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점화 한국GM 철수설, 무거운 트래버스 어깨
- 자동차/이야기
- 2017. 10. 24. 08:52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을 대신해 한국에 온 카허 카젬 신임 사장이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 곤욕을 치룬 것 같습니다. 국내에 부임하지 마자 국회에 불려나가 국회의원들에게 질문세례를 받았으니 말입니다.
사실 그 자리 자체가 불편한 곳인데 게다가 질문 또한 한국GM 철수설에 대해서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기 때문입니다. '내가 왜 한국까지 와서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찰을 질문 받는 내내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올해들어 한국GM 철수설에 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제기 되었고 철수(?) 전문가 카허 카젬 사장이 부임 하면서 철수설은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었습니다.
게다가 이젠 쌍용차에도 밀리면서 4위로 내려앉은 상태라 철수설은 점점 현실이 되어가는 분위기 입니다.
그래서 뭔가 확실한 답을 찾고 있었는데 국정감사에 참석한 카젬 사장의 발언을 통해서 그 진의를 확인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 국감에서 발언하는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그런데 이번 발언을 통해서 한국GM 철수설에 대한 의혹은 더 증폭될 것으로 보입니다.
카젬 사장이 국회의원들이 거듭된 한국GM 철수설 질문에 'NO' 라는 깔끔한 답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정말 철수 생각이 없다면 그런 일은 없으니 걱정 마라는 의견을 내놓을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저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인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 했을 뿐입니다.
제가 볼때 국내 시장 상황을 보면서 앞으로 철수할지 말지를 결정할 것 같습니다.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기에 한국GM 철수설의 불길은 꺼지지 않고 앞으로 더욱 활활 탈 가능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요즘 한국GM 철수설 때문에 고객들의 이탈이 빨라지고 있다고 일선 영업사원들의 걱정이 큰데 이런 부분이 9월 한국GM의 판매량에도 영양을 끼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언제 떠날지 모르는 회사의 차량을 구매한다는 것이 솔직히 꺼림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국감에서 그런 꺼림직함을 털어 버렸다면 판매에 도움이 될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 못했기에 앞으로 판매를 하는데 있어서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한국GM은 최근 3년간 2조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계속되는 판매량 부진과 적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노조는 여전히 임금인상을 요구하면 파업을 벌이고 있는 등 자중지란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철수설의 마지노선 역할을 했던 산업은행의 한국GM 지분 매각 거부권도 최근 만료 되면서 이젠 철수설을 막을 방어막이 사실상 사라진 상태 입니다.
▲ 쌍용 티볼리 에어
이제 회사가 살아남고 철수설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쌍용차의 티볼리 같은 영웅같은 차량이 하나 나와서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 시키는 방도 뿐 이 없습니다.
불행이도 지금 판매되고 있는 차량 중에서는 그런 영웅의 역할을 할 차량은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올 초 그런 역할을 해줄거라고 굳게 믿었던 신형 크루즈가 처참히 무너 지면서 이젠 올해 흥행 카드는 사실상 사라진 상태 입니다.
▲ 신형 크루즈
한국GM에겐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내년에도 올해와 똑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내 후년에는 철수설 준비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네요. 정말 철수를 하던가 아니면 상하이GM에 회사를 넘기든지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에 출시 될 신차의 역할은 이젠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중요해졌습니다.
그래도 다행인게 내년에는 그래도 경쟁력 있는 신차가 출시되기 때문에 한번 도박을 걸어볼만한 가치가 있다는데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나온 신형 크루즈 역시도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델이라 국내에서도 기대를 했지만 망한 전력이 있기에 섣불리 장담할 순 없습니다.
▲ 에퀴녹스
▲ 트래버스
내년에 등장하는 신형 크루즈 디젤 모델에 대한 기대감도 조금은 있지만 사실상 메인 이벤트는 '에퀴녹스', '트래버스'의 출시 입니다.
작년부터 국내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모았던 두 차량은 내년에 국내 출시가 전격 결정 되면서 한국GM 철수설을 막을 구원자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두 차량을 동시 투입한다는 전략을 세운걸 보면 GM도 이제 사실상 마지막 승부를 띄운 것 같네요.
특히 트래버스 투입까지 생각한 걸 보면 GM도 아직 한국 시장에 대한 미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는 에퀴녹스만 투입하려고 했다가 이것 가지고는 늪에 빠진 한국GM을 구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경쟁력 있는 두 차종을 전격 투입 결정을 하면서 내년에는 충분히 반전을 기대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만약 지금의 라인업으로 내년도 그대로 간다고 했으면 아무런 희망도 없었을텐데 말입니다.
새롭게 출시될 두 차량은 철수라는 늪에서 허우적대는 한국GM을 구출할 수 있을까요?
불안한 요소도 있지만 그래도 차량 자체가 잘 나왔기에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습니다. 마케팅과 가격 정책 그리고 물량 공급만 제때 이루어진다면 대박을 칠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특히 큰 기대를 하고 있는 모델은 대형SUV 트래버스 입니다.
에퀴녹스가 경쟁하는 중형SUV시장과 달리 대형SUV 시장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SUV 크기가 점점 커지는 추세라서 트래버스는 대형뿐만 아니라 중형 시장의 파이까지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직수입하는 100% 수입차라 수입차 영역까지 넘볼 수 있습니다.
▲ 포드 익스플로러
특히 국내 수입SUV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포드 익스플로러가 트래버스의 국내 진출에 상당히 긴장을 할 것 같습니다.
익스플로러보다 더 큰 차체를 가지고 있고 성능 또한 더 우수한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트래버스는 9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해서 6단을 장착한 익스플로러보다 연비가 더 우수하고 덩치는 크지만 익스플로러 보다 몸무게는 더 가볍습니다.
▲ 8인승 트래버스
그리고 최대 8명까지 탑승 가능하다는 것도 큰 장점 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국내 미니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카니발도 긴장을 하고 있는 상태 입니다.
에퀴녹스가 소형/중형의 영역만 커버하는 것과 달리 트래버스는 상당히 많은 영역을 커버하고 있기 때문에 기대가 상당히 큽니다.
정말 가족이 많고 캠핑을 좋아하고 큰차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꿈의 차량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너무 큰 것이 부담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좁은 한국 주차장에서 주차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트래버스는 새롭게 출시된 2세대 신형 모델이라 디자인과 성능의 개선이 모두 이루어졌기에 기대가 큽니다.
또한 한국GM에서 처음으로 국내에 도입하는 대형SUV 모델이라 과연 어떤 반응을 보여줄지도 상당히 궁금합니다.
트래버스는 프리미엄 모델으로 가격도 비쌀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티볼리 같은 폭발적인 판매량을 만들어낼 순 없겠지만 반전 분위기를 만들어 줄 카드로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트래버스가 성공하게 되면 그 영향이 에퀴녹스로 이어지고 그 뒤를 이어 말리부, 크루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이 두녀석이 성공을 하게 되면 한국GM 철수설도 당분간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수입하는 방식으로 가겠지만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이 된다면 국내 생산으로 전환될 희망도 가질 수 있습니다.
▲ 콜로라도
그럼 그 뒤를 이어서 콜로라도 같은 중형픽업트럭도 국내에 들여올 가능성도 있겠네요.
에퀴녹스, 트래버스는 이렇게 한국GM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부디 이 녀석들이 제 역할을 200% 다해서 한국GM의 철수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GM이 철수하게 되면 소비자들에게 득 될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부디 힘을 내서 앞으로도 쭉 현대차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by 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