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승승장구 그랜저, 미국선 결국 눈물의 단종
- 자동차/이야기
- 2017. 7. 7. 07:30
지금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차량이 뭐가 있을까요? 티볼리, 코나 등 여러 차량들이 떠오르지만 그중에 하나를 뽑으라면 그랜저가 아닐까 싶네요. 승용차중에서 유일하게 판매량이 1만대가 넘고 작년 출시이후 7개월 연속 1만대 돌파라는 대기록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혼자서 흥행질주를 하며 부진에 빠진 현대차를 위로해주고 있는데, 정말 작년 말에 신형 그랜저 출시 안 했으면 현대차 어쩔뻔했나 싶을 정도 입니다.
신형 그랜저의 활약 덕분에 미국, 중국 등 해외에서 부진한 현대차가 국내에서는 그 마나 살짝 웃을 수 있었습니다.
▲ 신형 그랜저IG
미국에서 전달 된 슬픈소식
이렇게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매일 없고 다녀도 될 정도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는 그랜저가 미국에서는 슬픈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현대차 미국 법인에서는 '그랜저(미국명 AZERA)' 의 단종을 공식 발표 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에서 그랜저의 단종에 대한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나오긴 했지만 막상 이렇게 공식 발표가 되니 섭섭합 마음 감출 길이 없네요.
▲ 미국 현대차 뉴스룸 사이트에 올라온 그랜저(AZERA) 단종 공식 발표
현대차를 대표하는 차종중에 하나인 준대형차 그랜저는 이렇게 미국에서 쓸쓸하게 단종이 되면서 이젠 그 명맥이 끊어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이상의 그랜저는 미국 시장에서 만나 볼 수 없게 된 것 입니다.
▲ 외신도 관심을 보이는 그랜저 단종 소식(출처:carscoops)
추후 다시 부활할 수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 안녕! 그랜저
재미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신형 그랜저가 매달 1만대 돌파라는 대 기록을 만들어내면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데 바다건너 미국에서는 비운의 주인공으로 전락해 버렸으니 말입니다.
그랜저는 한국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차량 입니다. 매번 풀체인지 신형을 출시 할때마다 뜨거운 사랑을 받아왔고 6세대로 거듭한 지금의 그랜저IG 역시 벌써 7개월 연속 1만대 돌파의 기록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기세라면 8개월 연속도 노려 볼 정도 인데,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이런 기록은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랜저 하이브리드
한때 국내 시장에서 고급차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그랜저는 지금은 비록 예전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현대차를 대표하는 럭셔리카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제네시스, 에쿠스가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로 떠나면서 실질적으로 현대차의 기함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 아슬란
물론 그랜저보다 한등급 위인 아슬란이 있긴 하지만 본인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현재 철저하게 소외되고 있는 상태 입니다.
현재 단종 이야기들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어서 실질적으로 그랜저가 현대차를 대표 한다고 보셔도 됩니다.
그랜저의 위치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별 다를게 없습니다.
▲ 현대차 미국 라인업에서 빠지는 그랜저
그랜저 단종, 기함 사라진 미국 현대
미국에서도 역시 그랜저, 에쿠스가 제네시스로 빠져 나가면서 현대차의 대표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질적인 플레그십 모델인데 이렇게 단종으로 마무리가 되면서 이젠 현대차엔 실질적인 기함이 사라져 버리게 되었습니다.
그 밑에 쏘나타가 있긴 하지만 쏘나타를 기함으로 분류하기엔 아무래도 급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는 고급차로 오랜 시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그랜저는 왜 미국에서는 이런 슬프게 그 생을 마감해야 했을까요?
미국서 힘든 시간 보냈던 그랜저
자동차가 단종이 되는 이유는 다른게 없습니다.
시장에서 판매량이 시원치 않고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을때 이런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는데 그랜저 역시 국내와 달리 미국에서 순탄치 못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랜저는 2000년 XG모델로 미국 진출이후 지금까지 17년째 판매가 이어져 오고 있는데 진출하고 2008년 까지만 하더라도 연간 1만대~2만5천대 사이의 판매량을 보여 주는 등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여주었습니다.
▲ 그랜저XG
하지만 2009년 판매량이 갑자기 연간 3천대로 뚝 떨어지는데 어찌보면 이때부터 단종의 서막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 2013년 11,121대가 판매 되면서 반등에 성공 하는가 싶었는데 그 후 다시 하락 하면서 결국에는 판매량을 회복하는데 실패 했습니다.
그랜저는 2016년 4,942대가 판매 되었고 2017년 6월까지 고작 1,792대가 판매 되었을 뿐 입니다.
국내에서 신형 그랜저가 6월에 1만2665대가 판매가 되었는데 미국에서의 그랜저 연간 판매량이 국내 한달 판매량 보다 못한 상황 입니다. (참고로 그랜저는 2016년 국내에서 68,733대가 판매 되었습니다.)
4,942대 vs 68,733대
이 정도의 판매량 차이라면 그랜저도 스스로 단종을 원했을 겁니다.
미국 대형차 2016년 판매량
닷지 차저 95,437대
쉐보레 임팔라 97,006대
닛산 맥시마 62,670대
토요타 아바론 48,080대
현대 그랜저 4,942대
미국 대형차 시장의 경쟁차량의 연간 판매량과 비교해도 그랜저의 판매량은 참혹할 정도로 떨어져 있는 상태 였습니다.
▲ 미국 대형차 모델들, 맨 앞이 임팔라
국내에서 그랜저의 상대가 되지 않은 쉐보레 임팔라는 작년 미국에서 10만대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보였지만 그랜저는 5천대도 팔리지 않았습니다.
사실 5세대 그랜저HG는 국내에서 대박 성공을 거둔 차량이기에 미국에 출시 될때 기대를 했던 것이 사실 입니다. 미국 출시때만 해도 한국 대형차의 자존심을 보여주지 않을까 했는데 이렇게 저조한 판매량을 계속 이어나갈지는 몰랐습니다.
연간 1만대도 팔리지 않는 차량이라면 굳이 끌고 갈 필요는 없습니다. 게다가 기함의 역할을 맡는 차량이 이렇게 부진하면 회사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밖에 없습니다.
동생들을 위해서라도 의미없는 심폐소생술은 그만 하고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 신형 그랜저IG
다만 아쉬운 것은 국내에서 절정의 인기를 달리는 그랜저IG 투입을 한번 해보고 이런 결정을 내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대차 입장에서는 그동안의 경험을 볼 때 국내에서 인기있다고 미국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번 경험을 했기에 깔끔하게 포기를 한 것 같습니다.
중형차 까지는 그래도 한국차가 시장에 통하는 것 같은데 고급차에 속하는 대형차 부분에서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이번 그랜저 단종을 통해서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아쉽게 느껴집니다.
현대차는 그랜저를 단종하는 대신에 앞으로는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살리기에 주력한다는 방침 입니다.
포기할 건 깔끔하게 포기하고 이제 갓 시장에 뛰어든 고급차 제네시스에 더 집중 하겠다는 이야기로, 고급차 시장은 제네시스G90, G80, G70 등으로 만회 하겠다는 전략 입니다.
그랜저는 미국 시장에서 쏘나타, 제네시스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면서 힘든 시절을 보냈는데 이젠 맘 편하게 보내줘야 할 것 같습니다.
당분간 대형차의 공백은 현대차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데 들리는 루머에 따르면 국내에서 아슬란을 단종 시키는 대신에 그 후속 모델을 미국 대형차 시장에 다시 투입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랜저가 아닌 새로운 모델을 투입해서 다시 도전을 하겠다는 것 입니다. 현대차가 아닌 제네시스 브랜드를 달고 나온다는 예측도 있지만 그건 시간이 좀 더 필요하기에 앞으로 현대차를 대표하는 차량은 쏘나타가 될 것 입니다.
국내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쏘나타 뉴라이즈는 7월에 미국 출시가 되는데 부디 단종된 그랜저의 서러움을 달래주고 대박 판매를 기록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요즘 쏘나타도 미국 중형차 전쟁에서 이탈하는 조짐을 보이는 등 현대차 세단이 전반적으로 분위기기 좋지 않은데 여기에 그랜저 단종 소식까지 들리니 여러모로 마음이 좋지는 않네요.
그래도 미국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던 그랜저에게 수고 했다고 마지막 인사말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
by 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