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위협받는 한국GM, 꺼내드는 2개의 카드
- 자동차/이야기
- 2016. 11. 5. 07:51
10월 자동차 판매량 결과를 보니 국내 자동차 시장의 구도가 점점 흥미로운 움직임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작년 까지만 해도 1~3위 순위는 고정 되어 있었고 변화가 있었다면 르노삼성, 쌍용차가 서로 꼴찌 자리를 바꾸는 것 정도의 밋밋한 모습 이었는데 올해는 180도 다른 격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재미없는 2015년 자동차 시장이라 올해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작년 꼴찌 르노삼성의 대 활약으로 거대한 지각변동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번 10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독점 논란에 시달렸던 현대기아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 70% 가 무너졌다는 것 입니다. 1월달만 하더라도 합산 점유율 83.1% 를 기록 했던 현대기아차는 불과 10개월만에 10% 이상 무너지면서 68.9% 를 기록 했습니다.
여전히 국내 완성차 순위에서 현대차는 1위 기아차는 2위를 기록 하고 있지만 기아차는 31.6%로 30% 점유율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아직은 자리 보전에 대한 여유는 있는데 3, 4, 5위와 점유율 격차가 여전히 크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위협받는 한국GM, 위협하는 르노삼성
2017년 가장 흥미로운 경쟁이 예상되는 것은 3위를 누가 차지 하냐가 될 것 같습니다. 작년 꼴찌라고 계속 언급해서 기분이 나쁠 수 있지만 르노삼성은 작년 4위 쌍용차를 현재 넘어섰습니다. 일년도 안된 시점에 드디어 꼴찌 탈출에 성공한 것 입니다.
아직 2016년은 2개월이 남아 있지만 현재 SM6, QM6 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기에 티볼리가 이끄는 쌍용차를 누르고 4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입니다.
3~5위 누적 판매량(10월까지) |
|||
3위 한국GM |
144,726대 (2016년) | 128,671대 (2015년) | +12.5% (전년동월%) |
4위 르노삼성 |
84,458대 | 63,776대 | +32.4% |
5위 쌍용 |
83,379대 | 79,251대 | +5.2% |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을 보면 르노삼성이 1천여대 차이로 쌍용차를 누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9월 까지는 역전 하지 못했는데 10월에 중형 SUV QM6 판매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 르노삼성의 부흥기를 이끄는 쌍두마차 (위:SM6 아래:QM6)
쌍용차를 넘어선 르노삼성의 야심은 현재 3위인 한국GM을 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 처럼 아직도 누적 판매량에서는 한국GM이 더 앞서고 있습니다. 르노삼성이 성장한 것 만큼은 아니지만 한국GM도 신형 말리부의 선전으로 12.5% 상승 하면서 3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GM도 작년과 비교하면 상당히 알찬 장사를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3위 유지에 성공 한다고 하지만 내년에는 장담 하기가 힘듭니다. 그 이유는 르노삼성이 SM6에 이어 선보인 두번째 승부 카드 QM6 가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두번째 도약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내년에는 소형 해치백 클리오, 미니밴 에스파스 가 출시 되고 준중형 SM4 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GM 의 3위 자리는 위협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GM, 꺼내드는 2개의 반격 카드
이런 상황에서 한국GM 이 그나마 덜 불안할 수 있는 것은 믿을 수 있는 2개의 카드가 준비 중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그 카드가 과연 어떤 것일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에퀴녹스(Equinox)
최근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나왔습니다. 쉐보레 캡티바가 오는 8일까지만 계약을 받고 이번달 까지 생산을 하며 다음달 부터는 생산을 중단한다고 소식이었습니다. 한국GM 관계자에게서 나온 이야기라는데 아직 진위 여부는 공식적으로 확인 되지 않고 있습니다.
▲ 캡티바
아니땐 굴뚝에 연기 나지 않는다고 이런 기사들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국내 대표 사골로 불리는 캡티바가 드디어 단종의 길로 접어든 것 같습니다. 캡티바는 2006년 GM대우 이름 아래 윈스톰으로 출시 되고 지금까지 10여년을 풀체인지 없이 부분변경으로 버틴 엄청난 내공(?)의 차량입니다. 저도 윈스톰이 처음 출시 되었을때 시승을 했던 기억이 나는데 이제 10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캡티바는 현재 맹맥만 유지하고 있지 중형 SUV 시장에서 전혀 존재감이 없습니다. 싼타페, 쏘렌토, QM6 가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혼자서 월 200여대가 판매되는 실정입니다.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2,237대에 불과한데 이러다 보니 단종을 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중형 SVU 10월 판매량 |
|
1위 쏘렌토 |
6,525대 |
2위 QM6 |
4,141대 |
3위 싼타페 |
4,027대 |
4위 캡티바 |
260대 |
해외뿐 아니라 국내 자동차 시장도 SUV 차량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캡티바는 그런 인기에서 완전히 소외 되어서 한국GM 판매량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3위 자리를 지키려면 SUV 판매 확대는 절대적 이기에 한국GM은 인기 없는 캡티바를 단종하고 대신 미국 인기 모델인 쉐보레 에퀴녹스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 풀체인지 신형 2018 에퀴녹스
캡티바 생산 중단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이제 슬슬 에퀴녹스가 나올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이 녀석이 나오면 한국GM도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제대로 한번 붙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에퀴녹스는 미국 전체 SUV 시장에서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으로 6위에 랭크 되어 있는 인기 차종입니다. 미국에서 싼타페, 쏘렌토 보다 월등히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기에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 미국GM 홈페이지, 아직 2018 에퀴녹스는 판매하고 있지 않습니다.
국내에 들여올 모델은 에퀴녹스 풀체인지 신형으로 미국에서도 아직 판매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기존의 보수적인 디자인에서 세련된 스타일로 완전 변신을 하면서 새로운 GM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약 구형 모델을 들여 온다면 필승 카드가 되기는 어렵지만 신형이라면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3개의 파워트레인으로 나올 예정인데 1.6리터 디젤터보, 1.5리터 가솔린 터보, 2.0리터 가솔린 터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2.0리터 터보 같은 경우는 9단 변속기를 탑재하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 2018 에퀴녹스 실내
신형 에퀴녹스 파워트레인 |
|
1.6리터 디젤터보 | 136마력/32.6kgm/6단/20.4 km/l (미국연비기준) |
1.5리터 가솔린 터보 | 170마력/28.0kg.m/6단/13.1 km/l |
2.0리터 가솔린 터보 | 252마력/36.0kg.m/9단/11.9 km/l |
임팔라 처럼 무늬만 국산차 예상
디자인이나 파워트레인 성능 그리고 최신 기술이 탑재된 에퀴녹스는 상당히 매력적인 모델입니다. 가격만 공격적으로 책정이 된다면 국내에서 상당히 큰 방향을 불러 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약점과 장점이 될 수 있는데 국내 생산이 아닌 임팔라 처럼 미국에서 직수입으로 판매될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높은 인기를 얻는다 해도 제대로 공급이 안된다면 또 임팔라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은 약점이라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수입차를 국내 가격에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소비자들에 큰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캡티바 단종설을 한국GM의 또 다른 관계자는 부인을 하는 등 연막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 같은데 내년 3위 자리를 보존 하려 한다면 최대한 빨리 에퀴녹스를 국내에 들여와야 할 것 같습니다.
2. 크루즈(Cruze)
쉐보레 크루즈는 내년 상반기 풀체인지 신형을 선보이며 현대 아반떼가 지배하는 국내 준중형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그동안 오랜시간 아반떼 천하로 재미 없었던 시장인데 신형 크루즈가 투입 되면 상당히 재미 있어질 것 같습니다.
▲ 크루즈
캡티바와 마찬 가지로 현재 판매되는 크루즈 역시 2008년 GM대우 시절 선보였던 라세티 프리미어가 이름만 바꾸고 부분변경으로 8년동안 끌어온 모델입니다. 에퀴녹스에 이어서 크루즈 마저 풀체인지가 되면 한국GM의 두개의 '사골' 모델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동안 '사골' 이라고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는데 이제 그런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신형 크루즈 (중국판매 모델)
크루즈는 현재 국내 준중형 시장에서 3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준중형 판매량 (10월 누적) |
|
1위 아반떼 |
78,253대 |
2위 K3 |
30,268대 |
3위 크루즈 |
8,732대 |
4위 SM3 |
8,005대 |
보시는 것 처럼 3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1,2와 격차가 크고 특히 아반떼와는 무려 7만대 차이가 납니다. 거의 경쟁이 안되는 수준으로 SM3와 3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 크루즈 실내외
현대차의 대표 모델인 아반떼는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도 준중형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크루즈는 국내에서 이렇게 죽을 쑤고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신형 크루즈 투입으로 아반떼를 2만대(9월 누적) 차이로 추격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지고 있는건 마찬 가지지만 그래도 국내 7만대 차이로 좀 더 대접받고 있습니다.
아반떼는 워낙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기에 국내에 신형 크루즈를 출시 한다고 해도 상대 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은 2위인 기아 K3를 잡는 것이 목표 일텐데 2위 자리에만 올라가도 충분히 자기 역할을 다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신형 크루즈
신형 크루즈는 미국 GM의 `D2XX` 플랫폼에서 제작된 첫 번째 모델입니다. 차체 길이는 이전 모델에 비해서 6mm 길어졌고 높이는 25mm낮아졌고 휠베이스는 25mm 늘었습니다. 차체가 전체적으로 낮아지고 길어지며 날렵해 졌는데 공기저항 계수를 0.29 로 낮췄습니다. 차체는 커졌고 차체 강성은 27% 향상되었지만 그럼에도 무게는 113kg 가벼워졌습니다.
지금 보다 디자인이나 성능 등 모든 면에서 앞서기 때문에 한번 기대를 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저는 날렵해진 디자인과 좀 더 강인해진 모습에 커진 차체가 마음에 드네요. 국내에서 임팔라, 신형 말리부가 사랑을 받은 것을 보면 신형 크루즈 역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르노삼성의 히든카드인 르노 메간 즉 SM4(예상) 의 출시가 예상되고 있기에 이 녀석이 나오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SM4는 SM6, QM6를 잇는 삼각편대의 마지막 퍼즐이라 국내 시장에 등장하면 준중형 시장의 판도를 흔들어 놓을 수 있습니다.
올해 신형 말리부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은 한국GM은 작년과 비교해서 판매량 점유율 모두 기분좋게 상승 했습니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그 보다 더 장사를 잘했기에 무조건 기분좋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내년에는 3위 자리를 위협 받을 수 있기에 승부카드인 크루즈, 에퀴녹스 쌍두마차를 준비 중입니다.
두 차량 상당히 경쟁력있는 모델들이라 한국GM이 신형 말리부, 크루즈, 에퀴녹스 삼각편대를 잘만 조율할 수 있다면 올해보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내년에는 지키려는 한국GM과 빼앗으려는 르노삼성의 치열한 전쟁을 지켜보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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