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앞에 명차 없나? 실리 택한 페라리 SUV 만든다
- 자동차/이야기
- 2017. 7. 12. 07:57
앞으로 자동차 회사들이 말하는 '절대적'이란 표현을 할때는 그냥 한귀로 듣고 흘려 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 말을 곧이 곧대로 들으면 실망할 일이 많을 것 같으니 말입니다. '돈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는데 해외 명차들이 돈 앞에 굴복하며 자신들의 원칙을 속속 깨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내세운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모습에 실망도 느껴지지만, 또 한편으로는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많아지기 때문에 반가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 입니다.
돈 앞에 명차 없다?
세계적인 명차들이 원칙을 깨게 만든 장본인은 SUV 때문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친 SUV 열풍에 결국 명차들도 속속 무릎을 꿇고 있는데, 돈 앞에는 명차도 없는 것 같습니다.
▲ 벤틀리 벤테이가
▲ 마세라티 르반떼
그동안 정통의 길을 걸으며 승용차 생산만 고집하던 명차 브랜드들이 SUV 열풍에 백기를 들고 속속 시장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포르쉐 - 카이엔, 마칸
벤틀리 - 벤테이가
재규어 - F페이스
마세라티 - 르반떼
포르쉐부터 시작해서 벤틀리, 재규어, 마세라티까지 시장에서 나름 자존심 하나로 버티던 브랜드들은 이미 SUV 모델을 출시 하면서 정통을 버린지 오래 입니다.
▲ 람보르기니 SUV 우루스
앞으로 롤스로이스, 애스턴마틴등도 뛰어들 예정이고 그리고 슈퍼카 브랜드로 유명한 람보르기니 역시 우루스 출시를 준비 중 입니다.
이렇게 속속 변절자들이 등장하는 와중에 유일하게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브랜드는 페라리 였습니다.
정통을 지키려던 페라리, 마음을 바꾸다
그런 페라리를 보면서 역시 페라리는 달라도 뭔가 다르다며 그 용기와 정통을 고수하는 마음에 박수를 보낸이들이 많았을 겁니다.
페라리의 CEO 세르지오 마르치오네(Sergio Marchionne)는 세계적인 명차들이 SUV 진출 선언을 하는 와중에도 '절대 페라리가 SUV를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 했습니다.
페라리의 신념에 더 확신을 주기 위해서 그보다 더 과격한 표현을 쓰기도 했는데 자신에게 만약 그런일이 생긴다면 자신에게 스스로 총을 쓰고 죽겠다는 말도 했습니다.
▲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FCA 그룹 CEO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페라리가 SUV를 만드는 일은 없다고 외쳐 왔는데, 세르지오 사장은 지금쯤 그런 말을 한 것에 대해서 뼈저리게 후회를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해외 유명 자동차 매체인 '카 매거진' 에 따르면 페라리는 프로젝트 개발 코드명 'F16X' 라는 이름으로 SUV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절대 SUV는 만들지 않겠다고 목숨까지 걸었던 페라리도 결국 시대의 흐름을 꺾지는 못했습니다.
혼자 고집 부리다 가장 수익이 높은 시장에서 도태 된다면 회사의 존망도 어렵기에 자존심을 완전히 꺾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람보르기니 우루스 스파이샷
페라리 SUV 볼 수 있을까?
만약 같은 슈퍼카 그룹인 람보르기니가 SUV를 만들지 않았다면 자존심을 좀 더 세울 수 있었겠지만 우루스 출시가 가까워 지면서 특단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명분 보다는 실리를 택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슈퍼카를 원하는 소비자들도 많지만 슈퍼SUV 를 원하는 소비자들 역시 많기 때문입니다. 페라리가 만들지 않는다면 고객들은 라이벌인 람보르기니로 발걸음을 옮길 수 밖에 없습니다.
페라리의 첫 SUV 는 2021년 나올 GTC4 루쏘의 후속 모델과 함께 등장할 것으로 예고 되고 있습니다.
파워트레인은 V8 엔진 또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될 것으로 보이고 예상 가격은 약 30만 유로(한화로 약3억9천만원) 정도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 페라리 GTC4 루쏘
라페라리 이후 두번째 하이브리드 모델을 만나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쩌면 전기차 버전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록 페라리가 SUV 에 이어서 순수 전기차는 절대 만들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는 했지만 이미 허언증(?)이 들통난 마당에 이 말도 곧이 곧대로 믿을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차의 흐름으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쯤에 페라리 전기차 진출 소식을 듣는다해도 이상할 것은 없어 보입니다. 이미 한차례 명분 보다는 실리를 택한 페라리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명차들이 말을 바꾸면서까지 SUV 시장에 속속 뛰어드는 것은 그 만큼 매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 포르쉐 카이엔
2002년 가장 먼저 SUV 시장에 뛰어든 포르쉐는 카이엔으로 대박을 치고 그 성공의 영향으로 마칸까지 출시를 하며 럭셔리SUV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 했습니다.
포르쉐의 대성공은수 많은 변절자를 만들어내기 시작 했고 그 이후 벤틀리가 벤테이가를 만들어 역시나 대성공을 기록 했습니다.
이탈리아 브랜드 마세라티 역시 르반떼를 출시 하면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렇게 명차들이 출시한 SUV는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 롤스로이스 컬리넌
그들이 실리가 아닌 정통만 고집하고 있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비록 변절 했다는 손가락질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회사의 명운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그것보다 더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앞으로는 람보르기니 우루스가 등장할 차례이고 슈퍼 럭셔리 브랜드 롤스로이스는 컬리넌을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이제 여기에 페라리까지 추가 되면서 슈퍼 럭셔리 SUV 시장은 앞으로 치열한 접전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다양성 측면에서 선택의 폭이 좁아서 아쉬워 했던 슈퍼리치들에겐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일반인들에겐 별 상관없는 그들만의 리그이긴 하지만 말이죠.
페라리의 SUV 진출 소식을 들으면서 이젠 자동차 회사들이 말하는 절대적이라는 의미는 크게 마음에 담아 둘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SUV 시장 뿐만 아니라 픽업트럭 부분에서도 그런 모습이 나오고 있는데, 절대 픽업트럭은 출시 하지 않겠다던 BMW 이 최근 말을 바꾸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라이벌인 메르세데스-벤츠가 속전속결로 픽업트럭 시장에 뛰어 들면서 X클래스를 선보인 것을 보면서 아무래도 충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럭셔리와는 조금은 거리가 먼 픽업트럭 시장에 독일 명차들이 뛰어들 것이란 예측을 못했는데, 벤츠의 과감한 도전으로 앞으로 프리미엄 브랜드의 픽업트럭 진출을 조심스럽게 전망해도 될 것 같습니다.
만약 벤츠 X클래스가 시장에서 대 성공을 거둔다면 이 시장에서도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를 보지 말란 법은 없을 것 같습니다.
자동차 시장은 명분 보다는 실리가 대세가 되어가고 있는데,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속에서 명차들 역시 살아남기 위해서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 벤츠 X클래스 픽업트럭
자존심 강한 페라리의 변화 속에서 그런 흐름을 읽을 수 있는데 앞으로 또 어떤 커다란 변화가 변수가 이어질지 흥미롭게 지켜봐야 겠습니다.
by 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