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연... 그 숨막히는 감동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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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연...
오랜시간 극장을 찾지 않았던 내가
어느날 문득 영화를 보고 싶었다.
보고싶었던 영화가 있지 않아서
그 동안 극장이라는 곳은 나에게 낮선 곳이었다.
 
하지만
어느날 늦겼던 외로움 과 무기력감 속에서 오랫동안 잃고 지냈던 영화를 통한 감동을 느끼고 싶었다.
 
청연...
그때 떠오른 단어가 이 것이다.
한 여류 비행사의 고뇌와 도전...그리고 사랑
내가 그 동안 기억하지 못했던 것들을 조금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란 작은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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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곧 그녀의 친일파 행적에 대한 네티즌의 비난에 대해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고 청연에 대한 나의 기대감도 조금식 사라져 갔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식 지나고 난 생각했다.
"그녀가 잘못된 게 무엇인다. 친일파가 무엇이고 애국자가 무엇인가? 그 시대에 태어난 우리 모든 한국인에게 무슨 잘못이 있단 말인가...선조들을 잘못 두어서 당할 수 밖에 없는 아픔이 아니란 말인가?
누구를 욕하고 말고 할 수 있는가...단지 자기의 꿈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하늘을 날다가 그 곳에서 생을 마감한 그녀에게 누가 돌을 던지겠는가? 그녀의 고통을 알지 못하면서 우리는 단지 그녀의 한 단상만을 두고 단지 그 시대를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지금의 안락한 의자에 앉아서 키보드로 역동적으로 살아간 그녀를 욕하는 것은 너무 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들....."
 
난 청연이 흥행의 비상에 실패하고 있다는 인터넷 기사를 보고 오히려 마음을 잡고 청연을 보았다.
 
역시 청연은 나의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디지털로 촬영된 깨끗한 화면과 감동적인 음악, 연기자들의 혼신을 다한 모습 .. 감독과 스태프 들이 겪었을 어려움과 희망을 영화를 통해 보았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구름을 뚫고 박경원이 비행을 하는 장면은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느끼는 최고의 감동이었다. 영화를 통해서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있을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구름이 통과하는 동시에 모든 사운드가 사라지고 렌즈 플레이어에 반짝이는 비행기, 그 몇초간의 순간동안 난 숨을 쉴수가 없었다. 심장이 멈추는 기분이라고 할까 .. 만약 주위에 사람이 없었다면 난 두손으로 입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을지 모른다. 정말 내가 그 곳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지상에 서 있는 그 시대의 구경꾼처럼 느껴졌다.
 
감히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감동적인 장면이 아닐까  말하고 싶다. 만약 디지털로 상영된 극장에서 보지 않았다면 아마 영원히 느끼지 못할 감동이 었을 것이다.
 
그렇게 청연은 끝났다.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은 기대 이상의 감동을 주었던 영화다.
비록 흥행은 실패할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살다간 감동적이고 고난에 찬 모습은 지금의 나의 모습을 다시 돌아보게 했다.
 
영화를 보면서 남는 대사가 있다. 박경원의 애인인 한지혁(?)이 남긴 편지구절이다.
 
" 난 인생을 쉽게 산 나이스 가이 였기 때문에 내가 죽어도 아무도 날 기억해 주지 않겠지만... 그래서
인생의 1분 1초라도 최선을 다해서 산 너에게 마음을 끌렸는지 모른다...세상 사람들은 다 너를 기억할거야. 사랑해 경원아...."
 
물론 100퍼센트 확실한 대사는 아니지만 내가 기억하는 있는 대사의 조합이라고 하면 맞지 않을까  
 
만약 지금 감동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뭔가 에너지를 엊고자 한다면
이 영화를 추천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청연을 보면서 마음속에서 계속 떠오르던 시가 있었는데 한번 소개해 보고 싶다.
박경원씨가 이 시를 알고 있었다면 영화중에 이 시를 읇조리는 모습이 아마 나오지 않았을까...

나는 구름속에서 운명을 맞으리
주여 !
싸울만한 미움과 사랑도
싸울 의무도 없다.
                   
정치가도 응원단도 없는
구름속의 세상은
나만이 아는 기쁨
세상만사 평등할 진대
                  
과거가 바람처럼 지났으니
미래도 바람처럼 지날 것이고
삶이 있었으니
죽음이 있으리.
 
(죽음을 예견하는 아일랜드 공군병사)
William Bulter Yeats, 1865~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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