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제네시스, 에쿠스를 품을까?
- 자동차/이야기
- 2015. 7. 30. 17:15
현대차의 플래그십 차량인 에쿠스와 관련해서 그동안 블로그에 여러차례 이런 저런 이야기를 올렸고, 에쿠스의 부진과 굴욕 그리고 이름변경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살펴 보았습니다. 날로 급성장하고 있는 럭셔리급 차량 시장에서 북미 시장은 그렇지만 국내 시장에서 에쿠스는 예전만 해도 그 이름값을 제대로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자만한걸까요? 국내 럭셔리 차량 시장에서 에쿠스는 벤츠S클래스에게 시장을 빼앗기면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올 6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S클래스는 6272대, 에쿠스 3472대가 팔리면서 상황역전으로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에쿠스는 현대차의 자존심이자 상징과도 같은 존재 이기에 단지 판매량 하락의 아픔도 크지만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차는 특단의 조치로 신형 에쿠스의 이름 변경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이전 포스팅에서 다루었는데 그때 에쿠스를 제네시스 브랜드로 통합하는 것에 대한 개인적인 제안을 한 부분이 있습니다.
(올 연말이면 이름이 사라질(?) 에쿠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었기에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는데 최근 언론에 올라오는 기사를 보니 현대차에서 에쿠스의 새로운 브랜드를 제네시스로 대체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에쿠스 이름변경에 대한 논의에 머물렀다면, 이제 이름 변경은 거의 확정이라 보고 그 대안을 제네시스로 생각하고 있다는 소식은 저에게 무척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네시스야 말로 그동안 현대차가 만든 차량중에 가장 완성도가 높고 국내외적으로 성공을 거둔 모델이기 때문에 럭셔리 브랜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 합니다.
(1세대 2세대 모두 국내외에서 성공적인 발걸음중인 제네시스)
현대차에서 토요타 렉서스, 혼다 어큐라, 닛산 인티피티 같은 럭셔리 브랜드 런칭 계획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2009년 제네시스가 미국에 상륙할때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런 논의 끝에 현대 브랜드 산하에 제네시스를 두기로 했습니다.
아직 럭셔리 이미지 보다는 저가의 이미지가 강한 현대차에서 새로운 럭셔리 브랜드 출시는 시기상조라 생각했고, 제네시스를 통해서 우선 현대차 이미지를 끌어 올리는데 집중 하기로 결정 했기때문입니다.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바램 처럼 현대차의 이미지를 끌어 올리는데 견인차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습니다. 저가의 싸구려 이미지가 강했던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통해서 이미지를 끌어 올림과 동시에 럭셔리 시장 도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북미와 국내에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 에쿠스)
그런 분위기를 에쿠스가 받아서 이끌어 주었다면 좋았겠지만 에쿠스는 북미 시장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2014년 부터 판매가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2015년 들어서 북미시장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판매가 급감을 하고 있습니다.
(에쿠스 북미 판매량)
결국 에쿠스 브랜드 변경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그 대안으로 지금의 제네시스 라인업에 에쿠스를 편입 하자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올 하반기에 나올 에쿠스가 제네시스 브랜드안으로 들어간다면 제네시스 브랜드를 단 대형 제네시스가 탄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제네시스 SUV로 예상되는 컨셉카 인트라도)
현재는 제네시스, 제네시스 쿠페 두개의 라인업을 가지고 있는데, 대형 제네시스가 추가 된다면 제대로된 제네시스 디비전이 완성이 됩니다. 여기에 더해서 앞으로 단종될 대형 SUV인 베라크루즈 후속인 제네시스 SUV 까지 추가 된다면 렉서스, 인피니티와 충분히 경쟁이 가능한 럭셔리 브랜드 라인업이 완성된다 할 수 있습니다.
제네시스 쿠페 - 제네시스 SUV - 제네시스- 제네시스 (에쿠스)
이미 성공적인 데뷔를 치렀고 계속해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 제네시스 산하에 에쿠스가 들어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만약 에쿠스가 또 새로운 이름을 들고 나온다면 그 이름을 알리는데 또 시간 허비하고 제네시스와 럭셔리 시장에서 겹치기 때문에 마케팅 측면에서도 낭비라고 봅니다.
제네시스, 브랜드 독립화가 필요하다
현대측에서 고급 브랜드를 제네시스 브랜드로 일원화 시키고 제네시스 라인업 모델의 완성도를 높인다면 현대차는 이미지 상승과 판매량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처럼 현대 브랜드 아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렉서스 같은 독립적인 브랜드화 시켜야 합니다. 현대차 브랜드 안에서는 고급차 이미지를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신형 에쿠스가 나오는 시점에 에쿠스와 제네시스를 통합하고 새로운 독립 브랜드의 탄생을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는 뭔가 혁신적인 움직임으로 상황을 돌파할 필요가 있는데 그 해답이 에쿠스 - 제네시스 통합이라고 봅니다.
(폭스바겐 그룹 산하에 있는 럭셔리 브랜드 벤틀리)
현대차의 목표가 글로벌 탑3라고 한다면 럭셔리 브랜드의 확충은 꼭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본 빅3 자동차 회사들도 모두 럭셔리 브랜드를 가지고 있고 최근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폭스바겐 역시 그 산하에 아우디, 벤틀리, 포르쉐, 람보르기니 같은 독립된 고급차 브랜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벤틀리의 날개와 비슷한 모습이라 좀 그렇긴 하지만 제네시스의 날개도 충분히 럭셔리 브랜드의 면모를 갖출 수 있다고 봅니다. 제네시스 같은 완성도 높은 차량들을 계속해서 선보인다면 짧은 시간안에 렉서스, 인피니티와 어깨를 맟출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빨리 논의를 마치고 제네시스 브랜드에 힘을 싫어 주었으면 좋겠네요. 현재의 어정쩡한 상태의 제네시스가 아니라 글로벌 고급차 브랜드와 제대로 승부를 보려면 브랜드의 독립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등장할 3세대 신형 에쿠스에도 비상하는 멋진 날개 로고가 달린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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