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바쁜 신형 말리부, 9단 변속기 논란에 또 발목?
- 자동차/이야기
- 2016. 12. 11. 08:01
12월 한달이 남은 시점이지만 2016년 국내 자동차 시장과 관련된 성적표는 이제 대략 나온 것 같습니다. 12월 판매량을 통해서 세그먼트의 순위가 바뀌고 하는 일은 없을 것 으로 보입니다.
남은 한달의 승부로 순위가 바뀌는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세그먼트는 현재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준대형 시장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지만 신형 그랜저가 워낙 태풍급에 가까운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어서 신형 K7을 넘어서 중대형 시장의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뒤를 이어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곳이 중형차 시장 입니다. 2015년 까지만 해도 쏘나타 혼자서 호위호식 하며 별다른 위협없이 정상에 올랐던 시장 이었지만 2016년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르노삼성이 SM6 를 선보이며 대반격의 서막을 올렸고 그 반격은 2016년 마지막 달 까지 계속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SM6 의 성공은 어느정도 예상 했지만 기대 했던 것 보다 더 크게 활약 하며 중형차 시장의 판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그 결과로 쏘나타는 비록 중형차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지만 전체 판매량은 1년전과 비교할때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1년전과 다른 것은 위협적인 경쟁차량의 '유무' 인데, '무' 에 가까웠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새로운 경쟁차량의 등장으로 힘든 한해를 보냈습니다.
SM6 는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로 급 부상을 한 상태로 내년에도 끊임없이 쏘나타를 계속 괴롭혀 줄 것이고, 한국GM 신형 말리부의 기세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2016년 중형차 판매량 (11월누적)
1위 쏘나타 74,946대
2위 SM6 50,904대
3위 말리부 32,504대
신형 말리부는 SM6에 이어서 3위에 머물러 있지만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크기에 언제든 쏘나타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로 급부상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모습으로는 현재의 순위 체계를 변화 시킬 수 없지만 만약 강력한 무기를 장착하게 된다면 또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2017 말리부에 9단 자동변속기 탑재 된다는 외신 기사 (출처:carscoops)
그런 상황에서 미국에서 낭보가 전해 졌는데 2017 말리부에 최신형 9단 변속기가 장착 된다는 소식입니다.
최신 9단 변속기 장착할 2017 말리부
쉐보레 말리부는 국내에 판매가 되고 있지만 미국에서도 동시에 판매가 되는 모델로 미국 중형차 시장에서 쏘나타 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 중인 차량입니다.
미국에서 신형 모델을 선보이며 1년만에 현대 LF쏘나타를 제친 말리부는 이제 일본 중형차 빅3를 노리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뭔가 개선된 성능이 필요한데 그것이 새로운 9단 변속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GM은 2017년형 쉐보레 말리부에 자사 최초의 9단 변속기를 탑재할 것 같습니다. 해외 언론에서 이와 관련된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 9단 변속기를 말리부에 적용 한다면 연비향상과 높은 주행 성능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 GM 9단 자동 변속기
GM은 2017년 말까지 10개의 자사 모델에 9단 변속기를 장착한다고 하는데 그 중에 4개 모델이 쉐보레 브랜드를 달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판매가 될 2017년 말리부, 2017 크루즈 디젤 그리고 캡티바 후속으로 나올 것으로 알려진 2018 에퀴녹스 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행, 연비 향상이 기대되는 신형 9단 변속기
하이드라 매틱(Hydra-Matic) 9T50으로 불리는 신형 9단 변속기가 장착 되면 가장 먼저 연비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말리부 2.0 리터 터보에 9단 변속기가 장착 한 경우 미국 환경보호청(EPA) 테스트 결과 고속도로 연비 33mpg(약 14.0km/l)를 기록했습니다. 이전에 장착된 아이신 8단 변속기 탑재 차량과 비교 했을 때 약 3% 이상 연비가 향상된 수치 입니다.
지금 저유가라 연비에 그나마 덜 민감한 시기라고 하지만 그래도 소비자들은 차량 선택을 할때 연비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 이기에 이번 9단 변속기 장착으로 미국에서 신형 말리부의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신형 말리부와 경쟁에 밀려서 미국에서 순위가 떨어진 쏘나타 에게는 또 타격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 말리부에도 9단 변속기 장착될까?
하지만 이렇게 2017 말리부에 9단 변속기가 들어 간다는 소식을 접고 무작정 좋아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미국에서 판매되는 말리부 라서 국내에 판매되는 차량에도 동일하게 적용 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국내에서 판매되는 신형 말리부 모델의 성능 차이가 미국과 한국이 다르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미국 판매용 말리부는 8단을 장착한 반면에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델에는 처음 부터 보령공장에서 생산되는 6단 변속기를 장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문에 처음 신형 말리부가 출시 되었을때 차별 논란이 일어났던 적이 있습니다. 같은 말리부 인데 미국과 한국의 사양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현대차가 미국 수출용과 내수용 차량의 성능을 달리하는 것과 같은 모습인데 한국GM 역시 현대차와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실망감 을 안겨 주었습니다.
현대차가 국내에서 차별 전략을 펼쳐 온 것을 한국GM 도 옆에서 열심히 배운 것 같습니다. 뭐든지 나쁜 것은 금방 배우나 봅니다.
그리고 한국GM이 국내에서 보령 6단 변속기를 출시 하면서 내세운 변명 역시 궁색한데, 한국 도로 사정에는 8단 보다는 6단이 더 적합 하다는 이유 였습니다. 현대차가 해외 판매용 버전보다 낮은 사양을 국내 내세울 때 늘 하던 변명인데 이것도 똑 같이 이야기 하더군요.
이런 전력이 이었기에 이번 9단 변속기가 장착 된다는 뉴스를 보면서도 과연 국내 판매용 말리부 에도 과연 장착이 될까 하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역시는 역시?
하지만 이번에도 국내 도로 여건은 9단 보다 6단이 더 잘 맞았나 봅니다. 한국GM은 국내에서 9단이 아닌 종전과 동일한 보령 6단 변속기를 그대로 장착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아쉬울 것도 없지만 그래도 9단이 아니면 8단 아이신 변속기 라도 장착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닐까요? 모든 차량에 장착을 하지는 않더라도 최상의 트림 에는 적어도 8단 아이신 변속기 라도 장착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2017 말리부 변속기
미국
말리부 프리미어 9단
2.0 터보 8단
1.5 터보 6단
한국
전 모델 6단(보령생산)
미국에서는 2017 말리부 최상의 트림에 9단을 장착하고, 2.0 터보 8단, 1.5 터보 에는 6단 변속기를 장착해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모든 트림에 보령 6단 변속기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한국GM 에서 한국 도로에선 6단이 가장 잘 어울린다는 말을 했기에 그 말이 사실 이라면 앞으로 변속기 단수 향상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말은 이렇게 하고 좀 늦게 부분변경 모델 발표하면서 슬머머니 업그레이드 하는 것을 많이 봐왔기에 국내 적용은 빠르면 2018년형 말리부에서 9단 변속기 장착 모델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형 말리부는 지금 쏘나타 추격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방이 부족한 상태라 SM6 에게도 한참 못미치는 판매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여기서 변속기 향상이 있다면 추격의 고삐를 잡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반대로 현대차는 마음을 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뜩이나 SM6, 말리부의 추격으로 판매량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말리부가 9단 변속기를 장착 했다면 더 큰 위협이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보령 미션을 사랑하는 한국GM 때문에 내년에 선보인 부분변경 쏘나타가 주목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녀석에는 신형 그랜저에 장착된 8단 변속기가 장착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말리부에 9단을 탑재 한다고 했다면 쏘나타의 8단 변속기가 빛을 잃을 뻔 했기 때문입니다.
현대차 따라가는 한국GM?
현대차가 오랜 시간 국내에 만들어 놓은 역차별 분위기 때문에 본인들도 어느 정도 덕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국GM은 쏘나타를 추격할 수 있는 빅카드를 너무 쉽게 포기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정말로 9단 변속기 장착을 하지 않는다면 또 한번 국내에서 차별 논란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이미 현대차 때문에 역차별 노이로제를 겪고 있는 한국인데 소비자들도 이젠 예전 처럼 순순히 그런 움직임을 받아 줄 마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자신의 생각들과 주장을 펼치기 시작 했기에 이번 변속기 차별 논란이 어떤 모습을 만들어 낼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판매량 상승에는 별 도움이 안될 것 같습니다. 미국과 확실하게 차별을 보이는 차량을 즐거운 마음으로 구매할 소비자들은 많지 않을 것 같네요. 신형 말리부 출시 초기에 이미 에어백, 변속기 논란을 한 차례 겪은 경험이 있는 말리부가 이번에 또 차별 논란에 휩싸인 다면 내년 판매량 전망이 불투명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GM 입장에서는 그저 조용히 이번 논란이 지나가기를 바랄 것 같습니다. 현대차에 이어서 한국GM 도 국내 차별이 계속 되다 보니 그 반사 이익을 르노삼성 SM6 가 얻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일본 중형차 빅3의 역습이 요즘 예사롭지 않은데 예전과 같은 안일한 국내 시장 공략은 위험스러워 보이네요.
2017년에는 미국과 한국 판매용 차량의 성능이 달라서 생기는 이런 차별/역차별 논란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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