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소녀를 만나다.
- Monolog
- 2008. 4. 8. 22:50
커피솝을 찾는것도 힘이 들었습니다. 삼청동은 이쁜 카페들로 유명한 곳인데 어디를 가야할지 모르겠더군요. 이러다가 삼청동에 와서 커피 빈 가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 결국 우리가 간 곳은 삼청동 골목 어딘가에 위치한 '연두' 라는 곳이었습니다. 같이 갔던 동생이 보더니 이 곳이 유명하다는 소리를 해서 그곳으로 가게 되었지요. 정말 개인적으로는 오래간만에 가보는 프랜차이즈 커피솝이 아닌 진짜 커피를 볶아서 파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들어설때부터 전해오는 커피의 그윽한 향기 ..음악 그리고 만화에서나 보일 것 같은 조그마한 창문이 옆에 있는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앉는 순간 편안함이 느껴졌습니다. 테이블도 정말 마음에 들고 옆에 있는 창문을 통해서 전해져 오는 비를 부르는 바람의 향기와 얼굴을 스쳐 지나가는 손길.. 편치 않았던 마음들이 사라지기 시작하더군요. 클래식한 오디오와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내가 알지 못하지만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음악들.
순간 그 분위기가 2차세계대전이 시작되기 전의 어느 평화로운 유럽에 와 있는 착각이 들었습니다. 순간 배경이 변하면서 의상도 변하고 창문 밖으로는 유럽의 이쁜 거리가 펼쳐져 있고 그 곳에 앉아서 편하게 이야기하면 커피를 마시는 모습.. 그 곳의 독특한 분의기와 음악이 저에게 이런 상상을 하게 만든것 같습니다. 심지어 종업원들의 모습들까지도 만화책 속에서 바로 나온 캐릭터 같더군요.
소년,
소녀를 만나다...
좋아하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 그것만큼 좋은 것도 없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랑이 시작될것만 같은 연인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도 내가 직접 하는 것 보다는 설레이는 마음이 들진 않겠지만 그 나름대로의 순수한 설레임으로 돌아 가는 것 같습니다. 유리의 성 음악시디와 영화를 전해준 소녀와 내가 최근에 가장 아끼는 소년.. 이들의 순수함을 가만히 옆에서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행복한 미소가 느껴집니다. 사랑에 대해서 감히 이야기 할 수 없지만 그들을 보고만 있으면 마음이 행복하고 또 아퍼옵니다. 그들이 같은 곳을 쳐다보고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들과 그렇지 못할 때의 모습...
말은 하지 않고 미소로 답을 하던 소년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Boy meets girl (소년 소녀를 만나다) 영화제목이 순간 생각이 나네요.^^ 이들의 서로에 대한 마음을 알 수 없기에 오늘 제가 마음이 편치 않았나 봅니다. '연두' 에서 열린 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눈을 살며시 감고 마음으로 미소로 느끼던 소녀와 그런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는 소년... 그 공간이 이들에겐 너무나 행복해 보였습니다.
겨울과 눈을 사랑하는 소녀와 여름과 푸른 바다를 사랑하는 소년...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 순간 이 사랑이 소년과 소녀의 가슴 시리도록 아파했던 처음은 아니지만 행복한 마지막 사랑이 되기를 마음속으로 하나님께 기도를 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제 블로그는 주위에서 아무도 모릅니다. 이 글이 추가 되면서 더욱더 블로그의 비밀을 유지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그들이 이 글을 보면 오해할지 모르니까요. 소년과 소녀로 표현한 것은 그들이 나이가 어려서가 아니라 마음이 순수하고 아름다워서 이기 때문이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