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의 반란, 세단 SUV(싼타페)를 넘다!
- 자동차/이야기
- 2018. 12. 4. 18:22
자동차 시장의 트랜드를 살펴보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종은 세단이 아닌 SUV 입니다. 해외를 다녀봐도 확실히 SUV 차량의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올해 방문했던 미국도 그랬고 동남아시아 국가인 필리핀 같은 경우 세단의 인기는 점점 떨어지고 그 자리를 SUV 차량이 빠르게 파고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세단의 시대는 죽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 입니다.
이런 상황은 국내도 마찬가지인데요.
요즘 나오는 신차들 역시 SUV 위주로 나오는 경우가 많고 주위를 둘러봐도 세단 보다는 SUV 모델을 선호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싼타페
그랜저(세단)에 덜미 잡힌 싼타페(SUV)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매량을 보면 올해 출시된 싼타페가 1위로 치고 올라오면서 SUV 대세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될 것만 같았던 싼타페의 1위 독주는 11월 세단 그랜저에게 덜미를 잡히며 제동이 걸렸습니다. 싼타페의 폭발적인 인기에 올해 말까지는 1위 순위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현대차 세단의 큰형인 그랜저가 막판 뒷심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같은 자식들의 싸움이라 누가 1위를 해도 상관 없겠지만 그래도 신차인 싼타페가 1위 자리를 계속 차지하길 원하는 마음이 있었을 겁니다.
▲ 그랜저
그랜저는 국내서만 팔리는 국내용 차량이지만 싼타페는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차량이기에 그 역할이 훨씬 막중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나온 4세대 싼타페는 사실 마음에 들진 않습니다. 특히 디자인적인 면에서 그런데 저는 오히려 3세대 디자인이 4세대보다 더 마음에 들더군요.
그래서 장기 흥행에 대한 전망이 낮은 편인데 그럼에도 산타페는 국내서 아직 까지는 좋을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차가 원했던 만큼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SUV 차량이 대세인 지금 상황에서 오히려 그랜저에게 다시 1위를 빼앗긴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그랜저와 싼타페는 지금 치열한 대결을 펼치고 있는데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현재 누가 1위를 차지할지는 12월 판매량을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1월 자동차 판매량 (전월대비)
1위 그랜저 10191대 (+12.8%)
2위 싼타페 9001대 (-8.0%)
그랜저는 10월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른 반면에 싼타페는 떨어졌습니다.
한국지엠에서 이쿼녹스를 출시하기는 했지만 판매량이 미미한 상태라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없기에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진 싼타페의 행보는 약간 의아할 수 있습니다.
▲ 팰리세이드
그 이유를 하나 찾아 보자고 한다면 얼마전 LA오토쇼에서 공개된 초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싼타페 구매대기자들 중 상당수가 팰리세이드 때문에 구매를 잠시 보류했다고 볼 수 있는데 앞으로 팰리세이드의 등장으로 싼타페의 판매량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준대형차 시장에서 위협적인 경쟁자가 없는 그랜저는 출시한지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다시 1만대를 돌파하며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아 K7도 나름 선전하며 열심히 뛰어오고 있지만 두 차량의 판매량 격차는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K7외에는 그랜저를 위협할 만한 추격자들이 없기에 그랜저는 국내서 순풍에 돗 달듯이 잘 나가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낮은 경쟁력으로 단종이 된 것과는 사못 다른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랜저가 이렇게 대세 차종으로 떠오른 SUV를 꺾을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소는 하이브리드(HEV) 모델의 선전 덕분입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는 싼타페와 달리 그랜저는 차종이 다양한 편인데 그 중에 HEV 판매량이 국내 최고를 달리고 있습니다.(수입차 제외)
그랜저 HEV 판매량을 보면 11월에 2577대를 기록했습니다.
국산 친환경 차량중에서 그랜저보다 많이 판매된 차량은 코나EV(2906대) 뿐이 없는데 그 만큼 친환경 시장에서 그랜저의 활약이 대단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은 그랜저가 선도해 나가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그랜저 택시의 판매량도 만만치 않기에 당분간 그랜저의 맹활약은 계속될 것 같네요.
이렇게 라인업이 다양한 그랜저가 가지는 강점을 아직 싼타페가 극복해 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싼타페는 택시 모델도 없고 하이브리드 모델도 없기 때문입니다.
싼타페가 2018년 자동차 시장의 1위로 마무리를 지으며 SUV 대세론에 힘을 실어 주지 않을까 했는데 11월 그랜저에게 허를 찔리면서 안개속 형국으로 바뀌었습니다.
11월 누적 판매량이 싼타페 98,559대, 그랜저 102,682대인데 과연 이 결과가 12월에 뒤집어질 수 있을까요?
싼타페가 큰 차이로 1위를 다시 찾는다면 가능하긴 한데 그러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현대차 SUV 큰형 펠리세이드가 생각보다 거센 돌풍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을 흔들어 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전예약 하루만에
3500대가 판매가 되었다고 하는데 당분간 펠리세이드 태풍의 영향권에 있는 싼타페가 어느정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SUV가 시장의 대세라고 하지만 아직 세단의 영향력을 무시하면 안된다는 것을 그랜저가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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