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이어 제네시스 G80, 해외서 짐 싸는 현대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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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에서 반토막, 미국 시장에서 부진, 흔들리는 글로벌 순위 5위 그리고 노조파업까지.. 요즘 현대차의 삶은 고단의 연속 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또 슬픈 소식을 더해야 할 것 같네요. 얼마전 미국 시장에서 그랜저가 단종 된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제네시스 G80 마저 영국에서 퇴출 된다고 합니다.


현대차를 대표하는 두 차종인데, 하나는 미국에서 하나는 유럽에서 짐을 싸야 한다고 하니 현대로서는 마음이 착찹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들리는 소식이 전부다 우울한 이야기들 뿐이니 말입니다.



공교롭게도 해외에서 퇴출 소식을 전한 두 차량은 한국 시장에서 승승장구 하는 인기 모델들 입니다.


그랜저 같은 경우 7개월 연속 1만대 돌파 대기록을 만들어내면서 새로운 신화를 작성중이고, 제네시스 G80 역시 국내 출시 이후 성공적인 판매량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 6세대 그랜저IG


G80 같은 경우 고가의 차량임에도 출시 이후 지금까지 그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데 벌써 올해 6월까지 누적판매량이 2만대가 넘었습니다.


매월 평균 3천대 이상 판매가 된다는 이야기인데 이 정도의 성적이면 정말 대성공이라고 보셔도 무방 합니다.



해외 시장에서는 여전히 뜨뜨미지근한 반응을 얻고 있는 제네시스는 적어도 국내 시장에서는 럭셔리 브랜드 위치를 확고하게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국내에서는 기록적인 판매량을 보이며 잘 나가는 두 차량이 퇴출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두 차량이 짐 싸고 떠나야 하는 굴욕을 경험하게 된 이유는 판매량 부진이 주 요인인데 잘 팔렸다면 이런 퇴출 소식이 나올리 없겠죠?


▲ 5세대 그랜저HG


미국에서 그랜저 철수는 오래전부터 예감되어 왔던 일이었습니다. 쏘나타, 아반떼, 엑센트와 달리 판매량이 영 시원치 않았고 사실상 미국 대형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 였기 때문입니다.


지금 국내 시장에서 생명유지장치를 달고 생명을 아슬 아슬하게 유지하는 아슬란과 비슷한 처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상황이 오래동안 지속 되었고 판매를 계속 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판단아래 현대차 미국법인은 결국 판매 중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 현대차 미국 홈페이지 (아제라, 그랜저 미국명)


아직 미국 현대차 홈페이지에 그랜저의 모습은 보이고 있지만 조만간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추후에 그랜저가 미국 시장에 재 도전을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현재 6세대 그랜저가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다보니 미국 시장에 도전을 해도 통하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생긴다면 그렇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5세대 역시 국내에서는 대성공을 거두었지만 미국에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을 보면 그랜저 자체가 미국 소비자 취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진 차량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랜저로 미국 대형차 시장을 다시 공략 하려면 더욱 충분한 연구와 품질을 갖춘 후에 도전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랜저가 이렇게 미국에서 철수를 선언 했지만 이미 어느정도 예측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충격이 덜했다면, 제네시스 G80 영국 철수 소식은 생각을 전혀 못했기에 약간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이 사실 입니다.


이 소식을 듣고 일반인들은 두가지 이유로 놀랐을 가능성이 큽니다.


1. 제네시스가 영국에서 팔리고 있다는 것에 놀람

2.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G80 이 철수해서 놀람


이렇게 두개의 이유로 놀라움을 느낄 수 있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G80 영국 철수 소식에 그렇게 당황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우리가 모를뿐이지 사실상 예고된 철수 소식이기 때문입니다.



상반기 단 3대만 판매된 제네시스


현대차 영국법인이 G80 판매중단 선언을 발표한 이유는 지독하게 판매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G80은 2015년 영국에 진출 했는데 그 후에 겨우 50대가 팔렸을 뿐 이고 올해 상반기에는 단 3대만 판매가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진출한 G80은 매월 1천대 이상은 꾸준하게 판매가 되고 있는데, 그와 비교하면 거의 판매가 이루어지고 않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네요.


이런 상태로 지금까지 판매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더 놀라운 일입니다.


영국에 진출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이후 별 이야기가 없기에 그냥 그럭 저럭 현상유지는 하고 있구나 했는데 이런 재앙에 가까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 BMW 5시리즈


영국이란 시장이 작은차가 사랑을 받고 럭셔리카는 인기가 없어서 그렇다고 위안을 삼을 수 있지만 그렇지도 못한게 BMW 5시리즈 7,074대,  벤츠 E클래스 12,685대가 상반기에 이렇게 판매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급차라서 인기가 없다는 것은 핑계고 상품성이 영국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에 전혀 도달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와 미국 시장에서는 호평을 받았던 제네시스가 왜 영국에서는 혹평을 받고 충격적인 판매량을 기록할 수 밖에 없었을까요?


찾아보면 몇 가지 원인들이 있습니다.


저가 이미지의 한계


제네시스는 고급차량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그렇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영국이나 유럽 시장에서는 그렇게 인식을 하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습니다.


유럽엔 이미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글로벌 명차들이 대거 포진해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차3사 뿐만 아니라 영국차까지 럭셔리의 본 고장이나 다름 없는 유럽 시장에서 제네시스가 럭셔리카 명함을 내밀기에는 아직 한참 부족한 것이 사실 입니다.


제네시스 보다 훨씬 이전에 고급차 시장에 진출해서 이젠 명차(?)의 반열에 올랐다고 생각하고 있는 렉서스 마저 유럽 시장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렉서스 LS


유럽 럭셔리카 시장은 유럽 브랜드가 장악을 하고 있고, 렉서스, 인피니티, 캐딜락 같은 일본, 미국 럭셔리카 브랜드 마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철옹성 같은 시장을 아시아의 작은 나라 그것도 저렴한 차를 주로 만드는 현대차에서 만든 제네시스가 뚫는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G80 이 아닌 현대 제네시스


그리고 현대차 역시 유럽 시장에서 제네시스를 제대로 판매할 생각은 크게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진입장벽이 높고 후발주자고 쉽게 들어갈 수 없는 시장을 제네시스 브랜드가 아닌 현대차 로고를 달고 도전할 생각을 했으니 말입니다.


▲ 후미에 현대 로고가 달려 있는 제네시스


저도 새롭게 독립한 제네시스 브랜드를 달고 영국에 진출한지 알았는데 여전히 현대차 이름으로 판매가 되고 있었습니다. G80이 아닌 현대 제네시스 이름으로 말이죠.


이런걸 보면 아마도 현대차에서 간보기로 영국 시장에 제네시스를 투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는 미국과 달리 아직 제네시스 브랜드를 유럽에 정식으로 출시를 하지 않았습니다. 2020년 이후 진출할 것으로 예상 되는데 그 전에 테스트 삼아서 출시 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높은 배기량, 낮은 연비, 높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유럽 시장에 제대로 진출을 하고자 한다면 지금과 같은 대배기량 엔진으로 승부를 보기 어렵습니다.


제네시스는 3.8리터 6기통 엔진을 장착하고 있는데 이런 대배기량으로 영국에서 판매 한다는 생각을 한게 처음부터 잘못이었습니다.


▲ 3.8리터 V6 GDI 엔진 장착한 제네시스


최소한 2리터대의 디젤 또는 터보 엔진을 장착한 제네시스 였다면 조금은 이야기가 달라졌을 겁니다. 영국은 미국과 달리 석유값이 높기 때문에 이런 대배기량의 가솔린 차량들은 사랑을 받기 어렵습니다.


제네시스의 낮은 연비는 국내에서도 악명이 높은데 이런 낮은 연비는 영국에서도 혹평을 받고 있습니다.


기름값 높은 나라에서 연비 높은 차량을 판매 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낮은 연비를 상쇄할 만한 다른 개성이 있는 것이 아닌데 말이죠.


영국에서 대형차 보다 소형 디젤차량들이 인기가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데 높은 연비에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적기 때문입니다.



제네시스는 높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낮은 연비, 높은 배기량, 낮은 브랜드 이미지 등 어느것 하나 영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없었습니다.


이미 진출할때 부터 실패는 자명한 결과 였습니다. 그저 현대차 입장에서는 유럽에 제네시스가 진출 했다는 타이틀을 하나 얻고자 하는 이유가 가장 컸을 겁니다.


럭셔리카의 본고장인 유럽에 판매가 되고 있다는 것 만으로 한국이나 미국 시장에서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국 현대차법인에서 제네시스 판매를 중단 하면서 이젠 그런 효과도 거두기 어려워졌습니다. 오히려 유럽 시장에서 실패했다는 타이틀을 얻었을 뿐 입니다.



제네시스가 영국에서 실패한 것을 보면 당분간 제네시스를 유럽에 진출 시키려는 계획은 유보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 라인업에서 유럽시장에서 어필할 만한 차량은 없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나올 제네시스 G70 이나 SUV가 나오면 또 모르겠지만 즈금의 2세대 G80 으로는 유럽에서는 힘들어 보입니다.


3세대 신형 G80이 나온 후에 진출 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 될 것 같습니다. 현재로서는 유럽 럭셔리카와 비교할때 가격이 싸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메리트가 없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인지도 역시 전무한 상황에서 차량의 품질이 그들 보다 뛰어나지 않으면 판매 할 생각을 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랜저에 이어 제네시스 마저 짐을 싸고 떠나는 등 해외서 짐 싸는 현대차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젠 해외서 망해서 짐싸고 국내에 들어오는 차량들 소식 보다는, 국내에서 대 성공을 거두고 짐 싸서 해외 시장을 노크하는 차량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싶습니다.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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