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란의 눈물, 세실처럼 비극적인 결과 맞을까? (단종 루머)
- 자동차/이야기
- 2015. 8. 6. 14:58
얼마전 해외기사를 통해서 아픈 소식을 하나 들었습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이의 국민사자 '세실(Cecil)' 이 미국인 치과의사 울터 알머에게 무참히 살해당한 사건입니다. 단지 자신의 취미인 사냥 때문에 국민사자로 불리는 사자를 살해 했다는 소식은 저에게도 충격이었고 전세계적으로 공분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정말 우울하게 보고 있었던 곳 중에 하나는 현대차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야심차게 선보인 준대형 럭셔리 차량 아슬란의 이름이 터키어로 '사자' 이기 때문입니다. 나니아 연대기에 등장하는 사자의 이름도 아슬란이었고, 아슬란이 출시 되었을때 TV 광고에 등장한 것도 사자 였습니다.
사자 같은 용맹함을 보이며 럭셔리 시장에서 승승장구 하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지금의 아슬란은 짐바브웨이의 국민사자 세실이 처한 비극적 운명의 길을 가고 있는 듯 합니다.
출시 이후 계속되는 아슬란의 부진으로 일각에서는 아슬란의 단종에 대한 예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아슬란에 관련된 포스팅을 쓰면서 조기단종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나온지 일년도 안된 차량의 단종 이야기가 벌써 흘러 나오는 것은 그 만큼 아슬란의 부진이 심각하다는 이야기 입니다.
지난 7월달의 국내 자동차 판매량에서 아슬란은 612대를 판매 하면서 34위를 기록 했습니다. 6월달 771대로 -20.6% 가 하락한 수치 입니다. 6월 잠깐 반등하는 것 같더니 다시 추락하고 있네요. 아슬란이 처음 나올때 연간 판매액 목표가 2만2천대인데 이런식의 판매량이면 목표치는 불가능하고 1년 만대 판매도 물 건너간 것으로 보입니다.
7월 612대 팔린 아슬란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수입차와 대항하기 위해서 탄생한 아슬란은 그 역할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랜저와 제네시스는 여전히 잘 팔리지만 그 사이에 샌드위치 신세가 된 아슬란은 현재 백약이 무효한 상황으로 사자의 용맹함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미국 준대형 판매 1위 차량인 임팔라의 등장은 아슬란의 입지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다음달이면 미국 준대형 시장의 강자인 쉐보레 임팔라가 국내에 상륙합니다. 직접적인 경쟁자는 동급의 그랜저 이지만 3.6모델은 가격적인 부분에서 아슬란과 맞붙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 그랜저, 제네시스 사이에 끼여서 힘을 못 쓰고 있는데 거기에 더해서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아슬란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GM은 임팔라의 경쟁상대로 그랜저를 지목했고 아슬란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아슬란이 국내 시장에서 아무런 존재감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안중에도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 만큼 아슬란의 굴욕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가기만 하고 있습니다.
(아슬란 실내)
아슬란을 보면 1995년에 출시해서 1998년 단종된 마르샤가 생각나는데 현재 아슬란의 움직임을 보면 그 보다 더 빨리 단종의 길에 들어서지 않을까 싶네요. 날로 치열해지는 수입차의 공세에 경쟁력 없는 차량을 그대로 두는 것은 현대차의 점유율이나 이미지에 있어서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르샤가 나오던 시대에는 수입차를 무서워 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품질좋고 가격이 낮아진 경쟁력있는 준대형 수입차의 등장으로 지금 국내 준대형 시장의 무게 중심은 빠르게 수입차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 역할을 제대로 감담하지 못하는 차량은 빠르게 단종 시키고 새로운 전략을 짜는 것이 더 현명해 보입니다. 국내전용 차량인 아슬란을 단종하고 차라리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소형 픽업트럭을 만들어서 정체된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오히려 좋지 않을까요? 내수용 아슬란과 달리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공략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픽업트럭을 아무리 못 팔아도 아슬란 보다는 두배 이상 판매는 가능할 겁니다.
아슬란은 과연 국민사자 세실 처럼 비극적인 결과를 맞을까요? 아니면 특단의 조치를 통해서 기사회생할까요? 저도 그렇고 주위의 시선도 그렇고 후자 보다는 전자의 길을 걸을 것 같습니다. 등장해서 한번도 사자처럼 포효하지 못하고 잠잠한 아슬란이 그저 안쓰러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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