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연속 1만대 돌파 그랜저, 미국 재도전 안될까?
- 자동차/이야기
- 2017. 7. 26. 07:45
여기가 동남아인지 아프리카 인지 모를 정도로 대한민국은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자동차 시장에서도 연일 뜨거운 판매열기를 보이는 차량이 있는데 신형 그랜저가 그렇습니다. 작년 12월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된 이후 8개월 연속 1만대 대기록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6월까지 7개월 연속 1만대를 기록하면서 과연 8개월 연속 신화를 만들어갈까 기대가 컸는데 뜨거운 무더위도 그랜저의 기세를 꺽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 7월 판매량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7월 21일 기준 신형 그랜저는 9,756대가 판매가 되었는데 10일 정도 판매량이 남았다고 할때 1만대 돌파는 사실상 기정사실로 봐도 될 것 같습니다.
▲ 6세대 그랜저IG
대기록 갈아치우는 신형 그랜저
이렇게 신형 그랜저는 침체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놀라운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랜저가 만드는 대기록
8개월 연속 1만대돌파
준대형급 최단기간 10만대 판매
신형 그랜저는 8개월 연속 1만대 돌파외에도 준대형차 최단기간 10만대 판매 기록도 세우게 됩니다.
그동안 이 부분 기록은 5세대 그랜저(HG)가 12개월 10만대 기록이 최고 였는데 6세대가 나오자 마자 바로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 5세대 그랜저(HG)
무려 4개월을 단축 시켰습니다.
8개월 연속 1만대 돌파 기록도 대단한 것이 지금까지 이 부분 최고 기록은 YF쏘나타가 가지고 있습니다.
▲ YF쏘나타
쏘나타가 2009년 10월 부터 2010년 4월까지 세웠던 기록인데 이 기록을 후속 모델인 LF쏘나타 아닌 한 등급 높은 준대형 그랜저가 깨버렸습니다.
신형 그랜저는 지금의 맹활약 덕분에 올해 국내시장에서 베스트셀러 타이틀을 문제없이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72,666대로 자동차 전체 판매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 쏘나타 뉴라이즈
2위인 포터가 54,226대를 기록중이고 3위인 쏘나타가 42,037대인데 현재로는 그랜저의 독주를 저지할 뉴페이스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그랜저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신기원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것도 준중형, 중형도 아닌 준대형급의 비교적 고가에 속하는 차량으로 이렇게 큰 인기를 누리는 것 자체가 신기할 지경 입니다.
미국도 준대형급의 차량이 이렇게 높은 인기를 누리지는 않는데 말이죠.
그랜저는 일단 판매량 상승의 대풍을 만나서 당분간 승승장구 할 것 같은데 다양한 파워트레인 라인업과 택시 모델의 판매량이 더해지면서 거침이 없습니다.
▲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여기에 최근에 더해진 하이브리드 모델이 기대 이상의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 하면서 1만대 돌파에 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국에서 신형 그랜저가 기대 보다 훨씬 높은 대흥행을 하고 있다 보니 한가지 아쉬운 생각이 드는게 있습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그랜저 철수를 준비중입니다.
현대차에서 공식적으로 그랜저 단종을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현대차 미국법인에서는 그랜저(현지명 아제라)를 앞으로 더 이상 미국에서 판매 하지 않겠다는 뉴스를 내보낸 걸 보면 앞으로 철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 출시된지 7개월이 넘은 신형 그랜저지만 미국 현대차 홈페이지에서는 여전히 5세대 그랜저HG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출시될 차 항목에 보이는 않는 신형 그랜저
만약 미국에 판매할 생각이 있었다면 'Futur Vehicles' 항목에 신형 그랜저가 올라왔어야 하는네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판매할 계획이 없다는 것을 의미 합니다.
사실 그랜저의 미국 판매량은 준대형 시장 전체 꼴찌를 차지할 정도로 민망한 상황입니다.
단종을 곧 앞둔 모델이기에 미국 소비자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구매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월 200여대가 팔리는 것도 어쩌면 대단한 판매량이라 할 수 있겠네요.
▲ 현대 아제라(그랜저)
하지만 그렇다고 평소에 더 많이 팔린 건 아니고 작년 6월 판매량과 비교를 해보면 100대정도 더 팔리는 수준이었습니다.
단종 결정을 하나 안 하나 판매량의 변화가 크지 않은데 그렇기 때문에 현대차가 과감하게 단종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한국 시장에서 준대형차가 이렇게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라고 했는데, 아마도 미국 소비자들이 한국에서 그랜저가 8개월 연속 1만대의 대기록을 달성 했다고 하면 깜짝 놀랄 겁니다.
미국 준대형차 시장을 보면 총 10개 차종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그 중에 1위를 달리는 모델의 판매량이 6천대정도 합니다.
▲ 미국 대형차 1위 모델, 닷지 차저
6월 판매량 기준으로 보면 닷지(Dodge) 차저(charger)가 6,379대가 판매 되면 1위를 기록중인데 6월까지 누적판매량이 43,153대 입니다.
한국 미국 준대형 1위 판매량 비교
1위 현대 그랜저 12,665대, 누적 72,666대
1위 닷지 차저 6,379대. 누적 43,153대
*그랜저(HG) 241대. 누적 1,792대
한국과 미국 자동차 시장 규모는 하늘과 땅 차이로 비교 자체가 어려운데 준대형 시장만 한정해서 보면 한국이 이상할 정도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땅덩어리가 어마하게 큰 미국보다 좁디 좁은 한국에서 대형차가 더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 닷지 차저 SRT
미국 1위 차량인 닷지 차저도 신형 그랜저 판매량의 반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물론 누적판매량도 3만대 가량 뒤져있습니다.
폭발적인 인기 그랜저, 미국 시장 재도전 안될까?
이렇게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중인 그랜저를 미국에서 5세대를 끝으로 작별을 고한다는 것이 아쉬운게 사실 입니다. 그러다보니 욕심이 슬금 슬금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도전을 해서 한국차는 대형차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속설을 깨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는 것이 사실 입니다.
그동안 현대기아차 중에서 미국에서 출시한 준대형급 이상의 차량들은 모두 실패를 경험한 바 있습니다.
▲ 기아 카덴자(K7)
그랜저(아제라), K7(카덴자), 에쿠스(단종), K9(K900) 등 전부 다 죽을 쑤고 있고 그랜저 뿐만 아니라 비교적 최근에 미국에 진출한 신형 K7 마저 6월 판매량이 500대에 불과하고 K9은 58대가 팔렸을 뿐 입니다.
그나마 유일하게 1천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차량은 제네시스가 유일합니다.
이렇게 한국차의 미국 대형차 도전기는 참혹했는데 현대차를 대표하는 그랜저가 결국 철수를 결정 하면서 그 마무리도 결국은 아픈 기억으로남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서 잘 나가는 6세대로 한번만 더 마지막 도전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5세대 보다 모든 것에서 개선이 되었고 상품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 신형 그랜저
그리고 5세대까지의 그랜저를 보면 디자인이 미국 취향이 아닌 점도 실패의 요인중에 하나였는데, 이번 6세대는 좀 더 스포티한 외형으로 미국에서도 먹힐 가능성이 있습니다.
▲ 제네시스 G80
더구나 미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제네시스(G80)의 외형을 많이 닮았기에 역시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하나 의도적인 건지 모르겠지만 신형 그랜저의 외형은 미국 대형차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닷지 차저'와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 닷지 차저 후미
후미 같은 경우 거의 100% 흡사할 정도로 똑 닮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비슷한 디자인으로 사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오히려 너무 똑 같은 후미 디자인을 하고 있기에 출시 가능성은 더욱 낮아 보입니다.
▲ 신형 그랜저 후미
대놓고 배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이런 디자인으로 미국에서 진출한다면 '닷지 차저' 짝퉁차라는 오명으로 더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더욱 크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랜저 6세대로 재도전을 한다고 해도 한국에서 판매되는 디자인에서 변화를 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후미 부분은 더더욱 말이죠.
현재 미국 시장에서 그랜저의 빈자리에 대한 이야기는 어려가지가 나오고 있는데 그중에 하나는 아슬란 투입설 입니다.
국내에서 사실상 실패한 아슬란을 단종 시키고 후속 모델(UG)을 한국이 아닌 미국에 대뷔시킨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 현대 아슬란
지금의 그랜저로는 미국 공략이 어렵기 때문에 그 보다 고급성을 가미한 아슬란을 그랜저 대신에 투입한다는 설이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설 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는 그랜저는 확실히 정리하고 앞으로 나올 제네시스 G70에 현대차에 모든 역량을 집중을 한다는 설 입니다.
현대차는 현재 제네시스 키우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제네시스와 겹치는 차량은 최대한 정리하고 오직 제네시스만 키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분간은 G70과 판매 간섭이 일어날 수 있는 그랜저에는 신경 쓸 여력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미국 대형차 시장의 판매량이 갈수록 둔화되고 있기에 그랜저 재도전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GM 같은 경우도 비교적 판매량이 잘 유지되고 있는 임팔라의 생산 중단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임팔라는 2016년 미국 대형차 시장에서 56,390대가 판매되면서 1위를 차지했던 모델인데 최근에 임팔라를 포함한 6개 차종의 생산중단 검토 소식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비록 올해 성적이 작년과 비교할때 급락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생산 중단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대형차 시장을 바라보는 자동차 회사의 시선이 어떻다는 것을 대략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GM은 나날이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대형차는 단종 시키고 향후 4년 이내에 차량의 라인업의 90%를 픽업트럭과 SUV 모델로 대체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잘나가던 임팔라의 생산중단까지 나오는 마당에 빌빌 대는 판매량을 기록중인 그랜저의 미국 철수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 아닌가 생각 됩니다.
그 역량을 고급차인 제네시스에 집중 하는 것이 선택과 집중 측면에서는 더 효율적이라 할 수 있겠네요.
▲ 쉐보레 임팔라
국내에서 놀라운 대기록을 만들어내는 신형 그랜저를 볼 때마다 이대로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이 아쉬운 마음이 드는건 사실 이지만, 미국 자동차의 흐름이 이러하니 이젠 그랜저는 정말 놓아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by 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