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하이브리드카 판매량 역대최대? 정말 잘 나가는 걸까
- 자동차/이야기
- 2016. 9. 12. 07:45
디젤게이트 여파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디젤차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디젤차의 대안으로 가솔린차와 하이브리드카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국산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이 큰 폭으로 올랐다는 뉴스를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6월에는 국산 하이브리드카의 판매량이 6215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5월 판매량 대비 140% 늘어나는 등 확실히 작년과 비교해 보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맞는 것 같아 보입니다.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국산 하이브리드카?
하지만 정말로 국산 하이브리드카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걸까요? 작년과 비교해보면 그럴지 모르겠지만 지금 나와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량을 보면 과연 잘나간다는 표현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과 비교하면 확실히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맞습니다. 그 이유는 일단 차종이 좀 더 다양해졌기 때문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기존 판매 모델에서 추가로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되는 방식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소나타, 그랜저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되는 식이죠.
하지만 올해 부터는 이런 방식에 변화가 생겼는데 하이브리드(친환경) 전용차가 최초로 라인업에 추가가 된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토요타 프리우스 같은 라인업이 만들어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 기아 니로
▲ 현대 아이오닉
하지만 올해 부터는 이런 방식에 변화가 생겼는데 하이브리드(친환경) 전용차가 최초로 라인업에 추가가 된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토요타 프리우스 같은 라인업이 만들어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주인공들이 현대차 아이오닉, 기아 니로 입니다. 두 차량은 기존 모델에서 파생된 모델이 아닌 처음부터 친환경을 염두해 두고 탄생된 신차입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을 출시 하면서 툐요타 프리우스를 경쟁 상대로 지목했고, 기아 니로는 소형 SUV 시장에서 잘 나가는 티볼리를 지목했습니다. 현대기아차는 처음으로 친환경전용 라인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은 상당했습니다. 경쟁자로 지목한 차량들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토요타 프리우스
특히 아이오닉 같은 경우 하이브리드카의 조상님이라 할 수 있는 프리우스를 직접적인 경쟁 상대로 지목 하면서 자신감이 아주 충만한 상태였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두 차량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상당히 컸습니다.
게다가 운까지 좋았던 것이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파문으로 디젤차가 욕을 먹고 친환경차량의 관심이 급부상하고 있는 시점이었기 때문입니다. 큰 기대를 가지고 판매가 시작되었지만 두 차량의 초반 성적은 상반된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부진에 빠진 하이브리드카 선봉장 아이오닉, 니로
프리우스 타도를 외쳤던 아이오닉은 판매량으로 보면 프리우스를 넘어섰을 지 모르겠지만 기대했던 것 보다 실망스러운 성적을 보여 주었습니다.
아이오닉 판매량
1월 493대
2월 1,311대 (최고 판매량)
3월 1,250대
4월 755대
5월 765대
6월 371대 (전기차 574대)
7월 397대 (전기차 270대)
누적: 5,972대
위 표를 보시면 알 수 있듯이 아이오닉의 1월 첫 달 판매량이 신통치 않았습니다. 보통 신차가 나오면 첫달의 판매량은 대부분 높은 편인데 아이오닉은 나오자 마자 493대의 저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처음부터 프리우스 저격수 설레발에 뭔가 대단한 차량이라고 광고를 했던 현대차로서는 상당히 난감한 판매량이었고, 이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 초반부터 '임직원 30% 할인' 과 같은 긴급 조치를 단행 합니다.
출시 첫달만에 시행된 심페소생술 덕분인지 2월 3월에는 1천대가 넘는 판매량을 보이면 회복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4월에 다시 1천대 이하로 떨어졌고 6월에는 400대 이하로 무너지면서 현대차에게 새로운 고민 거리를 안겨 주었습니다.
그나마 6월부터 투입된 아이오닉 일렉트릭(전기차)의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다시 아이오닉이 선전하는 듯한 착각을 주었지만 하이브리드 모델만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표에서 보시는 것 처럼 전기차 판매량을 제외하면 여전히 4백대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토요타 프리우스 판매량
7월 110대
8월 103대
전세계 하이브리드카의 대명사인 프리우스 국내 판매량은 7월 8월에 100여대를 기록 했습니다. 아이오닉이 200여대 더 많이 팔리고 있지만 여러가지 핸디캡이 있는 수입차인 것을 감안하면 두 차량의 경쟁에서 프리우스가 승리를 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프리우스가 100여대 판매가 되고 있으면 아이오닉은 최소한 1000대는 팔리고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실제로 아이오닉의 연간 판매 목표는 1만 5천대로 월 평균 1250대가 팔려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6,747대, 월 평균 746.5대로 목표 달성률은 60%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 기아 니로
이와 반대로 니로는 초기 반응이 좋았습니다. 거의 돌풍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면서 티볼리의 맞수로 급 부상 했습니다. 국내 첫 하이브리드 SUV 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미스테리가 아닌가 할 정도의 활약이었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아이오닉과 니로는 같은 뼈를 나눈 하이브리드카 형제로 너무 다른 결과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아이오닉은 초반 깜짝 할인 혜택으로 잠깐 살아났지만 그 후 계속 부진에 바졌고 니로는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기아 니로 판매량
4월 2,440대
5월 2,676대
6월 3,246대 (최고 판매량)
7월 2,242대 (-30.9%)
8월 1,135대 (-49.4%)
누적: 11,739대
니로는 아이오닉보다 3개월 늦게 판매가 시작되었지만 누적 판매량은 더 높습니다. 그리고 6월까지 판매량이 계속 늘어 나면서 정말 티볼리를 넘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그 성장세는 7월부터 꺾이기 시작했고 8월에는 1천대로 떨어지면서 이젠 1천대 이하로 판매량이 떨어지는 것을 염려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습니다.
2016년은 하이브리드 전용차인 니로, 아이오닉이 등장 하면서 차종도 다양해졌고, 판매량도 큰 폭으로 늘어 났습니다.
하이브리드 누적 판매량
2015년 18,983대
2016년 31,975대 (+68%)
(하이브리드 모델 누적 판매량)
그랜저 5379대
쏘나타 5225대
K5 2725대
K7 867대
말리부 64대 (올해 7월 추가)
누적 판매량에서 볼 수 있듯이 전년도 대비 68% 상승했고 말리부, 니로, 아이오닉이 새롭게 추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추가된 세차량의 판매량의 합이 17,775대로 이들 차량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하이브리드 누적 판매량은 14,200대에 불과 합니다.
새로운 차종의 투입으로 전체 판매량은 늘어나서 하이브리드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크게 떨어졌고, 니로 아이오닉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판매량은 큰 폭으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 말리부 하이브리드
한국GM의 신형 말리부 하이브리드는 저공해차 인증 실패로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서 판매량은 두달 동안 64대로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침체기에 빠진 국산 하이브리드카
디젤파문의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 생각했던 하이브리드 차량은 초에 반짝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 후 계속 내리막길입니다. 그나마 믿었던 기아 니로까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하이브리드의 성장 동력이 점점 힘을 잃어가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적인 지탄을 받았던 디젤의 인기는 상승하는 것 같네요. 르노삼성 SM6는 이런 우려속에 디젤 모델을 선보였지만, 막상 판매가 시작되니 우려와 달리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보여주면서 SM6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SM6 디젤 모델이 한달동안 693대가 팔렸고, 말리부 하이브리드가 두달동안 64대가 팔린 걸 보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입니다.
디젤파문으로 하이브리드카의 인기가 높아진 듯한 착각이 들지만 개별적인 판매량을 살펴보면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현재 전반적인 침체기에 빠진 상황이라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디젤에 대한 악감정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희석 되고 있고, 디젤차가 가진 매력을 아직은 하이브리드가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더 강하게 느끼는 것 같네요. 제가 보기에도 프리우스 같이 기술이 검증된 차량이면 모르겠지만 아직 국산 하이브리드카의 갈길은 먼 것 같습니다.
기술에 대한 신뢰를 만드는 것도 급선무지만, 현실적인 경쟁상대인 디젤차에 대한 우수성을 알리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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