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이야기, 카이

엄한 곳 돈 쓰는 현대차, 인수에 돈 쓰는 중국차 지리


현대차가 거금 10조원의 돈을 들여서 야심차게 개발중인 삼성동 '글로벌비지니스센터(GBC)' 가 시작 하기도 전 부터 난관에 봉착을 하고 있습니다. 봉은사와 일조권 다툼으로 지금 개발 계획이 꼬여가고 있는데 GBC는 국내 최고 높이(569m, 105층)의 초고층 건물로 현대차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프로젝트 입니다. 


글로벌 탑5 위상에 어울리는 화려한 본사를 세우고 싶은 현대차그룹의 심정도 이해는 가지만 이렇게 많은 돈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는 모습이 사실 그렇게 보기 좋지는 않습니다.



10조 부동산 투자 후 흔들리는 현대차


현대차는 부동산 회사가 아니라 자동차 회사인데 말이죠.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현대차는 GBC 개발을 시작하고 나서 계속되는 위기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 10조 이상 들여 개발중인 현대차 GBC 프로젝트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판매량이 계속해서 떨어지며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고 여러가지 리콜 파문이 터지면서 악재속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국내에서 현대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위기설이 나오니 현대차의 10조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 부정적인 목소리가 많은 것이 사실 입니다.


그리고 그 계획마저 이런 저런 논란 때문에 제대로 진행도 안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마디로 현대차의 요즘 심정을 보면 정말 갑갑할 것 같습니다.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게 없는 것 처럼 보이니 말이죠.


국민들이 보기에도 참 갑갑합니다. 그래도 한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자동차 회사라서 힘을 내고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을 했으면 하는 마음인데 주요시장인 미국, 중국에서 요즘 죽 쑤고 있는 것을 보면 같이 답답할 뿐 입니다.



이러려고 10조의 돈을 들여서 부동산에 투자했나 하는 원망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돈으로 기술개발 하고 품질을 강화 하거나 또는 글로벌 유명 자동차 브랜드를 인수 했다면 지금과 같은 위기설이 시달리지 않았을텐데 말이죠.


현대차와 대비되는 중국차 브랜드 '지리'의 행보


엄한 곳에 돈을 쓰는 현대차를 보다가 요즘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차 브랜드를 보면 참 대비되는 부분이 많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요즘 중국차의 성장 속도는 예사롭지 않을 정도로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짝퉁차의 대명사로 불리며 싸구려차나 만드는 회사로 저평가를 하기 일쑤였지만 이젠 그런 편견을 버려야 될 때가 찾아오고 있는 듯 합니다.


여전히 짝퉁차나 만들고 있는 회사도 있긴 하지만 그렇지 않고 착실히 내실을 다지면 기술개발과 글로벌 유명 브랜드를 인수 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들도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중에 '지리(Geely)' 라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있습니다. 국내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브랜드지만 자동차 산업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지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스웨덴의 유명 자동차 브랜드인 '볼보(VOLVO'를 인수한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 2010년 볼보를 포드에서 인수한 중국차브랜드 지리


2010년 스웨덴 볼보 인수


볼보가 스웨덴 회사라고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을텐데 현재 회사의 소유주가 지리자동차라서 때문에 실제로는 중국회사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인도 타타그룹과 영국의 재규어, 랜드로버로의 관계를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네요. 재규어, 랜드로버의 주인도 인도회사지만 사람들은 인도차라 생각을 하지 않고 영국차라고 생각을 합니다.





볼보 역시 동일하게 많은 분들이 스웨덴 회사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는 경영에 간섭을 하지 않고 열심히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재규어, 랜드로버, 볼보를 부활 시키는데 성공을 했습니다.


현재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높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회사들이 이 세개의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볼보'는 이회사 저회사에 팔려 다니면서 회사가 망하는 게 아닐까 할 정도로 한때 몰락의 길을 걷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 중국 지리그룹이 미국 포드차로부터 볼보를 18억달러(2조)에 인수하고 나서 서서히 변하기 시작 했습니다.


▲ 볼보 S90


보통 중국차가 인수 했다고 하면 기술만 쏙 빼먹고 나중에 버린다는 인식이 국내 소비자들에겐 남아 있습니다. 아무래도 쌍용차가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된 이후 그렇게 버려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리는 볼보를 인수한 이후 독립 경영을 보장했고 재정적으로 풍부하게 지원을 했고 볼보의 스웨덴 정체성을 지금까지 잘 유지해 나가고 있습니다.


▲ 볼보 XC90


이러다 보니 스웨덴에서도 볼보를 여전히 자국산 자동차로 인식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초반에만 해도 볼보가 중국차라는 선입견 때문에 판매에 애를 먹었다면 이젠 그런 시각은 거의 사라진 상태 입니다. 지리자동차가 참 똑똑한 전략을 구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리차는 볼보의 자유로운 경영을 보장했지만 서로 기술적 협력을 통해서 차량의 품질을 끌어 올렸고 결국 볼보의 기술을 통해서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 지리 해외시장 공략 브랜드 '링크앤코'


지리는 지난해 10월 새로운 독자 브랜드 ‘링크앤코’(Lynk & Co)' 를 공개하고 유럽과 미국 진출을 선언 했습니다.


싸구려차의 대명사로 불리는 중국차가 유럽, 미국 공략을 선언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런 도전이 가능한 것도 다 볼보 인수 덕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17년 영국 로터스 인수한 지리


그런 지리는 최근 24일 말레이시아의 국민 자동차 브랜드 프로톤을 인수 했습니다. 프로톤 역시 국내에서 생소한 브랜드지만 영국 브랜드 '로터스(Lotus)'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 입니다.


▲ 프로톤, 로터스를 인수한 지리


이로서 지리는 스웨덴 볼보, 영국 로터스 같은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 2개를 소유한 기업이 되었습니다.


또한 말레이시아 국민 자동차 회사인 프로톤을 인수 함으로 요즘 급부상하고 있는 아세안 시장 진출도 좀 더 용이하게 되었습니다.


▲ 로터스


지리자동차가 점점 소리없이 자신의 존재감을 중국을 넘어서 글로벌 시장에 나타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요즘 중국차의 점점 위협적인 존재로 떠오르고 있어서 두렵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렇게 내실을 착실하게 다져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리의 이런 행보를 보다보니 현대차의 모습이 더욱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아쉬운 10조원의 가치


10조가 넘는 엄청난 돈을 미래가 아닌 부동산에 투자를 했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의 금액이면 해외 유명 자동차 브랜드와 최신 기술을 가지고 있는 업체를 인수 하고도 남을 돈인데 말이죠.



자동차 산업은 이제 4차 산업혁명에 접어 들면서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한 순간에 훅 사라지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회사는 서로 제휴를 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서 미래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차의 10조 부동산 투자는 볼 때마다 아쉽게 느껴집니다.



이젠 부동산이 아닌 미래에 투자할때


특히 중국차 지리가 스웨덴 볼보를 인수할 때 정말 배가 아팠는데 그때 현대차가 미친척 하고 볼보를 인수를 했다면 어땠을까요?


그랬다면 고급브랜드 제네시스 개발에 상당히 큰 도움을 받았을 겁니다. 안전의 대명사 볼보의 기술을 접목했다면 제네시스 뿐만 아니라 현대차의 신뢰 역시 그 만큼 높아졌을텐데 말입니다.


'제네시스 - 볼보 - 현대 - 기아' 이렇게 4개의 브랜드가 멋진 하모니를 이루었을텐데 말입니다. 그랬다면 지금과 같은 위기설 같은 것도 나오지 않았겠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현대차가 부동산이나 본업 외쪽에 투자하지 말고 기술개발(R&D) 이나 인수합병에 힘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현대차 R&D 투자비는 경쟁기업 대비 훨씩 작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


폭스바겐 6.40

GM 4.90

혼다 4.90

토요타 3.70

현대차 2.40

기아차 2.70


(현대기아차 2016년, 나머지 2015년 기준)


표에서 보시는 것 처럼 토요타, 폭스바겐과 비교해서 R&D 투자 비율이 작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대차가 향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초고층 빌딩 개발이 아니라 끊임없는 기술개발 투자에 달려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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