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위에서 파일럿을 꿈꾸는가? BMW 528i se(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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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528i SE을 전투기를 꿈꾸는 차라고 소개했는데 그렇게 되면 그 안에 운전석에 탑승하는 사람은 자동적으로 파일럿이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형상이지만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여러가지 기능과 디자인 DNA는 하늘을 날고 싶은 본능을 숨기고 있는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주로 국산차만 시승하고 그랬기 때문에(제가 서민이다보니ㅋ) BMW 같은 럭셔리 차량을 시승할 기회는 무척 드물었고 당연히 수입차에 대한 운전경력도 부족합니다. 늘 남이 작성하는 수입차 시승기를 보면서 실내의 모습도 살펴보고 디자인도 보고 그냥 대리만족을 하는 수준이었는데 이렇게 자동차를 꿈꾸는 자동차인 BMW 528i SE를 탑승하게 된다고 하니 무척 설레이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이전에 타본 볼보XC60 하고는 좀 다른 느낌이랄까요? 그럼 이제부터 전투기를 꿈꾸는 자동차와 파일럿을 꿈꿨던 사람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직접 보게된 BMW 528i SE의 모습입니다. BMW매장도 처음 방문해 본것 같고, 제가 BMW를 구입할 정도의 능력자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심심해서 이런곳을 방문할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리저리해서 오게 되었고 멋지게 전시되어 있는 차량을 보았습니다. 역시나 과격하고 공격적으로 변신하고 있는 BMW의 디자인이라는 것이 바로 느껴 졌습니다. 흡사 M5가 아닌가 하고 착각을 잠시 할 정도였습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은 이 모델에다가 조금만 튜닝을 하시면 M5라고 해도 믿을 것 같네요. M5와 비슷한 느낌이 나는 것이 어쩌면 BMW 528i SE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메리트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달리고 싶은 본능을 가진 녀석이라면 휠에 역시 신경을 써야겠죠?^^ 17인치에서 18인치가 더 커진 알루미늄휠이 어떤 도로상황에서도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듬직하게 받쳐줄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BMW의 상징인 일명 키드니 그릴, 사실 이름을 이번에 알았습니다. 전 그냥 콧구멍 그릴인지 알았는데 말이죠. 키드니그릴은 좀~ 이름이 별로 와 닿지는 않네요. 아무튼, 이 그릴을 소유하고 싶어서 수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열심히 돈을 벌려고 노력하고 있겠죠? 물론 저도..  하지만 전 키드니 그릴 보다는 예전의 BMW 그릴이 더 좋답니다. 그리고 위에 달린 BMW로고 프로펠러 모습을 형상화한 디자인이라고 알고 있는데, 역시나 비행기의 DNA를 가지고 있었군요.^^ 그리고 옆을 슬쩍보니.. 


엔젤아이라고 불리는 헤드램프가 강렬하게 저를 노려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강렬해서 좋지만 조금 과한듯한 디자인이 제게는 좀 부담스럽게 다가옵니다. 이글아이 같은 눈매가 여전히 어디론가 달리고 싶어하는 그럼 마음을 표시하는 것 같습니다. BMW 528i SE를 이렇게 유리창 안에 같힌 공간에 붙잡아 둔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적어도 시원하게 흐르는 바람이라도 느끼게 해줘야 하는게 아닐런지..
 

그렇게 떠들다 밑을 보니 제가 탑승할 BMW 528i SE가 등장해 주었습니다. 오늘 저와 함께 할 새로운 친구죠.


이제 출격의 시간이 다가왔고 전투기와 파일럿의 이야기를 시작할 순간입니다. 

일찍이 시인 카이는 "눈을 감으면 바람이 된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ㅡㅡ;) 하지만 오늘 새로운 시를 하나 지어야 겠습니다. "BMW 528i SE에 몸을 맡기면 난 도로에서도 파일럿이 된다"라고 말이죠. 


BMW 528i SE의 시트에 앉으면 시트포지션이 그 동안 타왔던 국산차량들하고는 다른 느낌이 듭니다. 밑으로 쑥 들어가는 느낌? 이게 좋다 나쁘다 말할 수 없지만, 저에게는 뭔가에 집중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시트와 몸이 하나가 되고 조금 더 지상에 가까워지는 느낌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시동을 걸려고 그냥 버튼을 눌러보지만 이상하게 작동을 하지 않습니다. 키를 삽입을 해야지 작동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전 그동안 스마트키에 익숙해서 이런 방식은 처음 경험해 봅니다. 시동을 켜니 "이제 달릴 준비가 되었다"고 말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차체에서 들려오는 진동, 그리고 조금은 묵직한 엔진음이 귀를 자극합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만져보는 기어쉬프트 노브, 흡사 조이스틱 같고 비행기에서 볼것만 같은 디자인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노브를 잡고 있으니 그냥 웃음이 나오는게 단순히 자동차의 느낌이 아니라 슬슬 전투기를 몬다는 듯한 기분좋은 긴장감이 흘러나오더군요. 

  
이제 핸들을 잡고 엑셀레이터를 밟아 봅니다. 스티어링휠이 묵직하게 반응을 하네요.  저속에서는 상당히 강한 느낌을 전해주면서 쉽사리 저에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습니다. 마치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처럼 말이죠. 하지만 그 느낌이 좋습니다. 곧 다가올 고속에서 어떤 핸들링을 전해줄지의 대한 기대감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무거운 핸들링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느낌이 다른데 저도 무거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중에 하나인데 BMW 528i S의 무거움은 기대가 되는 무거움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내비게이션이 보입니다. 지금까지 보왔던 것과는 다른데 역시나 BMW라서 그런지 UI도 뭔가 사이버틱합니다. 내비게이션의 성능은 오늘의 시승으로 알아내는 것은 힘들겠네요. 일정이 짧아서 이런 디테일한 면까지 알기에는 제가 경험이 부족한 듯 싶습니다. 하지만 생각했던 자체맵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보다는 상당히 완성도 있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저렇게 멀리 있는 내비게이션을 어떻게 조작을 해야 하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전 손이 짧아서 저 안까지 손을 넣을려면 몸을 완전 숙여야 하는건가 하고 순간적으로 의미없는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생각해 보니 BMW 528i SE에는 BMW가 자랑하는 I-Drive가 있다는 것을 깜박했습니다.


바로 SF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기어쉬프트 노브 바로 아래 있는 원형의 물체가 바로 BMW가 자랑하는, 그리고 수많은 차량들이 앞 다투어서 따라하고 있는 IDrive 입니다. 자세히 보면..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뭔가 우주선에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디자인 아닌가요? 이것만 돌리고 있어도 진짜 전투기안에 앉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 다이얼과 버튼을 통해서 다양한 장치들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용해 보았을때는 단지 잠깐 만지는 것 같고는 좋다 나쁘다 말 할 수 없겠지만 한 일주일 정도 타고 나서 능숙해지면 보지 않고도 오른손만으로도 모든 기능을 작동할 수 있으니 무척 편할 것 만 같네요. 


그리고 SF적인 변속레버 조작을 하는데 왼쪽으로 넣으면 DS모드가 되고 위아래로 넣으면 수동모드로 작동을 합니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것과 달라서 좀 혼동이 왔는데 위가 + 아래가 - 가 아니라 반대로 되어있습니다. 처음에 기존의 수동모드로 생각하다가 탑승하신 분들을 불안에 떨게 했습니다. 아마도 이거 자동적으로 적응을 할려면 기간이 좀 필요로 할 것 같습니다.  보시는 디자인처럼 조이스틱의 느낌도 나는지라 조작하는게 꼭 자동차가 아니라 비행기나 게임을 한느듯한 느낌을 받아서 손이 많이 근질거려서 이것 저것 시연해 보고 싶었는데 시간도 없고 시승하는 코스가 달릴곳은 없고 온통 신호등에, 이런곳에서는 BMW 528i SE 진가를 제대로 느끼는데 어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엑셀을 밟으면 달리고 싶어하는 질주 본능이 발끝으로 전해져 오는데 이런 차량을 가지고 그냥 여기저기 막힌 동네근처를 돌아다닌다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엑셀 반응이 즉답식은 아닌 조금은 무거운 편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서서히 달아오르는 불꽃같은 느낌이랄까요?


이대로 시간적인 여유만 있었다면 그대로 일산의 자유로를 달리고 싶다는 본능이 심장에서 꿈뜰 꿈뜰 느껴지더군요.  BMW 528i SE는 지금까지 시승해 왔던 어떤 차량들보다 가장 질주 본능에 강한 차량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대로 자유로를 달린다면 그냥 그대로 하늘을 날아버지 않을까? 하는 잠깐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나 밤에 달린다면 더욱 그런 느낌이 들거 같더군요. 잔잔한 음악과 함께 손안에 들어오는 기어쉬프트를 만지막 거리면서 전면의 HUD에 붉게 피어오르는 숫자와 문자들을 보면 말이죠.


BMW의 기술력이 상징하는 HUD는 저도 생전에 처음 경험해 보았습니다. 전투기에서나 볼 수 있는 이런 기술을 자동차에 접목 시키려 하는 아이디어도 대단하고 이런 혁신적인 기술을 현실화 시키는 것도 놀랍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쉽게도 시승시간이 짧아서 더욱 다양한 화면을 보고 또 밤에는 어떻게 변하는지도  알고 싶었지만 그런 자세한 부분은 다음을 기약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도로위의 파일럿이 되고 싶나요?

전투기를 꿈꾸는 자동차인 BMW 528i SE 의 만남은 만족감보다 아쉬움이 더 많이 전해온 것 같습니다. 별로였던 차량이라면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겠지만 좀더 더 멋진 모습을 가지고 있는 차량을 시간과 일정에 쫒겨서 그 진가를 앞에 두고 확인할 수 없는 것은 너무나 아쉬운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비록 초반에 이야기했던 BMW 528i SE과 함께 파일럿이 되고자 했던 꿈은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서 그 느낌을 아는 것 만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단지 빨리 달린다는 것 만으로 파일럿이 되는게 아닌 보고, 듣고, 느끼는 것만으로 파일럿의 기분이 어떤가를 알게 해준 것만으로도 BMW 528i SE 는 저에게 대단함으로 다간온것 같습니다. 길들여지지 않은 것같은 거친 야생마의 느낌을 주지만 때로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안락함을 전해주는 패밀리 세단의 느낌도 전해주는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차량 BMW 528i SE, 좀더 많은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싶지만 또 다른 이야기는 다음에 만나게될 BMW을 위해서 남겨 놓은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 오늘의 이야기는 이렇게 마치려 합니다. ^^  





<사진출처: 카앤드라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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