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임' 일본 재난영화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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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영화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재난영화나 의학관련 영화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간만에 만나보게된 정말 일어날것만 같은 재난영화인 '블레임:인류멸망 2011' 를 시사회를 통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이 영화의 포스터를 보았을때 들었던 생각은 일본 만화인 '블레임'이었습니다. 실제로 영화를 보고 나니까 이 만화와는 전혀 별개의 스토리더군요. 그래도 암울하고 우울한 내용은 닮았습니다. 블레임의 주 내용을 영화보기전에 잠깐 확인해 보니까 바이러스로 인한 인류멸망에 관한 내용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바이러스로 인한 재난 영화는 헐리우드에서 많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저의 머리속에 기억이 남는 영화는 더스틴 호프만이 출연했던 '아붓브레이크'가 있습니다. 한때 에볼라 바이러스가 인류의 재앙이 된다는 이야기들이 있었고 그런 사람들의 공포를 자극해서 만든 영화였죠. 아프리카 오지에서 찾아온 에볼라 바이러스가 무서운 속도로 미국에서 퍼지면서 수 많은 사람들이 죽고 결국은 극적으로 백신을 발견하면서 인류가 바이러스로부터 구출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금 기억하기로는 이 영화는 상당히 잘 만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의 원작 소설을 구입해서 읽기까지 했으니 말이죠. 그리고 최근에 본 윌 스미스의 "나는 전설이다"도 생각이 나는군요. 그 동안 헐리우드에서 보여준 재난 영화는 B급 영화가 이닌이상 어느정도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바이러스 영화의 진수를 보여준 영화 '아웃브레이크'


제가 바이러스나 의학관련 스릴러를 좋아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재난영화인 '블레임:인류멸망2011' 은 놓칠 수 없는 영화였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소설의 저자가 '아웃브레이크'의 원작을 만든 로빈쿡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 중에 한명이기도 합니다. ^^ 


                                           일본이 만든 바이러스 재난 영화는 어떤 모습을 보여 줄까요?

 
                       필리핀의 시골마을에서 방역작업 장면을 보여주면서 시작하는 영화 '블레임'

그런 의미에서 헐리우드가 아닌 아시아권 그중에서는 늘 재난과 재앙에 대해서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일본이 그리는 재난영화는 어떨까 하는 궁금중이 있었습니다. 일본 만화를 통해서 일본인이 생각하는 다양한 재난 재앙의 모습들을 알 수 있었는데 역시 뛰어난 일본 만화답계 언제나 알찬내용과 스릴넘치는 긴장감을 전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이번에 보게된 '블레임'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정도는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헐리우드가 보여준 품질의 기대감은 가지지 않았습니다. 기대치를 그렇게 크게 두지 않았다는 거죠. 아무래도 헐리우드와 비교를 한다는것은 모든면에서 비헐리우드 영화는 아직 무리가 있기 때문이죠.

영화 시작 시간부터 20분 이상이나 늦게 시작하면서 관람객들에게 음산한 분위기를 전해주었고 발부터 시려오는 한겨울의 오한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종로에 위치한 서울극장의 분위기는 재난영화를 보기에는 정말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ㅋ 이미 초반부터 '블레임'의 우울한 분위기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초반부터 필리핀의 한 시골마을에서 대규모 작전을 보여 주면서 뭔가 기대감을 안겨주고 시작합니다. 바이러스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우주복과 같은 옷을 입고 있는 연구원들이 주민들을 격리시키는 모습에서 재난영화의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화면은 일본의 병원을 보여줍니다. 젊은 부부의 증상을 그냥 흔히 보는 감기증상으로 진단하는 츠마부키 사토시의 오판으로부타 일본 아니 전세계 대재앙의 운명은 시작됩니다. 사실 천재적인 의사가 진단을 했다면 초반에 이 환자들을 바로 격리 시켰으면 바이러스가 멈추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영화를 마지막까지 지켜보면 이미 그 시점에서는 바이러스는 이곳 저곳에 퍼진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  '눈물이 주룩주룩'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사토시라도 별수가 없었던 것 입니다. 사토시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퍼진 바이러스는 병원의 환자들과 의료진을 감염시키고 점점 사방으로 퍼져나갑니다. 그러면서 사토시와 관련자들이 조류독감도 아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신의 저주같은 바이러스인 블레임의 백신을 찾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내용들이 영화의 주 입니다.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들

영화를 몰입하는데는 우선 스토리가 탄탄해야 합니다. 스토리가 지루하고 톱니바퀴처럼 탁탁 맞물리지 못한다면 관객들은 금방 집중력을 잃게 됩니다. 블레임은 초반에만 해도 필리핀에서의 시골 장면에서 방역작업을 시작하는 장면을 보여 줌으로서 헐리우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난영화의 모습들을 보여 줍니다. 그러면서 어느정도의 기대감을 안겨주었지만 그 이후의 스토리들은 상당히 진부함을 보여주고 있고 영화 몰입의 방해를 주고 있습니다.

탄탄하지 않는 스토리

재난영화는 우선 관객들이 긴장감과 공포를 느껴야 하지만 '블레임'은 이런 긴장감을 관객들에게 전해주는데 실패를 했다고 봅니다. 저도 보면서 블레임이란 가공할 바이러스를 보면서 사람들이 죽고 도시가 패허가 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자막이 나오면서 도시의 모습들을 보여주는데 그럴때 나오는 도시의 모습을 보면 완전히 인류가 멸망할 것 같은 분위기를 전해주지만 바로 보여지는 병원의 모습이라든가 일반 가정의 모습을 보면 두가지 모습이 너무 따로 논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헐리우드처럼 돈이 없어서 그런지 페허가 된 도시의 모습만 보여주고 현실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은 별로 재난의 모습은 느껴지지가 않았습니다. 이러니 아무리 자막에서 몇천명이 죽었고 도쿄의 풍경은 좀비들만 나올것 같은 페허의 이미지를 보여 주어도 관객들은 전혀 공포를 느끼지 못하는 것 입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관객들은 별로 대단하지도 않은 모습에서 실소와 폭소를 토해내며 극장의 분위기를 완전히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저도 보면서 이게 재난 영화인지 뭔지를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퍼지는 관객의 폭소는 더 영화에 집중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공포영화를 보면서 나오는 웃음들은 관객들이 전혀 긴장감과 공포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사실 그렇게 웃어야 되는 상황이 아닌데고 불구하고 웃음소리를 들으면서 관객들은 이미 이 영화에서 어떤 재난영화의 틀을 발견하기를 포기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상으로 보여주는 토쿄의 풍경은 거의 핵폭탄을 맞고 난 후의 모습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별로 큰 재앙은 있는 것 같지 않은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이런 영상과 내용이 뭔가 조화스럽지 않은 모습이랄까요?  그리고 사진에 보이는 삼성의 로고가 눈에 띄는군요.

관객들에게 외면 받는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

어울리지 않은 내용중에 나오는 주인공 남녀의 로맨스도 관객들에게는 이미 코미디가 되어버린 상황이고 여 주인공이 죽어버리는 상황속에서도 여전히 여기저기서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로맨스를 적절하게 잘 조화를 시켰다면 이런 부분이 어느정도 영화에서 다른 힘을 줄 수 있었는데 오히려 뜬금없는 로맨스는 영화의 집중을 더 방해하고 있습니다. 감성적인 로맨스 영화에 특히 강점을 보여주는 일본영화가 '블레임' 에서는 전혀 그 런 모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개념없는 천사표 의사를 연기한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 분


                                    세계보건기구(WHO) 메디컬 담당자 고바야시 에이코(단 레이 분)

연인사이인 세계보건기구(WHO) 메디컬 담당자 고바야시 에이코(단 레이 분)와  평범한 의사 마츠오카 츠요시(츠마부키 사토시 분) 의 로맨스는 관객들의 호응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웠던 등장인물들의 행동

영화에서 나오는 이 바이러스를 퍼트린 장본인인 일본인 의사가 등장하는데 그 일본인이 블레임 바이러스를 일본에 퍼트린 사람입니다. 이 영화의 키포인트를 쥐고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데 사실 보면 아무런 도움도 안되고 있습니다. 그 의사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게 이 무서운 바이러스에 감염된체 이름모를 섬나라에 있다가 일본에 입국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중에 그 사람이 남긴 연구수첩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나 때문에 이 무서운 바이러스가 일본에 전해진게 아닌가 두렵다..' 이 대사 자체가 코미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바이러스의 무서움을 이미 알고있고 엄청나게 빠르게 감염이 된다는 걸 알면서 일본에 입국을 하고나서 딸과 사위(영화 처음시작하자 마자 감기에 걸린 사람으로 등장하고 곧 사망)를 감염시키고 돌연 사라집니다. 그리고 다시 자기가 봉사하던 오지의 섬나라에 가서 바이러스로 결국은 숨지게 됩니다. 그리고는 어느 구석진 곳에 연구수첩을 남겨놓고 이렇게 적어놓습니다. "이 연구수첩을 발견한 사람에게 이 바이러스의 무서움을 알려주려고 한다" (사실 잊어버려서 정확하게 어떤 대사를 했는지 모르겠는데 아마 이런 내용인걸로 기억합니다.) 정말 이 부분도 코미디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정말 유엔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는 거의 아무도 모르는 오지 섬나라에서 죽어 가면서 이 수첩을 발견할 사람을 기다린다는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봅니다. 그렇게 무서운 바이러스의 정체를 알고 일본에 다 전파시키고 나서 한다는 소리가 그런 말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나쁜 의사도 아니고 인류를 위해서 섬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의료봉사를 하는 의사가 할 행동과는 너무 동떨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이 일본의사가 영화에서 블레임 그 자체가 아닌가 합니다. 이사람이 대처만 잘 했다면 이런 재앙은 일어나지 않았겠죠.

또 하나 이해할 수 없는게 영화 초반에 필리핀의 시골 마을에서 바이러스 방역작업을 할때 그 마을사람들 중에서 한명이 그 지역을 벗어 나면서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모습들을 분명히 보여주는데 정작 바이러스는 뜬금없이 필리핀이 아닌 먼나라 일본에서 걸린다는 설정도 전혀 앞뒤가 맞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한 개념상실 일본인의사의 딸부부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재앙이 시작되는데 가벼운 감기로 진단한 병이 바이러스로 판명되면서 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딸은 방역팀에서 수 차례 외국에서 온 사람들과 접촉한적이 있냐는 질문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모로쇠로 일관을 하고 옆에서 지켜보던 사토시는 너무 환자를 다그치지 말라며 전혀 상황에 맞지 않는 젠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긴박한 상황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야 하는건지.. 사토시는 영화에서 한마디로 천사표 의사로 나오지만 정말 무능하기 그지 없다는 생각을 하고있습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말도 안하고 도망쳐 버린 딸을 찾고 나서 딸은 그제서야 의사 아버지의 이야기를 남녀주인공에게 들려줍니다. 한마디로 부녀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으로 인해 이미 일본은 사망자가 산을 이루면서 인류멸망의 단계에 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그 와중에도 천사표 의사인 사토시는 그런 어려운 말을 지금이라고 해주어서 감사하다며 딸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헐리우도 영화였으면 이 이야기를 듣고 주인공 남녀 둘중에 하나는 분명히 분노의 주먹과 하이킥을 날리거나 신나게 욕을 하고 있었을텐데 말이죠. 영화가 이쯤되니까 저도 일본은 블레임 바이러스로 빨리 망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기가 힘들었스니다.

신선했던 엔딩장면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아니었다.

그래도 이런 여러가지 이해가 가지 않는 스토리를 보여준다 해도 결말은 어떻게 나나 하는 기대는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류의 바이러스 영화는 대충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는 알고 있기 때문이죠. 이런 바이러스 영화는 극적인 백신의 발견으로 사태를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블레임'은  제가 경험하지 못하고 예측하지 못했던 전혀 뜻밖의 엔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년에 적벽대전1의 엔딩장면을 보면서 울분을 참지 못했던 적이 있었는데 블레임은 그런 엔딩정도는 아주 가볍게 제압하더군요. 만약 잘 짜여진 헐리우드 재난영화에서 블레임이 보여준 엔딩장면을 보여 주었다면 정말 신선한 시도라고 감동을 할 수 있었는데 블레임의 엔딩은 자동적인 폭소를 품어내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정말 마지막에는 모든 관람객들이 모두 한마음이 되어서 즐겁게 웃는 모습들을 보니 마음이 흐믓해지더군요.^^;


'눈물이 주룩 주룩'에서 보여주었던 츠마부키 사토시의 좋은 모습 때문에 은근히 기대를 했는데 아마도 영화 선택을 잘못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촬영을 마치고 나서 사토시가 이렇게 코를 막고 숨어서 울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아직은 갈길이 먼 일본의 아니 아시아의 재난 영화

영화를 보기 전에 기대했더 일본의 재난영화는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은 실망감을 저에게 안겨주었습니다. 그래도 일본이 재난영화를 자주 만들어 온걸로 아는데 이번에는 일본만의 공포의 대상인 지진인 아니 모든 사람들이 공포를 가지고 있는 미지의 바이러스로 시도를 해보았지만 아직은 좀 무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용과 영상 모든것에서 부족한 부분들이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지더군요. 제가 그나마 좋게 보고 있는 츠마부키 사토시가 왜 출연을 했는지에 대한 아쉬움만 남더군요.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마자 자리를 박차고 출입구를 찾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면서 블레임은 저에게 어떤 영화였는지를 대충은 파악을 할 수 있을겁니다. 블레임:일뷰멸망 2011 은 일본에서 야심차게 만들기는 했지만 일본인들이 지구를 구하기에는 좀 힘에 부치지 않았나 합니다. 미국에서 만들었으면 분명히 인류를 위기에서 구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일본인들의 지나친 겸손함이라고나 할까요? 일본이 인류의 재앙을 막아 주었다고 자국의 영화에서 말한다고 해도 누가 뭐라고 시비를 걸 사람은 아무도 없을텐데 말이죠. 정말 인류의 재앙은 블레임 바이러스가 일본에서 시작된게 아니었나 합니다. 이 영화를 간단하게 평가하자면 헐리우드 B급이나 C급 재난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 그래도 이렇게 어려운 분야의 영화에 도전했다는 그 사실은 크게 보고 싶네요.  이렇게 여러번 만들다 보면 나중에는 헐리우드급의 재난 영화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

( 참고로 영화에 대한 내용의 평가는 저의 주관적인 면이 강하게 적용된 면이 있습니다. 제가 재미없게 보았다고 해서 다른분도 재미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 영화를 시사회에서 보고 재미있게 보았다고 하시는분들도 계시니까 말이죠. 어디까지나 그냥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영화는 실제로 봐야지만 평가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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