시키기 위해서 준비한 것이 얼굴 성형과 이름 바꾸기 입니다.
1. 얼굴 바꾸기
2. 이름 바꾸기
현재 제네시스 EQ900은 부분변경을 앞두고 열심히 성형을 한 후 곧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풀체인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 부분변경 G90 렌더링
아무래도 너무 부진에 빠져있다보니 어설픈 변화로는 시장에 임펙트를 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전면 디자인의 변화가 생각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GV80
현재 위장막을 쓴 사진들이 인터넷에서 자주 노출이 되고 있는데 전면을 보니 내년에 등장 할 중형SUV GV80의 앞 모습을 상당히 많이 차용을 한 듯한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GV80 세단형을 기대해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전면과 후면의 변신을 기대해 볼 수 있고 각종 편의 및 안전, 주행 보조 장비 등을 개선해서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파워트레인은 기존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3.8 V6 자연흡기, 3.3 V6 터보, 5.0 V8 터보 등 가솔린 엔진 3개 모델로 나온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름 바꾸기
부분변경으로 EQ900을 살리기에는 살짝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얼굴도 손을 댔으니 이젠 이름을 바꿀 차례네요.
그동안 EQ900으로 불렸다면 이제는 G90으로 이름이 바뀝니다. 사실 처음부터 G90을 달고 나와야 했지만 현대차가 에쿠스의 영광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EQ900으로 에쿠스 후광효과를 이용하려 한 부분이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에쿠스가 폭망을 했지만 국내서는 그래도 국산 럭셔리카의 대명사로 통했기에 그 DNA를 쉽게 버리지 못했습니다.
사실 EQ900같은 경우 에쿠스의 후속 모델로 만든 차량이라 제네시스 보다는 에쿠스의 피가 더 흐른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제네시스 차명은 알파벳에 두자리 숫자를 붙여서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쿠스의 흔적을 남기고자 했기에 EQ900 같은 다소 쌩뚱맞은 이름으로 지금까지 국내서 판매가 되고 있었습니다.
사실 해외 시장에서는 처음부터 G90으로 판매가 되고 있는데 말이죠.
아예 처음 나올때부터 EQ900이 아닌 G90으로 나왔다면 제네시스의 독창성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하다보니 소비자들은 EQ900을 그냥 에쿠스 후속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판매량에서는 득을 볼 수 있었지만 제네시스 브랜드 확산에는 걸림돌이 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이제 EQ900을 버림으로서 진정한 제네시스의 일원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G70, G80, G90 이렇게 깔끔하게 통일된 차명을 유지함으로서 다시한번 시장에 어필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이름을 바꾸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또 한번의 혼란을 안겨주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제네시스가 처음 런칭될 때보다 럭셔리 이미지가 많이 약해진 느낌을 받습니다. 주변을 보면 제네시스를 사는 대신에 돈 조금 보태서 수입차로 넘어가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확실한 럭셔리 이미지를 심어 주었다면 그렇지 않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 보니 수입차의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조만간 이름과 얼굴을 바꾼 G90이 등장할텐데요. 그간 제네시스의 큰형으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해 동생인 G80, G70에 미안한 모습을 보였다면 이젠 맡형으로서 자존심을 한번 세워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미국 시장에서도 꼴찌를 탈출하고 중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by 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