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2월, 빼앗긴 한국GM 빼앗은 쌍용차
- 자동차/이야기
- 2018. 3. 3. 06:21
지난 2월 국내 자동차 시장은 정말 여러 부분에서 상당히 시끄러웠던 것 같습니다. 마치 폭풍이 휘몰아친것 같은 느낌인데 다양한 신차 출시에 이어서 한국GM의 철수설 등 연초부터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판매량 역시 여러가지 놀라움을 안겨 줄 것이란 예측이 있었던 것이 사실 입니다. 어제(2일)공개된 2018년 2월 자동차 판매량을 보니 역시 예상했던대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제가 주목했던 2월의 가장 큰 변화는 몰락하는 한국GM과 떠오르는 쌍용차인데 공개된 판매량에서 이런 부분이 극명하게 연출이 되었습니다.
제목에서 말한대로 한국GM은 폭망했고 쌍용차는 3위의 새로운 주인으로 올라서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키지 못한 한국GM
예상했던대로 한국GM은 3위 자리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1월까지만 해도 3위 자리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람앞에 등불 같은 참혹한 신세라 렉스턴 스포츠를 앞세운 쌍용차의 바람에 힘 없이 꺼질 것이라 전망 했는데.. 역시는 역시 였습니다.
촛불은 힘 없이 꺼졌고 3위 자리의 새로운 패자로 쌍용차가 등극 했습니다.
작년에 쌍용차가 한달 천하로 3위 자리를 짧게 유지한적이 있는데 2월의 3위는 짧게 가지 않고 길~게 가져갈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한국GM이 지금의 흐트러진 전열을 빠르게 재정비하지 못한다면 말이죠.
2월 판매량 (전월대비)
쌍용 7,070대 (-7.9%)
한국GM 5,804대 (-26.0%)
르노삼성 5,353대( -16.4%)
두 회사의 2월 판매량을 보면 1200대 가량 차이로 쌍용차가 한국GM을 넘어 섰습니다.
한국GM은 전월 대비 -26%, 작년 동월대비 무려 -48.3% 하락하면서 그대로 무너졌고 이젠 꼴찌 르노삼성에게도 추격 당하는 서글픈 신세가 되었습니다.
▲ 직견탄 맞은 크루즈
전월 대비 전차종이 모두 하락을 했습니다.
특히 판매량 하락이 가장 큰 차량은 군산공장 폐쇄로 직격탄을 맞은 크루즈 였습니다.
크루즈는 2월 234대가 판매가 되었는데 전월 대비(487대) 무려 52.0% 하락 하면서 사실상 단종을 위한 서막을 올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남아있는 재고 처리를 위한 폭탄할인이 준비되지 않는 한 크루즈의 판매량 반등은 기대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GM 주용차량 판매량 (전월대비)
스파크 2,399대 (-28.3%)
말리부 1,161대 (-21.3%)
트랙스 7,39대 (-25.1%)
크루즈 234대 (-52.0%)
그동안 한국GM 판매량을 그나마 이끌어오던 스파크, 말리부, 트랙스 모두 한국GM 철수설 여파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모하면서 여지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 말리부
언론에서 연일 비중있게 한국GM 사태를 다루는 등 철수설로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소비자들의 신뢰가 이미 떠난 상황에서 판매량 상승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욕심일 수 있겠습니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3월 판매량에서는 르노삼성에 덜미를 잡혀 꼴찌로 내려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 에퀴녹스
게다가 3월에 출시될 거라 예상했던 신차 에퀴녹스의 출시일도 6월 이후로 연기 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이젠 무너지는 한국GM 판매량을 막을 차량은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더욱 최악인것은 회사는 지금 노사가 서로 강대강 대치를 하며 자기 주장만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라 비전도 보이지 않습니다.
한국GM의 현 상황을 보면 한자성어 '속수무책 [束手無策]'이 저절로 떠오릅니다.
'손이 묶여 어떠한 계책도 세울 수 없는 상태'를 말하는데 정말 한국GM의 지금의 상황과 너무 잘 맞는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빼앗은 쌍용차
한동안 빼앗기기만 하며 굴욕적인 모습을 보이던 쌍용차가 이젠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이며 뺏는쪽에 서있습니다.
르노삼성을 격파하고 4위 자리를 꽤차더니 이젠 3위 터주대감인 한국GM 마저 잡고 3위에 등극을 했습니다.
이번 3위는 작년에 보여주었던 일시적인 것이 아닌 장기집권 태세를 갖추고 있기에 더욱 흥미롭다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쌍용차는 여러면에서 잘되는 집안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지막 희망으로 내 놓은 티볼리가 초대박 행진을 벌이면서 부활에 성공하며 힘을 비축한 쌍용차는 그 이후 내놓은 신차들이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면서 자동차 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올랐습니다.
▲ 티볼리
만약 한국GM이 노사가 화합하고 적절한 시기에 신차를 선보였다면 지금도 언감생심 3위 자리를 노리기 힘들었겠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했습니다.
분열되고 무능한 한국GM은 약해졌고 강해진 쌍용차는 별 어려움이 없이 3위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2월 쌍용차는 7,070대가 판매가 되었는데 전월보다 판매량은 -7.9%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한국GM이 워낙 크게 하락했기에 이 정도의 판매량으로도 3위 자리를 어렵지 않게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쌍용차 판매량
티볼리 2756대 (-11.6%)
G4 렉스턴 1127대 (-16.6%)
렉스턴 스포츠 2640대 (+0.9%)
지금까지 티볼리의 선전으로 극적으로 버텨오던 쌍용차는 G4 렉스턴으로 잠시 한숨을 돌리다가 올해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가 드라마틱하게 성공 하면서 부활의 상승세를 계속해서 이어올 수 있습니다.
▲ G4 렉스턴
정말 국내에서 생소한 픽업트럭으로 이 정도의 성과를 만들어낸걸 보면 쌍용차가 확실히 승부사 기질이 있는 것 같습니다.
티볼리도 그렇고 이번 렉스턴 스포츠도 상당히 도박에 가까운 승부였는데 연속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 말입니다.
▲ 렉스턴 스포츠
개인적으로 볼 때 국내 완성차 5개사 중에서 쌍용차가 가장 도전적이고 승부사 기질이 있다고 생각 합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쌍용차가 이런 모습을 만들어낼지는 사실 예상을 하지 못했습니다.
내수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는 현대차는 픽업트럭 부분에서 여전히 심사숙고 하며 갈피를 못 잡는 사이에 쌍용차는 과감하게 또 하나의 픽업모델을 출시하는 등 상당히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GM, 마힌드라 로고
아무래도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전폭적인 지지 때문이었을까요?
같은 외국계 기업인 GM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한국GM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코란도 스포츠에 이어서 렉스턴 스포츠가 초반 흥행에 성공하면서 쌍용차의 라인업들은 더욱 탄탄해졌습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독점의 위치를 누리고 있는 렉스턴 스포츠의 흥행 여부에 따라서 쌍용차 앞날의 색을 결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월 자동차 시장은 예상한 듯이 상당히 쇼킹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여파는 예상대로 강력했고 그런 빈틈을 노리고 쌍용차는 파고들었습니다.
▲ 트래버스
3위 한국GM이 무너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다만 아쉬운 것이 서로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이뤄진 자리 바꿈이 아닌 한쪽이 그냥 무너지면서 어부지리로 올라선 상황이라 다소 김이 빠지는 승부 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GM이 현대기아차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아주기를 기대했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런 기대를 이젠 쌍용차에게 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완성차 5개사가 모두 힘을 내서 멋진 승부를 펼쳤으면 좋겠는데 현대, 기아, 쌍용차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안따 깝네요.
한국GM도 지금의 난관을 빨리 극복하고 지옥에서 부활한 쌍용차가 그랬던 것 처럼 화려하게 부활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르노삼성 역시 요즘 신차 부재로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있는데 클리오 투입으로 다시 한번 예전 강했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by 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