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이야기, 카이

군함도 논란과 부활하는 일본차, 불편한 진실


요즘 화재가 되고 있는 영화 군함도를 보셨나요? 저는 아직 시간이 없어서 보지를 못했는데 요즘 군함도가 높은 관객 동원력을 기록하며 천만관객 목표를 향해서 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현 나카사키항 근처에 위치한 섬으로 1940년대 조선인 강제징용이 이루어진 곳 입니다.


섬의 모양이 일본의 해상군함 '도사'를 닮아 군함도라 불린다고 하는데 일본어로는 '하시마'로 불립니다. 이곳에서 수 많은 한국인들이 억울하게 강제징용이 되어서 강제노역을 했던 슬픈역사가 있는 섬 입니다.



저도 보고 싶긴 한데 이 영화를 보면 화나고 슬프고 그럴 것 같아서 일단은 망설이고 있습니다.


안 봐도 대략 어떤 감정을 느낄 수 있는지 알 것 같은데 특히 일본에 대한 반감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강제징용을 한 주체가 일본이고 또한 국내에는 자동차 회사로 알려진 미쓰비시 그룹이 석탄을 채굴하기 위해서 이곳을 개발, 탄광 사업을 해서 큰 돈을 벌어들였기 때문입니다.




미쓰비시 그룹 산하에는 현대차의 스승 역할을 했던 미쓰비시 자동차 회사가 있습니다.


한때 국내에도 진출 했다가 판매량 폭망으로 결국 철수하기도 했지만 이 영화를 보게 되면 전범 기업인 일본제품, 특히 일본 자동차 회사에 대해서 좋은 감정이 들기는 힘듭니다.


만약 미쓰비시 자동차가 잘 나가서 국내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면 더더욱 그랬을 겁니다.


▲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편입된 미쓰비시 자동차


하지만 다행(?)인건지 미쓰비시 자동차는 한때 현대차의 아버지라 불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현대차 보다 훨씬 못한 위치에 있고 결국 경영 악화로 올해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 1위로 올라선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인수되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그래도 군함도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일본 제품에 대해서 사회적 시선이 좋지 못한게 사실 입니다.


국내에서 다시 도약하는 일본 자동차


게다가 군함도가 개봉해서 이런 저런 논란을 만들어내고 있는 과정에서 일본의 상징중에 하나인 일본 자동차가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 역시 '불편한 진실'이기도 합니다.



자동차 시장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일본자동차 회사들이 전세계적으로 얼마나 큰 활약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IT나 다른 부분에서는 예전과 같은 강인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최소한 일본은 자동차 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여전히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습니다.


▲ 토요타 캠리


그리고 국내에서는 일본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던 일본차들이 최근 국내에서 영향력을 점점 확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군함도가 개봉한 7월 국내 수입차 시장의 결과를 보면 일본차는 무려 7년만에 점유율 20%를 넘어서는 기록을 만들어냈습니다.


7년전인 2010년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 26.5% 기록한 이후 일본차는 디젤을 앞세운 독일차의 반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왔습니다.


7년만에 수입차 점유율 20% 돌파하는 일본차


그러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파문이 터진 이후 작년부터 점유율을 끌어 올리며 다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는데 결국 7월에 20% 를 재 탈환하는 신화를 만들어냈습니다.


▲ 렉서스, 인피니티


그동안 대한민국은 일본차가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는 나라중에 하나라고 나름 자부심을 가져왔는데 그런 자부심도 그리 오래 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점점 국내시장에서도 일본차를 사랑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일본차 브랜드는 7월 수입차 TOP 10 에 무려 4개의 브랜드를 올려 놓았습니다.


7월 국내 수입차 (일본차 순위/판매량)


3위 렉서스 1,091대

4위 토요타 1,047대

6위 혼다    1,001대

10위 닛산    593대


국내에 판매되는 일본차 브랜드가 5개인데 14위 인피니티를 제외하고는 TOP10에 다 들어오게 된 상황입니다.


일본차 7월 점유율 변화


15.5% → 22.5% (작년 동월 비교)

14.3% → 18.4% (7월 누적 비교) 


작년에 15.5%의 점유율에 불과 했지만 불과 1년 사이에 20%를 넘어서는 등 일본차의 공세는 상당히 빠르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현재 독일차가 디젤차 망령에 시달리면서 추춤하는 사이에 가장 크게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곳이 일본차 브랜드 입니다.


▲ 국내 수입차 단일 모델 1위를 달리는 렉서스 ES300h


단일 모델 판매량에서도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같은 스타급 차량을 제치고 하이브리드 모델인 렉서스 ES300h가 660대가 판매되면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독일차와 달리 디젤차를 거의 판매하지 않았던 일본차는 디젤파문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며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데 특히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7월 하이브리드 판매량


1 렉서스 ES300h 660대
2 토요타 Camry Hybrid 368
3 렉서스 NX300h 203
4 혼다 Accord Hybrid 196
5 토요타 Prius 185
6 렉서스 RX450h 117
7 토요타 RAV4-HV 114
8 렉서스 CT200h 40
9 인피니티 Q50S Hybrid 36
10 링컨 Lincoln MKZ Hybrid 17 (미국)


수입차 하이브리드 판매량 TOP 10 모델에 무려 9개의 차량이 일본차들이니 말 다했네요.


▲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현재 수입차 연료별 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는 디젤, 가솔린 차량 보다 판매량이 많지 않지만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수입차 연료별 등록 현황 (전월 비교)


1위 가솔린 7,888대 (+26.3%)

2위 디젤  7,744대 (-6.5%)

3위 하이브리드 1,983대 (+67.9%)


하이브리드의 상승세는 곧 일본차의 약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한동안 국내 시장을 장악했던 독일차가 클린디젤을 앞세워 큰 인기를 누렸다면 일본차는 그동안 조용하게 가솔린, 하이브리드 기술을 축적하면서 조용한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디젤차를 만들지 않은 일본차는 국내에서 승산이 없다는 비관적인 이야기가 나올 정도 였는데 다시 자동차 시장의 흐름이 일본차로 향하고 있습니다.


▲ 토요타 신형 2018 캠리


▲ 혼다 신형 2018 어코드


시장의 흐름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지켰던 것이 보상을 받고 있는 걸까요?

디젤차는 이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습니다. 폭스바겐에 이어서 국내 수입차 1위을 질주하던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독일에서 배기가스 조작 사건에 연루 되면서 지금 위협에 빠진 상태 입니다.


전세계에서는 현재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된 디젤차 퇴출을 부르짖고 있고 한국 역시 2030년 디젤차 퇴출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벌써부터 경유 가격 인상에 대한 논의가 진행 되는 등 디젤차는 미래는 바람앞에 등불 같은 신세 입니다.


독일차가 신뢰도에 타격을 받은 상태에서 앞으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는 일본차의 바람이 더욱 강하게 불것으로 예상 됩니다. 일본차 브랜드 역시 물들어올때 노 저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혼다 코리아는 미국 준중형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신형 시빅을 국내에 최근 출시를 했고 앞으로 새롭게 돌아온 풀체인지 신형 어코드 투입을 준비중에 있습니다.


토요타 역시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10세대 신형 캠리를 국내에 투입을 합니다.


▲ 혼다 신형 시빅


두 차량은 중형차 시장의 빅2라 불리는 모델인데 이번에 새롭게 돌아오는 신차라 국내에서도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차는 지금 국내에서 확실하게 대세 상승기에 접어 들었기에 제대로 된 신차 투입과 마케팅 강화 그리고 가격 정책만  잘 펼친다면 독일차의 턱밑까지 추격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소비자들의 마음 역시 이젠 예전과 달리 일본차를 적대시하는 마음이 많이 사라졌다는 것 입니다. 예전에는 단지 일본차라는 이유 때문에 일본차를 구매하지 않은 애국심 많은 소비자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상대적으로 많이 약해졌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는 날로 나빠지는 현대기아차를 향한 악감정들이 오히려 일본차를 사랑(?)하게 되는 역효과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가 미워서 이젠 하얀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퍼져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일본차는 역사적인 불편함 때문에 절대 안 산다는 마음들이 강하게 있었지만 현대차의 행태를 보면서 최근엔 그런 마음들이 많이 사라진 상태 입니다.


그러다 보니 군함도 같은 비극적인 역사를 품은 영화를 볼 때마다 마음이 찔리는 것이 사실 입니다.


우리에게 이런 치욕과 굴욕 그리고 아픔을 준 일본을 생각하면 일본제품의 구매를 최대한 자제를 해야 하는데 말이죠.


하지만 일본에서 한국산 제품은 자리를 잡지 못하는 반면에 일본산 제품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한국차 판매량이 일본에서는 0대인 반면에 일본차는 한국에서 3만대를 판매하고 있다고 하는데 앞으로 이런 불균형은 가속화 될 것 같습니다.


일본 제품을 불매 하라고 말은 할 수 없지만 군함도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차는 7년만에 2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선 과거도 그렇고 현재도 그렇고 불편한 진실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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