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장미빛 전망? 신형 그랜저 불안한 3가지 요소
- 자동차/이야기
- 2016. 11. 25. 07:26
2016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선보인 신형 그랜저는 지금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딱히 주목할 신차도 없지만 그랜저가 가지는 브랜드 파워가 워낙 강하기에 당분간은 시장의 관심이 그랜저에 벗어나질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온통 그랜저의 강점과 핑크빛 전망들만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강점과 핑크빛 미래 모두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6세대 풀 체인지로 돌아왔고 현대차의 실질적인 플래그십 모델이기에 현대차의 다른 모델에 비해서 훨씬 경쟁력을 갖추었고 판매량 또한 대박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도 신형 그랜저를 통해서 1년 내내 힘들었던 것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겁니다. 2016년 마땅한 스타급의 신차를 선보이지 않았지만 경쟁회사는 매력적인 신차를 선 보이면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을 빠르게 빼앗아 갔습니다.
결국 국내 시장 60% 붕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얻었는데 그렇기에 현대차의 지금 심정도 절박합니다. 그렇기에 이번 그랜저를 통해서 폭발적인 판매량 신장과 그동안 시달렸던 악재도 한번에 날려 버릴 심산 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관련 뉴스도 온통 신형 그랜저에 호평 일색 입니다.
물론 여러가지로 개선된 점이 많고 5세대에 비해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햇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듯이' 아쉬운 부분이 있는것 또한 사실입니다. 신형 그랜저가 가지고 있는 아쉬운 점은 3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무거워지고, 크게 향상되지 않은 연비
요즘 글로벌 신차들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비슷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차체는 커지고, 무게는 내려가고, 연비는 높아지는 공식인데 대 부분의 해외 명차들은 이 공식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신차가 나올때는 보통 연비 향상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되는데 이번 신형 그랜저도 마찬 가지 입니다. 현대차의 피와 땀이 들어간 최신 차량 이기에 연비의 향상이 당연히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출시된 그랜저의 특징에서 연비와 무게 감량에 대한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더군요. 대부분 디자인 향상과 새롭게 추가된 '현대스마트센서'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8단 변속기를 새롭게 장착 했음에도 연비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걸 보면 연비 향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대충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연비 부분을 홈페이지에서 살펴 보았습니다.
가솔린 3.0GDi(18인치 타이어 기준) |
|
그랜저 (6세대) | 10.1km/l |
그랜저 (5세대) |
10.4km/l |
표에서 보시는 것 처럼 신형 그랜저 구형 HG 모델에 비해서 연비가 떨어지는데, 가솔린 2.0GDI 같은 경우도 11.0km/l 로 HG 11.1km/l 보다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 현대차는 측정 방식의 차이 때문에 생긴 결과로 실제로는 구형 보다 10% 이상 연비 향상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구형 연비 측정 방식으로 그랜저 IG 연비를 보면 오르긴 올랐습니다.
구연비 측정방식 그랜저IG 연비
가솔린 3.0 GDi
10.5km/l (+0.1)
가솔린 2.4 GDi
11.8km/l (+0.7)
보시는 것 처럼 올랐다고는 하지만 큰 폭의 오름은 아닙니다. 이번 그랜저 신형 같은 경우는 무게 감량과 연비 향상을 기대 했는데 역시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 구형보다 40kg 늘어난 차체
이렇게 연비가 향상 되지 못한 주된 이유는 차량의 무게가 감량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신형 그랜저 가솔린 3.0 모델의 공차 중량은 이전 HG 모델에 비해서 40kg 증가 했습니다. 최근 현대차가 선보이는 신차를 보면 특이하게도 거의 다 차량 무게가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역행하는 모습인데 참 실망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부분은 제네시스 G80, G90 에도 적용 되고 있는데 커지는 차체 만큼 무게도 비례해서 늘어나는 너무 나 뻔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만약 무게 감량과 연비 향상이 이루어졌다면 현대차는 대대적인 홍보를 했을 겁니다. 사실 이 부분은 기술적인 향상을 보여주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차가 디자인이나 편의장비 등 보여지는 것에 있어서는 상당한 노하우를 쌓은 것 같은데 아직 까지 차량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성능이나 품질 등 내실에 있어서 여전히 약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땅을 사고 디자이너만 해외에서 열심히 데려오지 말고 실력 좋은 엔지니어들을 뽑아서 차량의 기본을 다지는데 힘을 쏟았으면 합니다. 다음 신차가 나올때는 최첨단 소재를 사용해서 차체는 커졌지만 무게는 100kg 줄여서 높은 연비 향상을 이루었다는 기사를 봤으면 좋겠습니다.
2. 현대차는 C-MDPS 성애자?
현대차가 욕을 먹을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C-MDPS 입니다. MDPS는 전동 파워 스티어링(Motor Driven Power Steering)의 약자인데 현재 대부분의 차량에 적용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가장 컴팩트하고 단가가 낮은 C-MDPS 같은 경우 소형차 등 저가 차량에 많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현대차는 자사의 차량 대부분에 C-MDPS 를 넣고, 제네시스 모델에만 단가가 비싸고 조향감이 뛰어난 R-MDPS 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이 부분 때문에 현대차는 소비자들에게 많은 공격을 받았습니다. 특히나 수출형 차량에는 동일 모델임에도 R-MDPS 를 탑재 한 것이 알려 지면서 역차별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는 약점 이라서 이번 신형 그랜저에는 R-MDPS 가 들어갈 것이라 기대를 했는데 역시나 이전과 동일하게 C-MDPS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차는 이 부분에 있어서 아무런 문제도 없고 심지어 R타입 보다 더 뛰어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C-MDPS 탑재한 그랜저
그럼 왜 미국 수출용에는 C타입이 아닌 R타입을 넣는걸까요? 단가도 싸고 성능도 더 좋다면 당연히 C-MDPS 를 써야 하는게 아닐까요? 아무리 역차별 관련해서 욕을 먹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르노삼성 SM6 는 중형차량임에도 'R-MDPS' 적용 했는데 현대차의 실질적인 플래그십 차량으로 승격된 신형 그랜저에 C타입을 적용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처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내코가 석자, 택시 모델도 동시 출시
현대차가 지금 급하긴 급한 것 같습니다. 이번 신형 그랜저 같은 경우는 출시와 동시에 택시 모델도 같이 시장에 등장을 했습니다. 이런 경우는 상당히 드문데 대부분 신차 출시후 택시 판매는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서 판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LF 쏘나타 같은 경우 출시 이후 5개월이 지난 후에야 택시 모델이 등장을 했습니다. 이때도 택시 모델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했는데 슬그머니 나왔고 그 결과 르노삼성 SM6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택시 판매량이 없었다면 쏘나타는 벌써 중형차 1위 자리를 내주었을 겁니다. 그만큼 택시 판매는 판매량을 늘리는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 LF 쏘나타 택시
하지만 택시 판매는 비록 판매량을 크게 늘릴 수 있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판매량을 늘리는 대신에 이미지는 그 만큼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준대형 신형 그랜저는 고급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렇게 일반차와 택시 판매를 동시에 하게 되면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신형 그랜저 택시
하지만 지금 현대차 상황을 보면 이미지 악화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조건 판매량을 올려서 점유율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이미 60% 점유율(현대기아차 합산)이 붕괴 되었고 계속되는 악재로 인해서 이것 저것 가릴 처지가 못 되는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사전계약에서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낸 것도 택시 판매가 큰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의 이미지 관리는 신경을 안 쓰기로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 준대형 시장에서 마땅한 경쟁자도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선택할 차량은 신형 그랜저 뿐이 없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배짱 장사를 할 수 있는 것은 그 만큼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중형차 시장 처럼 막강한 경쟁 모델들이 버티고 있었다면 이런 막무가네 전략을 펼치기 어려웠을 텐데 말입니다. 신형 그랜저를 구매 하시는 분들은 이런 부분을 염두해 두셔야 할 것 같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신형 그랜저 택시를 길에서 만나는 것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게 되었습니다.
신형 그랜저 불안한 3가지 요소
신형 그랜저와 관련된 글들은 온통 호평 일색이지만 살펴보니 이런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마 이 부분들은 모르는 분들이 더 많으실 것 같습니다. 현대차도 이런점은 판매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언급을 거의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 신형 모델을 접하고 향상된 디자인과 편의장비 등을 보면서 '역시 그랜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런 뒷 모습을 보니 '역시 현대차' 라는 생각이 들게 되더군요.
결국 이런 점 때문에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를 국내에서만 판매 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 같습니다. 이 성능 그대로 외국에 가져 가면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예전 처럼 한국과 다른 스펙의 차량을 투입하게 되면 국내에서 들고 일어날 수 있기에 이번에는 아예 해외 판매용 모델을 따로 출시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역차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젠 더 이상 눈가리고 아웅 식의 전략 보다는 진실된 접근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 되면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는데 글로벌 탑3를 목표로 하는 회사가 보여줄만한 행동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이번 그랜저는 현대차가 사활을 걸고 선보인 차량입니다. 하지만 불안한 3가지 요소를 살펴 보니 신차 효과가 언제까지 계속 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신형 그랜저의 초반 돌풍이 이런 약점을 앉고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by 카이
[ 함께 읽으면 좋은 관련글 ]
신형 그랜저IG 출시, 라이벌 3사의 대응전략 살펴보기
현대차는 땅을 사고, 삼성은 미래를 샀다? 두기업 다른 행보
수능 끝? 이젠 KT Y 수능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로 즐기자
KT LTE egg+I 에그플러스 아이 후기, 3마리 토끼를 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