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이야기, 카이

내려야 산다? 자동차시장에 부는 가격인하 바람


가격이 내려가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오르기만 했던 자동차 가격에 최근 들어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자동차 회사들은 신차를 출시 할때 마다 이런 저런 기능상의 개선을 핑계로 가격을 계속 높여 왔습니다. 소비자들은 반발 했지만 어쩔 수 없이 가격 거품이 낀 신차들을 구매을 해야 했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특히 국산차의 가격 인상이 가파랐는데 이런 가격인상 때문에 수입차와의 가격은 점점 좁혀져 가고 있었습니다. 이런식으로 가다간 언제가는 수입차와 별 다른 가격차가 보이지 않을 거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가격 경쟁력 상실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끊임없이 오를거라 생각했던 자동차 가격에 최근 재미난 변화가 시작 되고 있습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변화?


한국GM 은 9년만에 풀체인지 되어서 돌아온 신형 올뉴 크루즈의 가격을 경쟁차량인 아반떼 보다 300만원 높은 가격에 출시를 했습니다. 9년만에 돌아온 데다 기존 크루즈에 비해서 모든것이 업그레이드 되었기에 어느정도 가격 인상에 대한 전망은 했지만 공개된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란 기억이 납니다. 



아반떼 보다 비싸고 심지어 중형차 기본형과 비슷한 가격대로 나오면서 가격에 대한 논란이 컸습니다. 한국GM 은 탈 준중형급이라고 표방 하면서 이 가격에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자신만만해 했습니다.


차량 차체도 커졌고 동급 유일하게 R-EPS 를 탑재하고 파워트레인등이 개선 되었기에 가격인상에 대한 한국GM의 입장도 어느정도는 이해가 가는 것이 사실 입니다.



하지만 공개된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싸늘 했습니다. 크루즈가 원래 국내에서 잘 나가던 모델도 아니고 아반떼, K3 에 이은 3위 자리를 달리는 차량인데 이렇게 높은 가격 정책은 솔직히 이해하기 힘든 면이 있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중인 아반떼 보다 높은 가격이라니.. 사실 신형 크루즈는 미국에서도 아반떼 보다 판매량이 저조한데 말이죠. 제 눈에 봤을때 한국GM 이 위험한 도박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내려야 산다!


가격 논란과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연이어 터진 부품 결함으로 크루즈 생산이 일시정지 되면서 사면초가에 빠진 한국GM은 결국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처음에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이라 호언장담 했던 한국GM은 가격을 200만원 내리는 초강수를 두면서 결국 백기투항을 했습니다.


신차가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큰 폭의 가격변경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인데 재미난 일이 벌어진 것 입니다.


▲ 결국 200만원 내린 신형 크루즈


이렇게 결국 가격을 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부터 이런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고 출시 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랬다면 좀 더 긍정적인 이미지에 호감도가 더 높아졌을텐데 말입니다.


늦게라도 가격을 내려서 다행 이지만 이런 저런 논란으로 이미 만신창이가 된 상태라서 그 효과가 얼마나 클지 모르겠습니다.


신형 크루즈 처럼 이렇게 가격이 롤로코스트를 탄 차량은 별로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자의가 아닌 어쩔 수 없는 주변 환경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을 내리긴 했지만 이렇게 가격을 내리게 된 것도 최근 변화된 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격인상의 대명사 현대차마저 가격인하 동참 


현대차는 그동안 신차나 부분변경 모델을 선 보일때마다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가격을 계속 올려 왔습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많은 욕을 받아왔던 것 또한 사실 입니다.


하지만 그런 현대차도 요즘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최근 출시한 쏘나타 뉴 라이즈를 보겠습니다. 이 녀석은 부분변경 모델이긴 하지만 외형 부터 편의장치 등 거의 풀체인지 신차 수준으로 변화가 상당히 컸습니다. 기존 LF 쏘나타에 비해서 많은 부분이 개선 되었기에 과연 현대차가 얼마나 가격을 올릴까 상당히 궁금 했습니다.


하지만 공개된 가격엔 반전이 있었는데 그동안의 행보와 달리 가격이 동결 되거나 오히려 인하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현대차에서 볼 수 없는 놀란만한(?)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쏘나타 뉴라이즈의 판매 가격은 2255만원~ 3253만원인데 경쟁 차량인 르노삼성 SM6 보다 오히려 200만원 저렴합니다. 이런 예상치 못한 공격적인 가격 책정은 곧 판매량 결과로 나오고 시작하고 있습니다. 


쏘나타 뉴라이즈는 21일까지 총 3610대가 판매가 되었고 LF쏘나타를 포함하면 누적 판매량 7200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 평균 361대를 기록 하면 초반 돌풍에 가까운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데 이런 흐름이라면 연간 목표인 9만2천대 달성도 무난해 보입니다.



쏘나타가 그동안 중형차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꾸준하게 유지해 오고 있었지만 2위 SM6 추격에 불안 불안한 모습을 보여 왔는데 3월 판매량 결과를 보면 그런 불안함은 더 이상 느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정도면 압도적인 판매량으로 중형차 1위를 기록할테니 말입니다.


게다가 최근 르노삼성은 SM6 의 가격을 시장의 분위기와 다르게 인상 하는 악수를 둔 상태 입니다. 잘 나가던 SM6 가 과연 가격인상의 부정적인 파도를 어떻게 잘 견뎌낼 수 있을지 궁금해 지네요. SM6 의 엇 박자 가격인상으로 쏘나타가 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 모닝


현대차의 이런 움직임에 기아차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기아차는 2017 K7 의 주력 트림인 2.4 모델의 가격을 그대로 유지했고 신형 모닝 같은 경우 주력 트림인 럭셔리의 가격을 인하 했습니다.


참 보기 좋은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 아이오닉EV


아이오닉 EV 경제형 모델 출시


그리고 전기차 시장 역시 현대차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친환경전용브랜드인 아이오닉 일렉트릭(EV) 에 새로운 I 트림을 선 보였습니다. 기존 N트림 4000만원, Q트림 4300만원에 비해서 저렴한 3840만원으로 Q트림에 비해서 460만원이 저렴 합니다.


여기에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1400만원)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최고 지원금을 모두 받는다고 가정하면 최대 1240만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I 트림 출시로 경차 수준에 가까운 가격에 전기차 아이오닉 EV 를 구매할 수 있게 된 것 입니다.


이렇게 현대차에서 가격이 저렴한 모델을 출시한 이유는 강력한 경쟁차량의 등장 때문입니다. 전기차의 대명사라 불리는 미국 테슬라는 경기도 하남과 서울 강남에 매장을 오픈 하면서 본격적인 국내 진출을 선언 했습니다.


▲ 2017 북미올해의 자동차 상을 수상한 볼트EV


한국GM 은 볼트EV를 출시 했는데 이 녀석은 아이오닉EV 보다 주행거리가 2배나 긴 모델로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중에서 가장 긴 주행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전계약을 시작하자 마자 반나절 만에 초반 물량인 400대가 완판되는 등 돌풍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현대차가 가격을 내린 새로운 모델을 내놓을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격인하의 요인은 경기의 침체도 있고 계속된 가격인상도 한계점에 도달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계속 신차가 나올때마다 가격을 올리게 되면 수입차와 가격차이가 계속 좁혀지게 되고 그럼 결국 가격경쟁력을 상실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국내 상륙 중국SUV 켄보600


게다가 최근에는 중국차도 저가를 무기로 국내 시장에 뛰어 들었기 때문에 이젠 중국차에 대한 견제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경쟁, 가격인하를 이끌다


그리고 가격 인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강력한 경쟁자들의 등장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형 크루즈가 만약 아반떼가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가격을 번복하는 쇼를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쏘나타 뉴 라이즈 역시 SM6, 말리부의 거센 추격이 없었다면 그동안 그래왔던 것 처럼 가격인상을 감행했을 겁니다. 기아 K7 도 신형 그랜저의 돌풍 때문에 가격 인상을 최소화 했고 모닝 역시 쉐보레 스파크의 인기에 가격을 내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 뉴 푸조 508


2016년 국내 전기차 시장을 장악 했던 아이오닉 EV 역시 테슬라, 볼트EV의 등장 때문에 서둘러서 경제적인 가격의 트림을 새롭게 추가 했습니다. 이런걸 보면 소비자를 위한 가격 인하라기 보다는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가격인하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래서 경쟁은 소비자에게 좋은 것 입니다.


국산차만 가격 인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수입차 쪽을 보면 한불모터스는 주력모델인 '뉴 푸조 508' 모델을 최대 400만원 인하 했습니다. 그리고 시트로엥 소형 SUV 모델인 C4 각투스의 가격을 최대 200만원 내렸습니다.

요즘 뭐든지 올라가는 물가를 보면 정말 우울한데 그래도 자동차라도 이렇게 가격을 내린다는 소식을 들으니 그나마 좀 위안이 됩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 국산차 뿐만 아니라 수입차에서 가격적인 거품이 있는 것이 사실인데 앞으로 이런 부분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 자리를 찾아 갔으면 좋겠습니다 :)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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