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빈자리, 현대차 약화되는 고급차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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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자동차 판매량은 개별 소비세 종료 여파로 대부분의 차량들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홀로 압도적인 판매량 상승을 보인 모델이 있었는데 제네시스 G80 이 그렇습니다. 작년말 제네시스 EQ900 을 선보이면서 현대차에서 분리 된 이후 지난달에 두번째 라인업인 G80을 국내에 출시했습니다.



이미 사전돌풍에서 그 존재감을 보여주었는데 그 결과가 7월의 판매량에서 고스란이 나왔습니다. 판매량 집계에서는 기존의 DH 모델과 G80이 합쳐서 나왔는데 두 모델을 합쳐서 4574대의 판매량을 보였습니다.



폭락장 속에서도 혼자 독주하는 G80


6월 판매량 2711대와 비교하면 무려 68.7% 가 상승한 수치입니다. 대부분이 폭락한 상황이라 제네시스 G80은 단숨에 10계단을 뛰어 오르면서 11위에 올랐습니다. 고급차인 제네시스가 지금 처럼 안 좋은 시장 상황에도 좋은 성적을 만든 걸 보면 국내에서의 신뢰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대차는 사활을 걸고 선보인 럭셔리 서브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국내에서 성공적인 안착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흐믓할 것 같네요. 하지만 얼굴은 웃고 있겠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또 하나의 근심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제네시스가 국내에서 성공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좋지만, 현대차 입장에서는 제네시스의 부재로 고급차 라인업의 역량이 상당히 약화된 상황입니다.


아직도 제네시스 판매량을 현대차 안에 포함시키고 있어서 제네시스가 현대차 산하의 차량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을 뿐, 두 브랜드는 이제 다르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두 브랜드를 분리해서 따로 집계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이렇게 되어버리면 제네시스를 현대차의 고급차 모델로 생각하는 인식이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 렉서스


토요타 같은 경우도 1989년 렉서스를 미국 시장에 처음 선보인 이후 각 브랜드 별로 판매량을 집계하고 있습니다.


현재 현대차는 G80, EQ900을 현대차 판매량 안에서 포함시키고 있는데 만약 이 두 모델을 빼놓을 경우 7월 기아차에 밀리는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6월 판매량


현대차 47,897대 (제네시스 판매량 5791대)

기아차 44,007대


제네시스 제외한 판매량 42,088대


제네시스 빈자리, 약화되는 고급차 라인업


제네시스 독립을 시켜서 좋긴 하지만 이렇게 되니 기아차에게 전체 판매량 순위에서 2위로 밀리는 수모를 겪에 되었습니다. 최근 RV 카를 앞세워서 인기몰이 중인 '동생(기아)' 한테 지고 만 것 입니다.


▲ 현대차 홈페이지에서 이제 찾을 수 없는 제네시스(G80) 에쿠스(EQ900)


거기다가 현대차 라인업에서 두 모델이 빠져나가니 고급차 역량이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현재 현대차 홈페이지를 보면 플래그십 모델은 아슬란, 그 뒤를 이어서 그랜저가 차지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에쿠스, 제네시스가 당당했던 고급차 시장을 이젠 아슬란과 그랜저가 맡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상황이 정말 좋지 않습니다. 현대차가 아슬란을 출시하면서 예상했던 시나리오는 수입차도 견제 하면서 앞으로 제네시스의 빈 자리를 잘 매꿔줄 것이라고 생각을 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 뒤를 그랜저가 떠 받들어 주면 고급차 시장에서의 역량도 강화하고 또 제네시스도도 자기의 길을 가면서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거라 생각했을 것 같네요.


아슬란, 그랜저, 점점 악화되는 역량


하지면, 현재로서는 현대차의 시나리오는 하나만 맞은 상태입니다. 제네시스는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지만 그 빈자리를 맡아줄 거라 생각했던 아슬란은 철저한 실패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블로그에서 이대로 가다간 아슬란이 월 판매량 100대 밑으로 내려갈지도 모른다는 언급을 여러번 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설마 했던 부분이 정말 현실이 되었습니다.


▲ 아슬란


아슬란 7월 판매량은 단 80대, 드디어 100대 마지노선을 넘어서 버렸습니다. 이 구역은 이미 낙오된 차량들로 더 이상 희망이 없는 차량들이 머물러 있는 구역인데 현대차의 플래그십이 그 구역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오래된 구형 모델도 아니고 출시 한지 2년도 안된 차량이 이 구역에서 놀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충격적인 일입니다. 현대차로서는 명색이 자사의 최고 기함 모델인데 이런 상황에 처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동안 백방으로 뛰었지만 결국 이런 최악의 결과를 맞았습니다.


가격도 내려보고 할인도 하고 이런 저런 특급 프로모션도 하고 할 수 있는 건 다했지만 하락의 방향성을 돌려 세울 수 없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단종이야기도 계속 나오지만 현대차는 절대 단종은 없고 2017년 하반기에 큰 폭의 부분변경 모델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입니다.



▲ 아슬란


아슬란을 단종 시켜버리면 현대 고급차 라인업에 큰 타격을 받기 때문에 단종 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슬란이 실패를 할 것을 예상하고 미리 플랜B 후속 모델을 준비하고 있었다면 모를까 말이죠. 아마도 이렇게 까지 쫄딱 망할 줄 예상은 못했을 겁니다.


폭스바겐 사태로 수입차 시장이 판매율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아슬란은 아무런 이득을 누리지 못하는 것을 보면 수입차 대항마로서의 역할도 사실상 실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슬란이 무너진 상황에서 그 뒤를 받쳐야 할 그랜저의 역할은 더욱 커졌습니다. 하지만 그랜저 역시 현대차의 바램과는 달리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6월 반짝 상승 하면서 기아 K7를 누르고 준대형 1위를 탈환하기는 했지만 7월에는 판매량이 거의 반토막이 되면서 무려 8계단이나 하락했습니다. 준대형 라이벌인 K7은 폭락 장세에서도 지난달에 비해서 0.9% 상승을 하면서 1위 자리를 다시 찾았습니다.


커지는 제네시스 빈자리


현대차의 고급차를 책임지는 아슬란, 그랜저가 이렇게 부진에 시달리면서 제네시스의 빈자리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국산완성차 업체들이 고급차 부분에 취약한 부분이 있어서 망정이지 중형차 처럼 매력적인 신차를 선보였다면 여기에서도 위협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쉐보레 임팔라가 미국에서 원할하게 수입이 안되면서 지금은 고급차 시장에서 별 위협이 안되고 있지만 공급만 충분했다면 그랜저는 지금 보다 더 큰 굴욕을 당했을 겁니다.



제네시스의 부재로 고급차 시장의 역량이 크게 약화되자 현대차는 결국 신형 그랜저 IG 조기출시를 결정했습니다. 12월 출시 일정을 한달 앞당겨서 11월에 만나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 같은 어려운 시기는 한달도 길게 느껴지기에 조기 출시 결정은 잘한 결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순하게 아슬란, 그랜저의 판매량 하락도 문제지만 위기론에 빠진 현대차로서는 플래그십의 역량 약화는 다른 차종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이번달에 미국에서 제네시스가 런칭되면 사라질 모델들 제네시스, 에쿠스 (현대차 미국홈페이지)


국내도 문제긴 하지만 현대차가 한국 보다 더 공을 들이고 있는 미국 시장은 더 어렵습니다. 아직은 제네시스, 에쿠스가 현대차 브랜드로 팔리고 있지만 8월에 제네시스 브랜드가 미국에 런칭을 하면서 라인업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 아제라(그랜저)


이렇게 되면 그랜저가 미국 현대차의 플래그십 역할을 떠 앉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그랜저는 한국의 아슬란으로 불려도 될 정도로 판매량이 좋지 않습니다.


미국 대형차 판매량(7월)


쉐보레 임팔라 5045대
닛산 맥시마 5990대
토요타 아발론 3754대
현대 아제라 385대 (그랜저)


그랜저의 미국 판매량을 보면 한국에서도 판매가 되고 있는 임팔라, 맥시마, 아발론의 10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아반데, 쏘나타는 상위권에서 경쟁을 하고 있지만 맏형 그랜저의 부진은 미국에서도 현대차의 다른 차량의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고급차 같은 경우 브랜드의 이미지를 향상 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그랜저는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도 그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제네시스가 그 역할을 해왔지만 이젠 그 빈자리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제네시스 독립을 생각했다면 지금의 아슬란과 같은 안일한 카드를 내놓지 말아야 했습니다. 그동안 국내 시장를 호구로 생각하면서 뭐든 만들면 잘 팔릴 것이라는 자만심에 빠져서 내놓은 것이 아슬란인데 이 카드는 완전히 실패를 했습니다.


이도 저도 아닌 상품성에 성능이나 가격 어느 것 하나 매력적이지 않은 아슬란으로 제네시스의 빈자리를 대비했다는 것만 봐도 현대차 얼마나 국내 시장과 소비자를 우습게 보고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랜저가 11월에 출시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폭발적인 판매량을 보여줄 것은 분명 합니다. 그랜저는 지금까지 늘 그래왔고 이 시장에서 대적할 카드는 K7 외에도 없다고 봐야 하니까 말이죠. 하지만 아슬란은 내년 말 부분변경 모델로 나오는 날까지 현대차를 끝 없이 괴롭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슬란은 현대차의 자만심의 산물이니 현대차에서 이 녀석을 보면서 계속 마음은 아프겠지만 회계의 시간도 함께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신형 그랜저가 출시 되기 전까지 고급차 라인업 역량 약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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