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애플, 친환경 전기차 테슬라 미국 매장 방문기
- 자동차/이야기
- 2015. 10. 29. 19:12
오늘 뉴스를 보니 LG화학에서 전기차로 유명한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그동안 테슬라는 일본 회사인 파나소닉과 독점 배터리 커넥션을 유지하고 있기에 좀 놀라운 기사이긴 했습니다. 뉴스 내용을 보니 본격적인 배터리 공급이 아니어서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테슬라와 연관이 되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 테슬라는 세계 최대의 전기차 업체이기 때문에 상징성이 큰 회사입니다. 비록 단종된 '로드스터'의 업그레이드용으로 배터리를 공급하긴 하지만 그만큼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LG화학으로서는 힘이되는 작은 발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요즘 모바일 사업도 그렇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그룹에서 혼자 잘 나가는 곳이 LG화학인데 점점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최근 터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건으로 친환경차가 각광을 받고 있는데,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는 그래서 요즘 주목을 받고 있는 회사라 할 수 있습니다.
창업자인 엘론 머스크에서 부터 테슬라는 스토리텔링을 하기 아주 좋은 회사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마치 애플처럼 말이죠. 그래서 자동차 업계의 애플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아직 국내에 테슬라가 진출을 하지 않았기에 국내에서는 좀 낮선 회사이기도 합니다.
저도 아직 실제 차량을 직접 접해보질 못했습니다.
(테슬라 창업가 엘론 머스크(Elon Musk))
그저 사진이나 동영상으로만 접했던 테슬라를 이번 미국 여정에서 우연하게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뉴욕같은 대도시 였으면 도로에서 흔하게 볼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제가 방문한 인디애나플리스에서는 도로에서도 보긴 했지만 흔하게 볼 순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스쳐지나가는 테슬라의 뒷 꽁무니를 아련한 마음으로 지켜 보기만 했는데, 쇼핑을 하던 쇼핑몰 안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테슬라 매장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자동차 매장이 의류 쇼핑몰 안에 입점해있다는 것이 좀 신기한 부분이긴 했습니다.
왜 자동차 업계의 애플이라 불리는지 이런 기발한 전략을 통해서 어느정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테슬라 모델S 차량을 제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하얀색 모델S 차량인데 사진으로 보던 것 보다 실물로 보니 훨씬 더 멋져 보였습니다. 사진으로 볼때는 전기차 치고는 예쁘게 나왔네 하던 생각이, 실제로 보니 돈이 있으면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냥 일반 스포츠카로 봐도 디자인은 정말 잘 나온 것 같습니다.
쇼핑몰안에서 자동차 매장을 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데 와이프는 쇼핑하고 전 자동차 좋아하는 아들 녀석과 함께 앗싸~ 하면서 매장으로 부리나케 들어갔습니다.
매장안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차량들을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비싼 차량이라서 전 그저 차량 외관만 구경만 할 수 있게 해주는지 알았는데 그런거 상관없이 직접 차에 타고 이것 저것 만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직원들이 와서 이것 저것 물어보고 그럴줄 알았지만 그런거 없이 자유롭게 차량을 살펴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좀 더 여유있게 차량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 재미있었던 것은 다량한 의류나 악세사리도 판매를 하고 있어서 자동차 매장이 아닌 편집샵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뭔가 딱딱한 느낌이 아닌 자유로운 느낌이라고 할까요? 애플 스토어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자유롭고 편한 매장 분위기 탓에 사람들도 흥미롭게 차량을 살펴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저 가볍고 편하게 쇼핑하러 왔다가 테슬라 모델을 보고 나중에 돈 생기면 구입하고 싶게 만드는 전략이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테슬라 차량 구매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직접 보고 나니까 급 관심이 드는 걸 보면 말이죠.
기존의 내연기관과는 다른 전기차라 차량 프레임도 같이 전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어떻게 구동이 되는지 살펴볼 수 있어서 전기차에 대해서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저도 아들에게 이 차량은 기존의 차량과는 다른 점을 차량의 프레임을 보면서 그나마 좀 쉽게 설명해 줄 수 있었습니다.
아들이 이상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앞에도 이렇게 엔진룸이 없는 대신에 트렁크가 있고, 그래서 뒤에 있을까 생각을 했을 겁니다.
그래서 뒤 트렁크를 열었는데.. 여기도 역시나 이렇게 빈 공간으로 있었던 것을 좀 신기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저도 좀 신기하긴 했습니다. 그리고 뒷 트렁크 공간도 생각보다 아주 넓어서 전기차의 공간 효율성은 생각보다 좋았던 것 같습니다.
(모델S의 차량 프레임)
모델S의 트렁크 공간을 보면서 전기차 SUV 모델X 같은 경우 짐을 넣을 공간이 상당히 넓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델S는 전기차라서 기존의 엔진이 아닌 모터로 작동해서 달리는 차량입니다. 타이어 근처에 모터가 있고 배터리는 하단부분에 위치해 있기 대문에 앞뒤에 여유로운 트렁크 공간이 생깁니다.
그리고 차량의 구성이 무척 심플합니다.
문을 여는 손잡이는 평소에는 들어가 있다가 건드리면 스르륵 나오는 방식이었습니다. 신기하고 뭔가 있어 보이긴 했지만 성격 급한 저에게는 답답한 느낌도 있었습니다. 처음 한두번은 멋지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계속 타다 보면 그냥 손잡이를 바로 잡아 당겨서 타는 방식이 더 그리울 것 같았습니다.
그럼 이제 실내에 탑승을 해보겠습니다.
아늑한 느낌과 함께 센터페시아의 절반을 차지하는 커다란 디스플레이와 운전석 풀LCD 계기판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모델S의 실내에만 있으면 정말 미래 세계로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어린 시절 SF영화나 만화를 보면서 미래의 자동차를 상상했던 그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디지털로 제어가 되기 때문에 마치 우주선을 조종하는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디스플레이 계기판을 보니 주행중에 어떤 기능들을 제공하고 경험할 수 있는지 급 관심이 들더군요. 아직 테슬라 같은 순수 전기차를 직접 시승해 본 적이 없어서 여러모로 신기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대형 LCD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차량의 모든 부분을 제어하다 보니 기존의 자동차에서 만날 수 있는 버튼이라 레버등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물론 기어스틱도 없었고 스티어링휠과 엑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만이 기존 자동차의 흔적을 남겨주고 있었습니다.
당장 핸들을 잡고 도로를 달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해주는 3스포크 D컷 스티어링휠, 단 10분이라도 한번 시승을 해보고 싶은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기존의 차량에서 생각할 수 있는 복잡한 구성은 모델S에서 찾아 보기 힘들었습니다. 기어변속을 하는 기어가 없다 보니 이렇게 가운데 부분도 썰렁하게 비어 있습니다.
차량을 타보면 이런 잡다한 부분이 빠져서 그런지 상당히 정숙하고 안락한 느낌이 들더군요. 운전석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드는 생각이.. '이 차 사고 싶다'
이런 마음이었습니다. ^^
하지만 이렇게 풀LCD로 가득찬 실내는 아직도 적응이 안되는게 사실입니다. 만약에 차량의 OS에 버그가 나서 화면이 안 나오면 어떻게 주행을 하지? 이런 걱정은 여전히 마음에 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날로그 차량을 운전할때는 그저 기름이 떨어지거나 타이어가 펑크 나거나 하는 걱정을 해야 했다면, 이 녀석을 운전하면 화면이 안 켜지면 어떠나 하는 것과 충전에 대한 걱정이 추가 될 것 같습니다. 또는 바이러스 걸리거나 해깅 당하는게 아닐까 하는 부담감도 함께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테슬라 모델S에서는 차제를 자동 제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버전 7.0을 업데이트해서 이젠 자동운전기능인 오토파일럿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꿈에서나 가능했던 자동운전기능들이 이젠 현실화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직 까지는 완벽하게 자동차를 믿고 핸들을 맡기기는 어렵겠지만, 이런 식의 발전 속도라면 3년 후 쯤에는 자동차를 믿고 운전석에서 편히 잠을 잘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전에는 크루즈 기능만으로도 신기하고 놀라웠는데, 이젠 자율주행까지 가능한 차량을 보면 앞으로의 자동차 기술이 어떻게 변화될지 정말 흥미롭다 할 수 있습니다.
매장안에 있는 차량은 벌써 계약이 완료되었으니 만지지 말아달라는 딱지가 붙어 있었습니다. 보통 매장에 전시된 차량은 급한 경우가 아니면 판매를 하지 않는데 이런 모습을 보면 확실히 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최근 터진 디젤게이트 사건으로 더 큰 인기를 누릴 것 같습니다.
(도로에서 충전중인 쉐보레 볼트)
그런데 이런 전기차가 인기를 끌려면 충분한 인프라가 구축이 되어야 하는데, 미국에 있어보니 전기차 충전소를 도로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큰 도시가 아닌 인디애나폴리스에서도 전기차 충전 시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걸 보면, 미국은 이미 전기차가 달리기 충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쇼핑몰에 잠깐 시간을 내서 방문한 거라 충분한 시간이 없어서 궁금한 부분을 담당자에게 물어볼 여유가 없었네요. 물론 짧은 영어로 복잡한 전기차에 대한 대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 였지만 그래도 무척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테슬라 매장을 방문할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미국을 떠나기 전날 뜻밖의 행운을 만났던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국내에서 테슬라 매장을 만나 보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테슬라가 한국에 진출할 계획은 가지고 있지만 지금 그들에게 더 급한것은 거대한 중국시장이라 중국에 진출한 후에 한국 시장에 눈을 돌릴 것 같습니다.
나중에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 있으면 그때는 테슬라 차량을 잠시라도 렌트해서 시승하는 시간을 가져야 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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