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픽업트럭 출사표, 너무 늦은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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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 시간 뜸을 들였던 현대차가 발등의 불이 떨어진 이제서야 픽업 트럭 시장 진출에 대한 결의를 다진 것 같습니다. 그동안 나온다 안 나온다 갈팡 질핑, 픽업트럭 시장의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더 이상 관망 하다가는 위험 하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현대차의 픽업트럭 시장 진출과 관련된 이야기가 그 동안 참 많았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좀 믿을만 한게 고위임원의 입에서 나온 말이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오브라이언 현대차 미국법인 부사장은 로이터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대차 최고 경영진이 픽업트럭 개발을 승인(Green Light) 했다고 밝혔습니다.


▲ 8/22일자 로이터 기사


드디어 던지는 픽업트럭 출사표


유명 언론사인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명확한 이야기를 했기에 현대차에서 이젠 본격적으로 픽업트럭 진출 출사표를 던졌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너무 늦은감이 있습니다.


▲ 현대 싼타크루즈


2015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산타크루즈 픽업 컨셉카를 처음 선보이고 의욕적으로 개발을 추진 했다면 빠르면 내년 정도에 신차가 시장에 투입이 될 수 있었는데 말이죠.


이제 승인이 떨어져서 개발에 들어가면 언제쯤 현대차 로고를 단 픽업트럭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하도 뜸을 들이고 간만 봐서 현대가 픽업트럭 시장 진출을 포기한 것인가 생각했는데 이렇게 늦게라도 뛰어든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아마도 돌아가는 시장 상황이 예사롭지 않기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 내수 시장과 달리 현대차는 지금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세단 위주의 라인업 구성과 또한 부족한 SUV 모델로 현대차는 지금 미국 시장에서 위기 상황에 처한 상태 입니다.


특히 주력 승용차 모델인 아반떼, 쏘나타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 입니다.


현대차 7월 미국 승용차 판매량 (작년동월대비)

엑센트 2,115대 -70.0%
벨로스터 831대 -58.6%
쏘나타   10,648대 -48.4%
그랜저(HG)  233대 -39.5%
아반떼 13,287 -35.6%


미국 시장에 총 5개의 승용차 모델을 판매중인데 지난 7월 판매량을 보면 작년 동월 대비 엄청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쏘나타


▲ 아반떼


특히 주력 모델인 쏘나타 같은 경우 50%에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7월 한달로 상황을 판단하긴 뭐하지만 지금의 현대차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승용차 모델들은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고 SUV 라인업도 투싼, 싼타페 달랑 두 모델뿐이 없습니다.


▲ 싼타페


SUV 시장은 지금 최대 호황기를 만났지만 현대차는 그 파티에서 현재 소외된 상태 입니다. 파티를 즐기고 싶지만 워낙 모델들이 적어서 적절하게 시장을 공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픽업트럭의 인기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데 미국, 일본차 브랜드가 그 파이를 서로 나눠먹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는 그저 구경만 하고 있을 뿐 입니다.



▲ 벤츠 첫 픽업트럭 X클래스


반면 럭셔리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는 X클래스를 최근 출시하고 픽업트럭 시장에 진출을 선언 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픽업트럭과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벤츠도 뛰어들고 프랑스 르노도 닛산 나바라 플래폼을 바탕으로 알라스칸을 만들어서 이미 시장을 공력하고 있습니다.


▲ 닛산 나바라


(참고로 벤츠 X클래스, 르노 알라스칸 모두 닛산 나바라를 베이스로 만들어졌습니다.)


만약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승부를 보려고 한다면 SUV와 함께 픽업트럭 시장에는 꼭 진출을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 1747만대 중 픽업트럭은 약 270만대가 팔려 15%의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9% 늘어난 수치로 이중에서 싼타크루즈가 속한 중소형 픽업트럭은 25%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7월까지 전체 자동차 시장 규모는 2.9% 줄어들었지만 픽업트럭만 2.3% 성장 하면서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 미국 픽업트럭의 맹주 포드 F-150


아무래도 경쟁차종이 다양하지 못하고 현재 미국, 일본차만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다 보니 미국 현대차 법인과 딜러들은 지속적으로 승용차 보다는 픽업트럭 개발의 필요성을 현대차에 요청해 왔지만 현대는 그동안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아 왔습니다.


이제서야 그런 요청에 응답을 하고 본격적인 개발을 시사 했기에 앞으로 현대 픽업트럭이 시장에  나오려면 3~4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 현대 싼타크루즈


현재 현대차의 첫 번째 픽업트럭은 2015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싼타크루즈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처음 공개될 당시에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고 지금도 여전히 잘 빠진 디자인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좋습니다.


만약 공개된 컨셉모델에서 외형 디자인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나온다면 성공 가능성도 보입니다.


이미 픽업트럭 시장은 미국, 일본차 브랜드가 꽉 지고 있기 때문에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려면 현대차만의 차별화된 특징이 있어야 합니다.



싼타크루즈 컨셉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은 이유도 잘 빠진 디자인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련된 디자인의 도심형 중형 픽업트럭을 앞세워서 젊은층을 공략한다면 의외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차의 픽업트럭 시장 공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미국 시장 같은 경우 미국 빅3가 압도적인 판매량을 보이고 있고 그 뒤를 이어서 일본차가 착실하게 입지를 다져논 상태라 현대차가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 픽업트럭 7월 누적 판매량


1위 포드 F150 49만대

2위 쉐보레 실버라도 30만대

3위 램 P/U 29만대

4위 GMC 시에라 11만대

5위 토요타 타코마 11만대

6위 토요타 툰두라 6만대

7위 쉐보레 콜로라도 6만대

8위 닛산 프론티어 4만대

9위 닛산 타이탄 2만대

10위 혼다 릿지라인 2만대


미국 2017년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을 보면 상위권은 미국차, 중하위권은 일본차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싼타크루즈를 출시 한다고 해도 이미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놓은 이 강력한 순위권을 뚫고 10위권에 진입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현재 현대차가 만들 중형 픽업트럭 시장의 라이벌은 토요타 타코마, 닛산 프론티어, 혼다 릿지라인 등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 토요타 타코마



▲ 혼다 릿지라인


미국 빅3가 장악한 풀사이즈 픽업트럭 시장은 언감생심 생각도 못하고 앞으로 중형급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일본차와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 됩니다.


하지만 일본차들도 오랜전부터 시장에 뛰어들어서 이런 저런 시행착오와 어려움끝에 지금에서야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태 입니다.


현대차도 고민만 하지 말고 시장에 미리 진입을 했다면 시행 착오를 겪으면서 지금쯤이면 경쟁력있는 모델을 출시할 수 있을텐데 너무 늦은 결정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시장 뿐만 아니라 아세안, 남미, 아프리카등지에서도 픽업트럭의 수요는 상당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미 이외의 지역에서는 일본 픽업들이 장악을 하고 있는 상태 입니다.


그리고 국내 시장도 픽업트럭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재 독점으로 짭짤한 재미를 누리고 있는 쌍용차가 코란도 스포츠에 이어서 새로운 중대형 픽업트럭 신차(코드명 Q200)을 올 연말에 투입 합니다.



해외 시장 공략도 중요 하지만 안방에서도 픽업트럭이 없어서 쌍용차에 알짜 시장을 내주고 있는 상황이라 시급하게 모델을 내놓아야 할 판입니다.


SUV 시장에서도 한발 늦은 대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픽업트럭 시장에서도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현대차의 모습을 보면 확실하게 선견지명이 부족하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결정을 내렸으면 전력을 다해서 개발해서 빠른 시일안에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더 이상 뒤쳐졌다가는 더 이상 따라가기가 더욱 어려워질테니 말입니다.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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