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2" 욕심이 너무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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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반전을 저에게 안겨준 적벽대전1을 작년에 보고나서 오랜시간이 흘러서 그 반전의 마침표를 찍어줄 "적벽대전2 : 최후의 결전"을 보게 되었습니다. 워낙 적벽대전1에서 영화의 종료와 함께 엄청난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한동안 그 허탈함에 치를 떨었던 경험이 있는데 너무나 오랜시간이 지난후에 2편을 보았을때 1편을 다시한번 보고 봐야 하지 않나 잠깐 고민을 했는데 2편을 보고나니 전혀 그럴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혹시 1편을 안봐서 2편을 보는것을 머뭇거리는 분들이 계시다면 1편을 안봐도 이해하고 감상하는데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냥 등장인물이 누군가만 알면 될 것 같네요. 정말 삼국지는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소설이어서 어렸을때부터 책으로 만화책으로 보고 그리고 티비에서 에니메이션으로 관우와 장비가 죽는장면에서 엉엉울며 보았던 초등학교때의 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정말 다양한 버전의 삼국지를 읽었고 오락실에서 나왔던 다양한 버전의 오락도 해보았고 예전에 정말 날밤 새면서 삼국지 컴퓨터게임을 하곤 했습니다. 정말 이 시절에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을 다 알고 있었고 내용을 줄줄 꽤고 있었는데 그 후로 오랫동안 삼국지를 다시 접하지 않았더니 기억이 희미해져버리더군요. 그래서 적벽대전을 볼때도 삼국지에 대한 기억들이 워낙 희미해져서 걱정을 했는데 영화를 보다 보니까 어렴풋이 기억들이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내심 기대했던 예전에 느꼈던 삼국지의 감동을 영화를 통해서 다시 느껴보고 싶었지만 결과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오우삼의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적벽대전 시리즈는 저에게 가슴깊이 박혀있는 삼국지의 감동을 깨우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엄청난 반전을 내게 안겨주었던 적벽대전 1

[적벽대전1 거대한 전쟁의 시작]에서 그 느낌이 살아날까 말까 하다가 막판에 주었던 거대한 반전때문에 이런 감정이 완전히 사라려버려서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서 그런지 2편을 보기위해 표를 예매하고 극장에 앉아서 시작을 알리는 인트로 장면을 보면서 나름대로 기대감을 가졌습니다. 그 광대한 스케일의 영화인 적벽대전을 영화는 어떻게 소화를 했을까 하는 기대감과 내가 가진 삼국지의 영웅들의 모습을 본다는 희열감.. 그리고 오우삼 감독에 대한 믿음감, 사실 내가 내 인생의 영화 최고로 뽑는 영화중에 하나가 오우삼 감독이 만든 [첩혈쌍웅] 이기때문입니다. 그래서 감독에 대한 믿음감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영화가 시작하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시계를 보니 대충 2시간이 넘는 런닝타임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나의 마음에 채워진 것은 허무감과 실망감뿐이었습니다. 제가 삼국지에 대한 골수팬이라서 그런지 원작을 너무 마음대로 해석해 버린 감독에 대한 실망감이 컸습니다. 만약 삼국지를 잘 알지 못하고 보는 관객이라면 그냥 킬링타임용으로 보기에는 괜찮을 것 같지만 저같이 엄청난 기대감으로 본 관객들은 아마도 저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요?

적벽대전2에 실망을 한 이유는 뭘까?

1. 사라져 버린 영웅들

사실 이 영화는 삼국지라고 보기보다는 그냥 삼국지 외전 주유편이라고 보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주유가 너무나 크게 부각이 되다 보니 진정한 영웅인 유비 관우 장비 조운 제갈량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주유가 삼국지에서 뛰어난 지략과 용맹을 보인것은 알고 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봅니다. 주유는 어디까지나 조연이었지 주연을 넘보기는 힘든 존재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2편에서 정말 초라하게 짚신이나 만들고 있는 유비나 그냥 엑스트라라고 봐도 무방한 존재감을 보여준 장비 관우 조운들의 모습을 보니 정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들뿐입니다. 제갈공명이 그나마 조금 부각되지만 삼국지에서 차지하는 제갈공명이 차지하는 엄청난 비중감에 비하면 너무 초라한 캐릭터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해석하기 나름인것 같습니다. 삼국지에서 주유의 활약은 쾌 컸기 때문이죠. 자칭 제갈공명의 라이벌이라고 생각했겠지만 하지만 주유가 제갈량을 상대하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었습니다. 라이벌이라는 생각은 주유만 가졌던 생각이 아닌가 합니다.)

2. 영화와 어울리지 않는 로맨스


영화에 뜬금없이 등장하는 로맨스의 주인공 주유의 부인 소교

아무리 양조위가 주인공이라고 해도 이렇게 진정한 영웅들을 홀대한다면 영화 어디에서 감동을 찾아야 할지를 모르겠네요. 그리고 정말 제일 실망했던 부분은 어디서 뛰쳐나온 주유의 부인에 관한 스토리입니다. 1편부터 뜬금없이 로맨스로 흐르는 것 같아 적잖이 거부감이 들었는데 2편을 보니까 이건 그냥 영웅호걸들이 등장하는 삼국지가 아니라 로맨스로 치우쳐 버리더군요. 여성관객을 노리고 만든 시나리오인지 모르겠는데 나름대로 로맨스 영화를 사랑하고 이런 스토리를 좋아하는 저도 전혀 삼국지에 등장하는 뜬금없는 주유와 조조 그리고 주유의 부인인 소교와의 삼각 로맨스에는 전혀 아무런 감흥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정말 소교가 조조한테 찾아가서 이 전쟁이 자기때문에 시작된게 맞냐고 질문하는 장면에서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고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나타났다고 사라지는 전쟁의 기억들이 단지 조조가 주유의 부인인 소교를 얻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라는 소리는 그 동안 수 많은 버전의 삼국지를 읽었지만 들어본적도 없는 황당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그냥 대충 흘러가는 이야기처럼 보여주었으면 참을만 했는데 이 로맨스가 후반부에서는 메인을 장식하더군요. 별로 이쁘지도 않은 소교가 혼자 이쁜척 착한척 하는 모습을 보는것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로맨스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할해하다 보니 나머지 영웅들은 그냥 놀고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영화에서 적벽대전의 승패를 갈리는 엄청난 일을 한 사람은 제갈공명도 아니고 주유도 아니고 소교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소교: 난 그냥 차만 탔을 뿐이고~ ㅋ

3. 떨어지는 긴장감과 감동


제갈공명의 천재성을 볼 수 있었던 10만개의 활 공짜로 얻는 장면입니다.

너무나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감독의 의도때문인지 영화는 정말 제가 느끼기에는 따로 노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삼국지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지략이 있고 감동이있는데 지략의 최고봉인 제갈량도 그의 매력을 십분 발휘할 수 없었습니다. 뭔가 스펙타클하고 통괘한 모습들을 보고 싶었는데 제가 영화를 보면서 그나마 이런 느낌을 받았던 부분은 제갈량이 10만개의 활을 얻는 장면이었습니다. 저야 이 이야기를 알고 있었지만 이 스토리를 모르는 관객들은 이 부분에서 정말 제갈량의 지략에 감탄을 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바람의 방향을 바꾸게 하는 장면도 영화에서는  너무 과학적으로 만드는 바람에 제갈량의 지략이 빛을 발할 수 없었습니다.삼국지의 최고의 영웅이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제갈공명도 영화에서는 그냥 그런 캐릭터로 나오게 됩니다. 오히려 소교보다 더 못한 비중으로 나오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엄청난 돈과 시간을 할애해서 만든 전쟁장면, 하지만 긴장감과 감동보다는 지루함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그럼 스토리는 그렇다 치고 삼국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쟁장면은 나름 기대했는데 제가 영화를 보는날 정신줄을 놓고 영화를 본건지 그냥 집에서 보는 천추태후의 전쟁장면보다 더 마음에 다가오는 무언가가 없었습니다. 그냥 마구잡이로 싸우는 것 같고 손에 땀을 쥐는 스릴감도 감동적인 장면도 불행하게도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냥 막 싸움이라고 할까요? 영웅호걸들이 비중을 잃은 마당에 뭔가를 기대하는게 무리였는지 아니면 제가 전쟁장면에 쉽게 감동을 받지 못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장르중에 하나가 전쟁영화고 영화 글라디에이터를 보년서 잠깐 등장했던 전쟁장면에서도 감동을 느끼고 그 부분만 따로 보고 그런는편인데 아무래도 동양의 전쟁장면이라서 그런걸까요? 모르겠습니다. 왜 저에게는 적벽대전2의 하이라이트인 적벽대전의 전쟁장면이 너무 지루하게 다가왔습니다. 너무나 많은 로맨스가 뒤섞여서 그런걸까요? 이런 부분이 영화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게 만들지 않았난 생각합니다.

삼국지와는 다른 내용들에 대한 실망감

적벽대전2는 저에게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많은 실망감을 주었습니다. 삼국지를 좋아하던 팬으로서 원작을 너무나 바꿔버린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아쉬움으로 다가오네요. 삼국지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영화를 보는데 방해가 된게 아닌가 합니다. 최근 인터넷기사를  보니까 적벽대전 2편이 200만을 기록하면서 중국영화 최고의 흥행성적을 올리고 있다고 하는걸 보면 저 같은 느낌을 가진 관객들은 아무래도 많지가 않나 봅니다. ^^;  원작 삼국지에 대한 기대감과 적절한 시기에 개봉을 한 것과 가족이 같이 볼 수 있는 영화라는 부분이 어느정도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하지만 직접 영화를 보고 평가하자

이 영화를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제가 작성한 글만 보고 영화를 평가하시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처럼 개인적인 취향이 다른것도 없기 때문이죠. 영화는 직접 보고 나서 평가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같습니다. 엄청난 돈을 들인 영화답계 극장에서 돈을내고 보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많은 실망감을 안겨준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조조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 밖의 캐릭터는 웬지 전부다 동화되지 않고 따로 노는 느낌이랄까요?

위에 제가 열거한 이야기는 제가 영화를 보면서 그리고 보고 난 후의 솔직한 느낌들입니다. 이날의 저의 기분들도 어느정도 영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나중에 집에서 다시 볼때 오히려 감동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의 기대치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최근에 보았던 한국영화 [작전]이 적벽대전2 : 최후의 결전보다는 더 좋았다고 말하고 싶네요.^^

( 영화와 관련이 없는 이야기인데 밑에 티켓링크의 광고를 보니까 갑자기 생각이 나는게 있네요. 적벽대전을 예매하는데 티켓링크에서 했는데 이상하게 좌석이 자기 멋대로 정해 버리더군요. 그러니까 저는 좌석이 어떤건지를 모르는 겁니다. 그래서 잘못한지 알고 취소하고 다시 했는데 역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뭐 이런 예매시스템이 있나 하고 어이없어 하고 극장에서 자리를 잡을려고 했더니 좌석이 이미 배정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직원이 좌석이 좋은데로 예매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빨리 예매를 해서 그런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밑에 광고 문구보니 "언제나 좋은 자리!" 를 보니까 이제서야 이해가 되는군요. 진짜인지 모르겠는데 티켓링크에서 예매하면 자리를 좋은 곳으로 예매를 해주나 봅니다. 여행사들이 항공권 블록으로 미리 구입하는 것처럼 그런 방식을 취하나 봅니다. 아무튼 신기했는데 그런 이유가 있나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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