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리 이어 10세대 어코드 출격, 위협받는 그랜저
- 자동차/이야기
- 2018. 4. 12. 08:28
3월 수입차 판매량 성적을 보면서 유독 눈에 띈 차량이 하나 보이더군요. 그동안 TOP10 안에 오른적은 있었지만 TOP5에 오른 것을 본 적은 없었는데 토요타 캠리가 1,187대가 판매되면서 3위에 올랐습니다.
캠리의 깜짝 3위 등장은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탑5 랭크 차량은 대부분 독일차들이었는데 일본차들이 슬슬 수입차 주류에 편승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시장에서 독일차는 프리미엄 이미지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가성비나 분위기를 볼때 일본차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과는 치유하기 어려운 역사적인 앙금이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벽이 그동안 일본차의 한국 진출에 어려움을 안겨준 것이 사실 입니다.
만약 일본과 원만한 과거사를 유지 했다면 국내 자동차 시장은 아시아 국가처럼 이미 일본차들에 의해서 장악이 되었을 겁니다.
일본을 가장 많이 방문하는 나라가 한국이라 할 정도로 한국인은 일본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이런 모습을 보면 일본차의 국내 진출도 이젠 슬슬 본격화될 분위기는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일본을 가장 싫어한다고 하면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나라가 한국인 것을 보면 뭔가 아이러니 합니다.
그동안 일본차의 확장을 막아주는 이런 보이지 않는 벽들이 슬슬 무너질 조짐을 보이는데는 현대차의 역할이 컸습니다.
캠리 3위 깜짝 등극
현대차에 대한 반감과 국내 완성차들의 차별적인 모습 등 소비자를 우습게 보는 모습에 염증을 느낀 소비자들이 그 대안으로 일본차를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문제 입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던 독일차가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으로 신뢰를 잃어 버린 것도 일본차의 부흥에 한 몫을 했습니다.
물론 일본차도 작년에 터진 토요타, 혼다 녹 부식 논란으로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지만 그 논란은 이제 거의 잊혀진 것 같습니다.
요즘 일본차는 상당히 공격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번 3월 수입차 판매량에서 캠리의 3위 등극은 그래서 그냥 간과해서는 안 될 상징적인 의미가 내포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토요타 캠리
캠리는 사실 국내서 상당히 저평가 되어 있는 차량인데 글로벌 브랜드가 진검승부를 펼치는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승용차 전체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는 모델 입니다.
일본차라는 딱지만 없으면 국내서 그랜저, 쏘나타를 위협하고도 남을 차량 입니다.
이번에 새롭게 풀체인지되어 돌아온 캠리는 미국 시장에서 3월 누적 판매량 90,607대로 승용차 전체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참고로 현대차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모델인 아반떼는 47,064대가 판매 되면서 승용차 전체 순위 7위를 차지 했습니다.)
그동안 국내서 저평가된 캠리는 이번 신형 모델로 국내 시장에서도 미국 1위 차량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줄 기세 입니다.
▲ 캠리
현재 국내 수입차 하이브리드 판매량에서 렉서스 ES(822대)에 이어서 2위(812대)를 달리고 있는데 조만간 1위 자리도 탈환할 기세 입니다.
특히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부분에 있어서 초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하이브리드 판매량 TOP10에 무려 8개의 모델(렉서스 포함)이 올라 있을 정도 입니다.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은 빠르게 쇠퇴하고 있고 하이브리드, 가솔린 점유율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데 그 수혜를 일본차들이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3월 수입차 연료별 점유율
디젤 41.2% (-9.6)
가솔린 49.6% (+57.7)
하이브리드 9.2% (39.1)
캠리가 본격적으로 상승 무드를 타면서 이젠 현대차도 본격적으로 긴장을 해야 합니다.
한국지엠이 지금 늪에 빠져 있고 쌍용차, 르노삼성이 제대로 견제를 해주지 못하면서 현대기아차 국내 점유율은 80%가 넘어선 상황인데 수입차들의 급상승을 보면서 마냥 웃을 수 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 신형 2019 RAV4
특히 현대차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일본차의 부상은 상당히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토요타는 캠리로 현대차 그랜저, 쏘나타 유저들을 흡수하고 있고 RAV4로 투싼, 싼타페, 프리우스로 아이오닉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아직 물량 면에서는 비교가 안되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이런 상승세가 계속 된다면 현대차도 마음을 놓을 수 없습니다.
10세대 신형 어코드 5월 국내 출격
그리고 토요타 캠리에 이어서 또 하나의 빅 플레이어가 등장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혼다 풀페인지 신형 어코드가 5월 국내에 출시가 됩니다.
이 녀석 역시 미국 승용차 시장에서 캠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차량이라서 국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국내서 어코드는 꾸준하게 사랑을 받고 있는데 5월에 등장하는 어코드는 10세대 신형 모델 입니다.
현재 혼다코리아 홈페이지에서 4월 10일 부터 5월 9일까지 진행되는 사전계약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2년 9세대 출시 후 6년 만에 등장하는 신차로 최신 파워트레인을 적용해서 지금까지의 어코드 중에서 가장 강력한 모습을 하고 있기에 국내 시장에서도 큰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 캠리가 맹활약하는 것을 보면 어코드 역시 예사롭지 않은 판매량 행진을 만들어갈 것 같습니다.
신형 어코드는 '2018년 북미 올해의 차량' 에 선정되는 등 이미 미국 시장에서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실내외 모두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하고 있고 실내 공간도 이전보다 넓어졌습니다.
그리고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29%로 높인 차세대 '에이스 바디(ACE: Advanced Compatibility Engineering Body)'를 적용해 내구성을 강화 시킨 것이 특징 입니다.
또한 혼다센싱을 비롯한 각종 첨단 장비들이 추가돼 상품성이 강화 되었습니다.
▲ 10세대 어코드
파워트레인 라인업은 1.5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무단 자동변속기),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10단 자동변속기), 2.0리터 가솔린 하이브리드 등 3가지로 한국엔 모든 라인업이 들어옵니다.
캠리는 지금 없어서 못 팔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어코드의 등장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일본 중형차 2인방의 거센 바람이 불어닥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미국 중형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캠리, 어코드가 국내서도 본격적으로 발톱을 드러내면서 걱정이 늘어난 곳은 현대차 입니다.
사실 국내 시장은 현대차의 홈그라운드라 쏘나타, 그랜저로 중대형 시장을 손 쉽게 장악하고 있었는데 미국에서 잘 나가는 형들이 열심히 활동할 조짐을 보이면서 앞으로 판도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3월 판매량
그랜저 10,598대
쏘나타 5,685대
캠리 1,187대
그랜저는 10배, 쏘나타는 5배에 가까운 판매량 격차를 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격차가 빠르게 좁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 그랜저, 쏘나타
미국에서는 쏘나타의 라이벌이지만 국내서는 쏘나타보다는 그랜저의 라이벌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사실 국내에서 그랜저를 위협하는 경쟁력 있는 국산차가 없는 상황이라 캠리, 어코드 그리고 알티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국내서 일본차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질수록 현대차도 홈그라운드에서 누리는 호사를 더 이상 누리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라이벌로 국내 완성차만 생각하고 있었다면 이젠 개발 단계부터 일본차들을 생각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잃어버린 소비자들의 신뢰를 찾는 것이 급선무 입니다. 현대차에 대한 신뢰가 내려갈수록 수입차의 판매량은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라도 판매량 늘리는데만 혈안이 되는 것이 아니라 노사가 힘을 합쳐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때 입니다.
by 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